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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그래서 있어야 할 물건들은 다 있었다. 가구들이 조금 낡긴 했지만 심유진은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일이 바쁘니 그냥 집에 돌아와서 잠이나 잘 뿐, 딱히 쓸 일도 없을 것 같았다. 심유진은 우선 침실에 이불을 깔아 두고 가져온 옷들을 옷장에 정리해 두었다. 별이는 옷을 나르며 혼자 꽤나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정리가 끝나자 마침 배달음식도 도착했다.

심유진은 식사를 하며 하은설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화면에 하은설의 얼굴이 나타나자 별이가 신나서 하은설을 불렀다.

“이모!”

하은설은 별이의 얼굴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별아! 우리 아들! 이모가 너무 보고 싶어.”

“이모 울지 마!”

별이가 당황해서 심유진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

“울면 끊을 거야.”

심유진은 울먹거리며 심유진을 째려봤다.

“아들 데려가 놓고 이젠 대화도 못하게 하는 거야?”

“출장 가 있느라고 챙겨줄 수가 없으니 나보고 데려가라 한 사람이 누군데?”

하은설이 정말 바쁜 게 아니었더라면 심유진도 별이를 여기까지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별이는 이미 그쪽에서의 생활에 적응했고 친구도 많이 사귀었다. 헤어지는 것이 슬프긴 해도 별이까지 원래의 생활을 포기하고 여기에서 새로 시작하라고 하기는 싫었다. 하은설은 시무룩해져서 사과했다.

“별아, 이모가 미안해.”

별이가 모니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괜찮아, 이모.”

하은설은 또 울먹거렸다.

“됐어. 너 출장 갔다 돌아오면 별이 다시 데려다주고 올게.”

별이가 심유진에게 물었다.

“그럼 엄마는?”

“엄마는 여기서 일 해야지.”

심유진의 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몇 년 더 지나서 우리 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쯤 되면 엄마도 돌아갈 거야.”

심유진은 회사의 파견을 받아 대한민국에 첫 킹 호텔의 총지배인을 맡게 되었다. 사실 회사에서 제의했을 때 심유진은 이 기회를 거절했었다. 겨우 이 도시에서 벗어난 만큼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여러 번 설득했고 일을 잘 마무리하면 본사로 돌아와 승진시켜 주겠다고까지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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