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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심유진은 허 씨 집에 들렸다.

그녀가 연루되었으니 허태준의 부모님한테 폐를 끼칠 수는 없었다.

허 씨 집안 둘째 삼촌과 아주머니는 거실에 앉아있었다. 얼굴 색이 안 좋았다.

그녀가 들어오자마자 둘째 아주머니는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독한 년! 내 손주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다친다면 너를 가만두지 않을 테야!”

둘째 아주머니의 손톱은 길고 뾰족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심유진의 얼굴에는 핏자국이 세 가닥 나 있었다.

허 아주머니는 한발 늦었다. 늦게 막아서다 보니 심유진이 얼굴을 감싸고 나서야 그녀를 뒤로 데려왔다.

“진정 좀 해! 유진이가 하는 얘기도 듣고!”

“듣긴 뭘 들어? 지 입으로 인정을 하겠어?”

둘째 아주머니는 심유진을 노려보았다.

”이렇게 악독한 사람은 처음 봐! 연희는 쟤 동생이야. 동생한테까지 손을 대다니!”

심유진은 당당하게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저는 연희를 밀지 않았어요. 자기 절로 넘어진 거예요. 추궁하려 들면 제가 오히려 붙잡아줬기에 굴러 떨어지지 않은 거죠. 아니면 태아가 불안정한 게 아니라 유산을 했겠죠.”

“거짓말!”

둘째 아주머니는 그녀를 가리키며 욕을 했다. 앙칼진 목소리는 심유진의 고막을 찔러대 귀가 아팠다.

“댁의 손주를 구한 게 겨우 이런 꼴이었으면 애초에 심연희의 손을 놨었어야 했어요. 적어도 욕을 먹어도 억울하지 않게요.”

심유진은 웃었다.눈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사실이 어떻든 다들 관심이 없으시겠죠. 제가 잘못했다 치죠.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겠네요.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저는 신경도 안 쓰니까요. 하지만 하나 아셔야 할건, 저랑 허태준은 이미 이혼을 한 사이이기에 앞으로 저를 찾으시려 거든 여기에 오지 마세요.”

허 씨 집안 사람들은 멍해졌다. 그녀가 당당하게 반박할 줄을 몰랐는지 아니면 그녀와 허태준이 이혼한 사실을 듣고 멍해졌는지.

심유진은 허태준의 부모님께 허리 굽혀 인사를 했다.

”죄송해요. 아버님 어머님. 폐를 끼쳐드렸네요.”

그리고는 몸을 일으켜 얼굴에 핏자국을 가리키며 둘째 아주머니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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