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82화

밤은 차가웠다.

심유진은 허태준의 와인 셀러에서 와인 한 병을 들고 나와 한잔 가득 따랐다.

두 고양이는 얌전히 그녀의 곁에 있었다. 눈을 감고선 골골 거렸다.

와인 한모금을 마시고 고양이를 한번 쓰다듬었다.

이런 생활을 인터넷에 올린다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 할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씁쓸하고 고독하기만 했다.

종이 울렸다.

여형민이었다.

그는 들어서자마자 탁자위의 와인을 보았다.

“무슨 좋은 일이기에 혼자서 술을 마시나요?”

그는 놀렸다,

심유진은 웃으면서 물었다.

”같이 마실래요?”

“좋지요.”

여형민은 대답했다.

심유진은 잔을 들고 와 반 잔을 따랐다.

두사람은 가볍게 잔을 부딪히고 원 샷을 했다.

“본론을 얘기하죠.”

심유진은 티슈 한 장을 뽑아 입가에 묻은 술방울을 닦아내고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뭐 좀 가지러 왔어요. 급하지 않으니 몇 잔 더 할 수 있어요.”

여형민은 말하면서 두사람의 잔에 술을 가득 따랐다.

심유진은 거절하지 않았다.

누군가 그녀와 얘기를 하는 것이 오랜만이라 이 집은 더이상 예전처럼 크고 허하지 않았다.

술이 몇 잔 들어가니 그녀의 의식도 점점 모호해졌다.

“여기 앉아있어요. 태준이 서재에 가서 뭐 좀 가져올게요.”

여형민은 일어서더니 천천히 그녀의 시선에서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문서 하나를 펼쳐 그녀의 앞에 놓았다.

“이, 이게 뭐예요?”

심유진은 눈을 크게 뜨려고 노력했다. 문서 안의 내용을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다 겹쳐 보였다. 그녀는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아 한글자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여형민은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태준이가 사전에 준비해 놓은 이혼 계약서예요. 제가 직접 작성했고 모든 조건은 유진씨에게 유리하게 되어있어요. 저를 믿는다면 여기에 사인을 하세요.”

그는 심유진의 손에 펜을 쥐여주었다. 검지로 종이에 공백처를 가리켰다.

심유진은 여형민이 왜 갑자기 이혼계약서를 꺼내 그녀에게 주는지 생각할 힘이 없었다. 이혼이라는 두 글자를 듣자 그녀의 첫 반응은 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