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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먹었는데 이 정도는 먹어줘야 하는 거 아냐?”

”그건 그래.”

하은설도 납득이 가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다음날까지 이어졌다. 심유진은 여전히 하은설이 강제로 깨워야만 일어났다. 알람이 몇 번이나 울리는데도 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하은설이 불만스러워하며 말했다.

”네가 돼지야? 어제 온종일 잤으면서 밤에 잠이 와?”

시차에 적응하지 못할까 봐 같이 밤새 얘기나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필요 없는 걱정이었다. 심유진이 하품을 하며 인정했다.

”나 진짜 돼지인가 봐.”

이 말을 하면서도 심유진은 몰려오는 졸음을 이겨내기가 힘들었다.

아침은 여전히 하은설이 준비했다. 토스트와 계란프라이, 베이컨, 그리고 우유 한잔이었다. 사실 아침 식사로 충분한 양이였는데도 심유진은 여전히 배가 부르지 않아 하은설 집에 남은 토스트까지 다 먹어 치웠다.

”너 진짜 좀 이상해.”

하은설이 걱정 어린 눈으로 바라봤다.

”오전에 볼일 다 끝나면 병원 가서 검사 한번 해보자. 아무 일도 없으면 좋은 거고 혹시 무슨 병이 있는 거면 빨리 치료할 수 있으니까.”

사실 심유진도 자신의 상태가 조금 달라진 걸 눈치챘다. 하지만 그저 환경이 달라지면서 생긴 변화일 뿐이라고 생각했기에 굳이 병원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하은설은 끝내 심유진을 병원까지 끌고 갔다.

심유진은 영어가 유창하지 않았기에 대부분 하은설이 의사와 대화를 했다. 의사가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하은설이 놀란 표정을 하더니 복잡한 심정으로 심유진을 바라봤다. 심유진은 영문은 모르지만 굉장히 초조해졌다.

“왜? 뭐라고 하시는데?”

“너 혹시 이번 달에 생리 온 적 있어?”

하은설의 뜬금없는 질문에 심유진이 잠시 생각해 보더니 대답했다.

“아직 없어.”

심유진은 일이 바쁜 데다가 야근까지 자주 했기에 생활패턴이 매우 불규칙적이었다. 그러니 생리 불순이 생기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는 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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