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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정소월이 허태준의 손을 잡으려고 했으나 허태준이 신속히 피했다.

“미안.”

“심유진 때문이야? 심유진 때문이지!”

정소월의 표정이 싹 변했다.

“분명 그 년이 너한테 입을 나불거렸을 거야. 믿지 마! 다 거짓말이야! 못된 년이라고.”

할 말이 남은 게 아니었다면 허태준은 당장 일어나서 나가버렸을지도 모른다. 정소월과 함께 있으면 주변 공기마저 더러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른 사람들이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허태준은 화를 간신히 참으며 휴대폰을 내밀었다.

“오늘은 이것 때문에 왔어.”

“뭔데?”

허태준은 영상을 정소월에게 보여줬다. 정소월은 살짝 움찔했을 뿐 전혀 보통의 엄마들처럼 당황하지 않았다. 조금 지나서야 정소월은 큰소리로 물었다.

“우리 애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야?”

“납치당했어. 납치법은 1억을 요구하고 있고.”

“그럼 얼른 구해야지!”

정소월이 다급하게 말했다.

“1억 정도는 충분히 있잖아.”

허태준이 잠시 멈칫하다가 목소리를 깔았다.

“없어.”

“거짓말!”

정소월이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럴 리가 없잖아. CY가 얼마나 큰 회산데! 네 몸값도 어마어마하다며.”

“아니.”

허태준이 손으로 얼굴을 쓸며 한숨을 쉬었다.

“투자에 실패해서 돈을 많이 잃었어.”

“그럼 우리 애는 어떡해? 그냥 죽게 내버려 둬? 친딸이잖아!”

정소월이 가슴을 치며 통곡했다.

“너 이렇게 독한 사람이었니?”

“미안해, 너한테도 미안하고 아이한테도 미안해. 다음생에는 나 같은 사람 만나지마.”

허태준은 정소월이 대답하기도 전에 방에서 나왔다. 방문을 닫자마자 허태준은 표정이 싹 변했다.

“들어가 보세요.”

허태준이 문 앞을 지키고 있던 교도관에게 말했다. 허태준의 기사는 교도소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표님, 이제 어디로 갈까요?”

“주변에 숨어있을 만한 곳을 찾아보죠.”

허태준은 차창밖을 바라보며 휴대폰을 손에 쥐었다. 기사님은 차를 사람이 오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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