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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그럼 돈은 예정대로 준비해?”

여형민이 본론으로 돌아왔다.

“원재가 납치했다는 걸 알았으니까 바로 경찰 부르면 되는 거 아닌가?

허태준이 그 말을 듣고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진짜 돈 준비하라고 했어?”

여형민이 놀라서 되물었다.

“네가 허락했잖아!”

사실 여형민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는 했었다. 거금을 들여 허태서의 아이를 구한다는 건 말이 안 됐다. 허태준이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건 심유진이 옆에 있으니까 한 말이잖아.”

허태준은 심유진에게 차가운 인상을 남겨주고 싶지 않았다.

“눈치챌 줄 알았는데.”

여형민을 바라보는 허태준의 눈빛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여형민은 욕이 튀여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다시 전화해서 준비하지 말라고 해야겠다.”

통화를 마치고 여형민이 물었다.

“범인 잡으러 가라고 할까?”

“아니.”

허태준이 소파에 편안하게 기대면서 손가락으로 휴대폰 모니터를 톡톡 두드렸다.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일단 내버려 둬.”

여형민이 호기심에 허태준의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별이?”

허태준은 별이와 문자를 나누고 있었다. 여형민은 그 문자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고는 눈을 흘겼다.

“유치하다 정말.”

별이는 글을 아직 다 못 뗐기에 대부분 음성통화 아니면 간단한 글들로 대화를 나눴었다. 그리고 허태준은 지금 이모티콘이라는 새로운 방식에 눈을 뜬것 같았다. 허태준은 별이와 각종 이모티콘을 서로 보내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여형민이 질책하는 사이 허태준은 또 별이에게 귀여운 이모티콘을 하나 전송했다.

“네가 뭘 알아.”

허태준은 목소리마저 전보다 따뜻해진 것 같았다. 여형민은 그런 모습이 정말 적응이 안 됐다.

“그래, 내가 모르는 걸로 치자. 근데 이렇게 미뤄도 되는 거야? 원재가 허아리한테 손이라도 대면 어떡해.”

“내가 무서울게 뭐가 있어.”

허태준의 얼굴에 또 한줄기 서늘함이 비꼈다.

“허아리는 걔 친아빠가 걱정하겠지.”

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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