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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그는 종이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보고싶으면 차라리 사실대로 얘기해주지 그래.”

그러면 이렇게 숨길 필요없이 별이와 영상통화를 마음껏 할수 있을텐데.

“안돼요.”

심유진은 칼같이 거절했다.

별이는 또래 아이들보다 일찍 철이 들었다.

다른 아이들은 차사고나 다리가 끊어졌다는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별이는 똑똑히 알고 있다.

“저때문에 걱정하는게 싫어요.”

그들은 바다를 두고 멀리 있었다. 그녀는 절때 하은설더러 별이를 데려오라고 할수 없다. 그래서 별이는 조급하기만 할뿐이다. 매일 그녀때문에 생각이 많아질수도 있다.

그녀는 그렇게 되는것이 싫었다.

그녀의 유일한 소망은 별이가 아무 생각없이 행복하고 유쾌하게 매일을 보내는것이다.

허태준은 그녀의 외로움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하마트면 그녀를 미국의 병원으로 보내겠다고 말할뻔 했다.

그는 전용기가 있어 침대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를 이동하는것쯤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가 그렇게 간다면 아예 돌아오지 않을것이라는것을 알기에 그는 그렇게 할수 없었다.

그는 그녀를 못보낸다. 6년전처럼 매일 그녀의 사진만 바라보면서 세월을 보낼수는 없다.

그는 그녀가 옆에 있어야 했다. 살아있는 그대로, 온도가 있는 그대로.

그래서 그는 한시라도 급히 그들사이에 있는 장애를 없애야 했고 그녀의 근심을 털어버려야 했다.

심씨가족은...그 첫번째가 될것이다.

“부탁 하나 해도 되나요?”

심유진의 갑작스런 말소리는 허태준더러 정신이 번쩍 들게 했다.

“얘기해.”

“저녁에 별로 일이 없으면 병원에 와줄수 있나요? 별이와 통화할때...옆에서 듣고싶어요.”

심유진은 애절한 눈빛으로 허태준을 바라보았다. 허태준은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말했다.

“그래.”

그는 지금의 심정을 말로 형용할수 없었다—제일 큰 감정은 기쁨이었고 걱정도 조금 있었다.

앞으로 각종 핑계거리로 그녀를 찾아오지 않아도 되지만 매일 이리로 온다면 육윤엽이 그를 더 못마땅하게 생각할가봐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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