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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심유진은 사영은의 이런 과거는 처음 들었다. 사실 사영은이 한때는 잘 나가는 배우였다는 건 중학교 2학년때에야 알았었다. 그날 점심에 선생님 교무실에 시험지를 가지러 갔었다가 선생님들이 사영은 얘기를 하는 걸 우연히 들은 기억이 있다.

그때는 과학기술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었기에 컴퓨터는 사치품이나 다름없었고 휴대폰도 전화나 문자만 가능했었다. 그러니 TV와 신문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사영은이 연예계를 떠났던 이 몇 년 동안 그녀의 자취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집안사람들은 심유진을 신경 쓰지 않는 데다가 또래 친구들도 마찬가지로 사영은을 잘 몰랐었다. 나중에 나이를 먹고 인터넷이 발달했지만 심유진은 한 번도 일부러 사영은을 검색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가끔 인터넷에 성형 안 한 연예인이라던가 무보정 시대에도 살아남았었던 연예인 등등 기사가 뜰 때면 사영은은 항상 그중에 속해있었다.

심유진은 전도연에게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라 그냥 웃기만 했다. 전도연은 전세가 역전됐다는 기분에 취해서인지 점점 더 흥분해서 말했다.

“우리 조감독이 그래서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지.”

전도연은 계속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 조강민을 살짝 흘겨봤다.

“유진 씨한테만 얘기해 줄 테니까 어디 가서 말하지 마요. 글쎼 저 사람이 저렇게 시원시원하게 생겼어도 속이 엄청 좁다니까. 사영은이 자신을 욕했던걸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는데 이제야 속이 시원한가 봐.”

전도연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기에 조강민의 귀에도 들어갔다.

“당신도 참…”

조강민은 사람들 많은 자리에서 뭐라 할 수가 없어 그저 어색하게 웃어 보일 뿐이었다.

“부끄러워하지 마요. 어차피 사영은 씨 거절한 감독들이 수두룩해.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회사에 인사까지 하고 다닌다 하더라고. 사영은 씨는 쓰지 말라고.”

사영은이 이렇게까지 환영받지 못한다는 건 처음 알았기에 심유진은 조금 놀랐지만 예상 못한 건 아니었다.

사영은이 얼마나 권력을 좇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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