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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심유진은 이 목소리가 얼마만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매일 생각해서 환각이 생길 지경이었다.

가끔 별이가 그녀의 귀에 대고 “엄마”하고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는것만 같았다. 밝은 목소리, 기쁜 목소리, 우울한 목소리, 슬픈 목소리...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다 허상이라는것을.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일하고 있어요?”

별이는 의혹에 가득 찬 말투로 시험삼아 물었다.

심유진은 허태준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뚫어지게 보았다. 너무 노려보았는지 눈앞이 모호해졌다.

“그럼.”

허태준은 곁눈질로 심유진을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별이와 얘기하는 그 여느때처럼 부드러웠다.

“아...”

별이는 긴장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그럼...나중에 또 걸게요~”

별이는 매일 이시간에 허태준과 영상통화를 했다. 그래서 자연히 허태준이 지금도 한가할거라고 생각했다.

“아니야.”

허태준은 별이를 제지시켰다. 그리고 화제를 이끌었다.

“오늘 유치원에서 재미있는 일이 없었어?”

“오늘 주디선생님이 칭찬해 주셨어요!”

별이는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봐도 우쭐대는 모습이었다.

허태준의 눈빛은 부드러워졌다. 그는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물었다.

“왜?”

“날개를 다친 작은 새를 주었어요! 날지도 못해서 너무 불쌍했어요! 그래서 의무실에 데려가서 의사선생님더러 상처를 처리하게 하고 나무로 집도 만들어 줬어요! 주디선생님이 제가 착하다고 했고 제가 나무집도 예쁘게 만들었다고 했어요!”

별이는 헤실거리면서 웃었다.

“사진도 찍었는데 보여줄게요!”

별이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허태준의 핸드폰은 진동하였다. 사진이 전송되었나보다.

심유진의 마음은 간질거렸다. 그녀는 열심히 목을 늘려보려 했지만 너무 멀어 모호한 색깔밖에 볼수 없었다.

“아빠, 보여요?”

별이는 물었다.

허태준의 입꼬리는 더욱 올라갔다.

“봤어.”

그는 별이가 보내준 사진을 한참 바라보았다.

“예뻐요?”

별이는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허태준은 웃으면서 낮고 부드럽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별이가 만든건데 예쁘지 그럼.”

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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