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39화

일부러 그와 거리를 벌리려는것이 아니다. 그녀는 공과 사를 구분해야 했다. 그녀는 지금 일을 하는 중이고 허태준은 호텔에 온 손님이었다.

“어서 들어가세요. 여선생님도 오래 기다리셨어요.”

허태준은 그녀의 앞을 가로막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당신은?”

그는 턱을 치켜들고 그녀를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그의 눈빛은 평온스러웠고 아무런 감정 기복도 없었다.

“저는 돌아가서 업무를 봐야 해요.”

심유진은 그의 팔을 스치면서 떠나려고 했다.

허태준은 손을 뒤로 한 채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

그녀의 팔은 가늘어 뼈밖에 남지 않은 듯 했다. 그가 저번에 봤을 때보다 더 마른 것 같았다.

그는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잘 돌보지 못한 것 같아 화가 났다. 그래서 손에는 저도 몰래 힘이 들어갔다.

심유진은 아파서 숨을 들이켰다.

“먼저 밥을 먹어.”

허태준의 차가운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그는 거절할 수 없는 말투로 말했다. 심유진은 겁이 날 지경이었다.

그는 거의 강제적으로 그녀를 방안으로 끌고 들어왔다.

여형민은 전혀 의아하지 않아 했다. 그저 웃으면서 그들을 쳐다보았다.

배달을 온 웨이터는 몇분후에 도착했다.

세사람은 식탁에 둘러앉아 아무 말도 없이 묵묵히 밥을 먹었다.

허태준은 부단히 심유진의 접시에 음식을 집어 올렸다. 산을 이룰 지경이었다.

아마 장기간동안 규칙적인 식사를 하지 않은 탓인지 심유진의 식사량은 현저히 줄었다. 그녀는 하루에 한끼로 버틴 적이 수도 없이 많았다.

그녀는 몇술 뜨고는 젓가락을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다 먹었어요.”

허태준의 얼굴색은 어두워졌다.

그가 집어준 음식을 심유진은 거의 다치지 않았다.

“더 먹어.”

그는 명령을 했다.

심유진은 그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못 먹어요.”

그녀는 자신이 먹다 남은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허태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전화가 울렸다.업무용 휴대폰이었다.

전화가 온 것은 낯선 번호였다.

허태준은 짜증을 내면서 꺼버렸다. 하지만 대방에서는 다시 전화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