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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심유진은 놀랍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으면서도 친구가 미래에 대해 어떤 계획들을 세우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당시에 이미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유학을 선택한 것도 다 엄마아빠가 결혼을 재촉하는 게 싫어서 그런 거였어. 엄마아빠는 맨날 싸우면서도 이럴 때만 의견이 딱 맞더라.”

하은설은 대구 사람이었고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도 주말에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 매번 방학 때마다 가장 늦게 집에 가고 가장 빨리 돌아오는 것도 하은설이었다. 심유진은 나중에야 하은설은 사실 이혼 가정이고 부모님 모두 새 가정을 꾸리셨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심유진은 하은설이 결혼을 거부하는 것도 가정환경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결혼하지 않을 거야. 너도 봤다시피 나 혼자서도 엄청 잘 살고 있어. 하지만 아이는 키우고 싶어. 그리고 그 아이가 네 아이면 더 좋을 것 같아.”

심유진은 잠깐 흔들렸으나 다시 이성을 부여잡았다.

“잘 생각해 봐, 이 아이의 아빠는 어쩌면 강간범일 수도 있어.”

“하지만 아이 엄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인걸. 그리고 굉장히 훌륭한 사람이고. 난 너를 믿고 나 자신도 믿어. 아이가 나쁜 길로 빠져들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너...”

심유진이 한숨을 쉬었다.

“며칠만 더 생각해 볼게.”

“그래, 좀 더 생각해 봐.”

차에서 내리고 하은설이 또 얘기했다.

“아 맞다, 아까 네가 나가고 나서 타로술사가 얘기하길 근래에 헤어진 지 오래된 가족이나 친구를 만날 거라고 하더라? 그리고 그 사람이 귀인이니까 꼭 아껴주라고 했어.”

“거짓말!”

심유진은 이쯤 되니 타로술사가 정말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헤어진 지 오래된 가족이나 친구가 어디 있어.”

“그러니까 오래 못 보거나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사람이겠지.”

“없어.”

심유진이 단칼에 잘라서 얘기했다. 굳이 얘기하자면 한 번도 만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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