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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심유진이 심연희에게 물었다.

“몇인분 가지고 왔어?”

음식은 모두 심유진이 만들었기 때문에 심연희는 자신의 진심 어린 마음을 담고자 직접 포장했다.

포장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에 심유진은 그녀에게 맡기고 확인하지도 않았다. 때문에 그녀가 대체 몇 인분을 준비했는지 알 수 없었다.

심연희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시선을 회피한 채 불안한 말투로 물었다.

“허 대표님 것만 준비했어, 왜?”

“아무것도 아니야.”

심유진도 심연희가 생각이 짧았다고 나무랄 자격이 없었다. 여형민이 따져 묻지 않았다면 그녀도 이부분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먼저 올라가. 허 대표님 사무실은 69층에 있어. 도착하면 직원한테 구체적인 위치 물어봐. 난 나가서 여 변호사님한테 줄 음식을 사 올 테니까. 어제 많이 도와주셨잖아.”

심연희는 그제야 여형민을 떠올렸다.

“아! 여 변호사님!”

그녀는 입을 틀어막은 채 고뇌에 빠진 듯 연기하며 말했다.

“내가 왜 이 사실을 잊고 있었지!”

마침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그녀는 순간 표정이 돌변하여 심유진에게 말했다.

“그럼 수고해 줘, 언니~”

그러고는 재빨리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심유진은 비록 심연희가 같이 가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단호한 그녀의 태도에 언짢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이대로 심연희를 상관하지 않고 자리를 뜨면 여형민에게 미움을 사게 될 상상까지 하게 되었다.

휴대폰 진동이 울려 확인해 보니 여형민이 보낸 문자메시지였다.

[설마 정말 날 잊은 건 아니죠?]

말 한마디에 심유진은 그가 얼마나 실망했을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결국 마음이 약해져서 대답했다.

[아니에요. 지금 바로 보내드릴게요. 사무실 몇 층이에요?]

**

심유진은 옆 건물 스타벅스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산 다음 69층으로 올라갔다.

여형민의 말에 의하면 그가 대구에 새로 세운 변호사사무소와 CY 그룹 대표 사무실은 같은 층에 있지만 단독으로 떨어져 있다고 한다. 두 사무실을 이어주는 문은 오직 여형민과 허태준만이 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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