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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심유진은 전도연을 따라 밖으로 나가면서 옆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팀장에게 먼저 돌아가라고 눈짓했다. 전도연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멈춰 섰다.

“여기 술 파는 곳은 없어?”

전도연의 웃음이 굉장히 억지스러웠다. 킹 호텔의 4층은 각종 술들이 다 구비되어있는 바였다. 심유진은 전도연을 데리고 그곳으로 갔다. 낮은 음악소리에 분위기가 어쩐지 조금 다운되는 것 같았다.

전도연의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기에 심유진은 가벼운 술을 두 잔 시켰다.

“너무 화내지 마세요.”

심유진이 잔을 부딪히며 말했다.

“내가 뭔 화를 내.”

전도연은 술을 꿀꺽꿀꺽 삼키고는 잔을 탁 내려놓았다. 잔안에 맥주가 사방으로 튀었고 그 육중한 소리에 직원도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싶어 달려왔다. 심유진은 탁자에 흐른 맥주를 닦아내고는 직원을 돌려보냈다. 심유진은 더 이상 전도연에게 다른 말을 건네지 못하고 가만히 맥주만 마셨다.

“사영은 그 더러운 년, 아직도 버릇 못 고쳤어. 괘씸한 것.”

전도연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심유진 눈에도 사영은은 수많은 결점이 있었지만 저런 말까지 들을줄은 몰랐다.

“왜요?”

심유진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전도연은 사영은과 연령대가 비슷했기에 그녀의 과거를 다 알고 있었다. 게다가 같은 연예계 사업에 종사하고 있으니 사영은의 뒷이야기도 알고 있을 것이다.

“사영은은 데뷔할 때부터 스폰서의 도움을 받았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고. 그때 그렇게 자신만만했던 것도 다 뒷배가 있으니까 누구도 못 건드린 거야.”

심유진은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딱히 감정의 동요가 생기지 않았다. 심유진은 자신을 완전히 사영은과 상관없는 제삼자의 입장에 놓고 냉정하고도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들었다.

“근데 그 스폰서도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던 거지. 그 집 아내가 얼마나 독했는지 그때 사영은이 임신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억지로 낙태시키고 연예계에 발도 못 붙이게 했어. 사영은이 당시에도 지금처럼 여기저기 사정하고 얼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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