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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여형민은 깜짝 놀라 멍해졌다. 입을 벌린 채 동공은 커져갔다.

“뭐... 뭐라구요?”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가까스로 목소리를 찾을 수 있었다. 시선은 정소월의 얼굴을 따라 아래로 가 그녀의 불러오지 않은 배에 멈췄다.

정소월은 배에 원을 그리면서 어루만졌다.

”태준씨의 아이를 가졌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가벼웠지만 말투는 자랑스러웠다.

여형민은 믿지 않았다.

허태준은 절대로 그녀를 다쳤을 리가 없다.

“정소월 씨, 임신을 하셨으면 병원에 다니지 마세요. 여기는 세균이 많고 임산부는 저항력이 낮아요. 아프면 큰일이예요.”

이 시각 그의 유일한 바램은 정소월을 돌려보내 심유진과 마주칠 일이 없게 하는 것이다.

심유진은 그와 달랐다. 정소월이 임신한 것을 알면 아이가 허태준의 아이일 거라 확신할 것이다.

허태준이 깨어난다면 모든 것은 이미 늦어버린 뒤일 것이다.

하지만 엎친데 덮친 격이라 하였는가.

심유진은 문고리를 잡으면서 아무 표정 없이 정소월한테 얘기했다.

”정소월씨, 들어오세요.”

그녀는 정소월이 허태준이 사고 난지 오래 되어서야 보러 오는 것이 괘씸했지만 정소월은 필경 허태준의 마음속에 있는 사람이었다. 허태준이 깨어났다면 두말 않고 그녀를 용서했을 것이다.

더욱이 정소월은 이미 허태준의 아이를 가졌다.

심유진은 생각했다. 허태준은 정소월을 보고 싶을 것이라고.

여형민은 두 눈을 크게 떴다.

심유진이 그보다 한발 먼저 와있을 줄을 몰랐다.

그렇다는 것은... 그와 정소월의 대화를 이미 다 들었다는 말인가?

그의 가슴은 쿵쿵 뛰었다. 허태준이 깨어난 후 마주하게 될 후폭풍을 보는 것만 같았다.

심유진의 명령이 떨어지자 문 앞을 가로막고 있던 경호원들도 조용히 한편으로 비켜 길을 냈다.

허태준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심유진의 말을 이렇게 잘 듣자 정소월은 화가 났다. 그들 곁을 지나갈 때 일부러 그들을 노려보았다.

경호원은 못 본 척하고서 물끄러미 아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정소월은 허태준의 몸에 엎드렸다.

“태준씨!”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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