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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네.”

심유진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비와 안개는 시선을 가렸고 그녀는 이십몇 년 동안을 미워한 이 도시를 잘 볼 수 없었다.

차라리... 잘됐지.

운전기사는 쉴새 없이 얘기를 해댔다. 그녀는 한 마디도 듣지 않았다.

길이 너무 막혀 공항에 도착하자 심유진은 줄곧 뛰어다녔다. 겨우 비행기에 탑승을 했다.

비행기가 뜨자 스튜어디스는 승객들더러 핸드폰을 꺼 놓으라고 했다.

심유진은 못 참고 허태준한테 카톡을 남겼다.

”안녕. 그 사람과 행복하길 바래.”

몇 년이 지나서야 보겠지. 아니면 영원히 못 볼 수도 있고. 하지만 상관이 없었다.

그녀한테 있어서 이것은 신성한 의식 같은 것이다.

그와 작별을 해야만 자신의 과거와 작별을 하는 것이다.

**

긴 비행은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다.

이코노미석의 애기의 장난과 울음소리는 머리가 아프게 했다.

심유진은 일어서서 화장실로 갔다. 잠시나마 혼란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화장실 입구에서 바닥에 쓰러진 채 경련이 일어난 중년 남성을 보게 되었다.

호텔 객실부 매니저로서 그녀는 간단한 응급처치를 배웠었다. 입에서 계속 거품이 나오자 간질병이 발작했다고 판단했다.

그녀는 쪼그리고 앉아 외투를 벗고 소매를 실모양으로 접어서 물게 했다. 그리고 그의 입주변의 거품을 닦아냈다.

“약이 있나요?”

그녀는 급하게 물었다.

중년 남자는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손을 떨면서 바지주머니를 가리켰다.

심유진은 그 안에서 작은 유리 약병을 꺼내 한 알을 집어서 그의 입에 넣었다.

지나가던 스튜어디스는 깜짝 놀랐다. 겨우 진정을 해서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도움이 필요하신 가요?”

“이분이 발작을 일으켰어요. 약은 먹었구요. 여기서 지켜보도록 하세요. 혀를 깨물지 못하게 하시구요.”

심유진은 자세히 설명을 하고 스튜어디스가 떠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급히 화장실로 향했다.

볼일을 보고 나오자 밖의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바닥도 깨끗하게 청소되었다.

환자가 회복했나 보다.

그녀는 숨을 돌리고는 다시 자리로 가서 앉았다.

심유진이 겨우 잠들었는데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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