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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허태서와 심연희가 결혼하는 당일 아침부터 심유진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불길한 기운을 감출 수 없었다. 무언가 불길한 일이 생길 것 같았다.

보고서 작성 중에 집중이 되지 않아 두 개의 숫자를 잘못 기재해 버렸다. 호텔 업무를 잠시 맡아 하던 허택양은 호텔 업무를 담당하는 부대표에게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했다며 꾸지람까지 받았다.

11시에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그녀는 몰래 SNS를 확인했다. 섬에 몰래 잠입한 기자가 결혼식 현장을 멀리서 촬영해 기사에 올렸다. 하지만 형체가 흐릿해 신랑, 신부의 실루엣만 어렴풋이 보였다.

30분이 지났을 무렵, 여형민이 전화를 걸어왔다.

여형민은 일하는 시간에는 그녀에게 전화를 잘 하지 않았다.

순간 불길한 기운이 든 심유진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여형민의 다급한 음성이 들려왔다.

"태준이한테 큰일이 났어요!"

머리가 하얘진 심유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몇 분이 흘렀을까, 겨우 정신을 차린 심유진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 무슨 일이에요?"

그녀의 목소리가 심하게 잠겨 있었다.

"호텔로 지금 갈게요.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해요."

여형민은 전화를 급히 끊었다.

심유진은 온몸의 힘이 급속도로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탈진한 듯한 기분에 그녀는 의자에 몸을 기댔다.

컴퓨터 화면에 글들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귓가에 여형민이 한 말만 흐릿하게 반복되었다.

불안한 마음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다행히도 여형민은 얼마 뒤, 호텔에 금방 도착했다.

여형민이 아래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은 심유진은 황급히 짐을 정리하고 아래층으로 달려갔다.

차에 올라탄 뒤에야, 회사에 반차를 쓰지 않은 사실이 떠올랐다.

여형민의 차는 공항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결혼식에서 사고가 났어요. 태준이는 심한 부상으로 현재 현지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 중이에요."

여형민은 최대한 안정된 목소리로 차분하게 그녀에게 이 소식을 전하려 했지만, 그의 노력에도 불가하고 그의 목소리가 가볍게 떨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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