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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화

하지만 어머니가 검증할 때는 조작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정소월이 날 속였어.”

어머니의 얼굴이 붉어졌다.

“용서 못해.”

“됐어.”

아버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그가 허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허아리가 네 딸이 아니어도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야. 그동안 같이 지내면서 정도 쌓였는데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 게다가 납치된 것도 다 너 때문이잖아.”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허태준이 말했다. 아버지는 허태준이 하는 일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우리는 걱정하지 않으마.”

아직도 분노에 차있는 아내를 보며 아버지가 안경을 벗고 태양혈을 주물렀다.

“나 피곤해.”

아버지는 어머니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이만 쉴게. 시간도 늦었는데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렴.”

하지만 허태준은 남지 않았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았기 때문에 집에 있으면 불편했다. 최준 쪽에서 연락이 왔다. 원재는 오후에 돈을 받지 못하자 정남일을 만나고 다시 지방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모르겠지만 안색이 좋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들은 원재가 사라진 틈을 타 집안에 잠입해 들어갔다. 원재는 허아리에게 무슨 약을 먹여 잠들게 한 것 같았다. 다행히 심장이나 맥박은 모두 정상이었고 생명에 위협은 없었다. 경찰은 방안에 cctv를 몇 개 설치해서 허아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제때에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허태준이 원재를 차단한 것도 이러한 보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재가 밤에 술을 마시고 들어와서 취했는지 아이를 때리고 있습니다.”

최준이 현재 상황을 보고했다.

“그래도 진입하지 말까요?”

허태준은 최준이 많이 참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경찰로서 약자가 당하고 있는걸 보기 힘든 게 당연했다. 보지 않아도 원재가 얼마나 독하게 아이를 때리고 있을지가 눈앞에 그려졌다.

“들어가지 마세요. 원재는 허아리를 어떻게 하지 못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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