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질타 소리에 심유진은 순간 정신이 혼미해졌다.한참 지나고 나서야 그녀는 휴대폰 스피커를 막은 채 자리에서 일어서며 허태준에게 말했다.“나가서 연락 좀 받고 올게요.”“그래.”허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레스토랑에서 나온 뒤 심유진은 그제야 손을 내려놓고 정재하에게 물었다.“제가 언제 심연희를 데리고 바에 갔다고 그래요?”“이틀 동안 심연희가 심유진 씨랑 있었잖아요. 당신이 아니면 누군데요?”정재하는 화가 치밀어 오른 나머지 함부로 말을 꺼냈다.그의 태도에 심유진도 화가 북받쳐 올랐다.“죄송한데 정재하 씨, 당신 여자친구를 데리고 바에 간 사람 나 아니에요.”그녀의 말투는 평온했고 눈빛은 싸늘했다.“누구랑 갔는지는 모르겠는데 알고 싶으면 직접 물어봐요. 함부로 추측하고 억울한 사람 만들지 말고요. 제가 사람을 잘 돌보는 건 아니니까 당신 여자친구는 당신이 직접 챙겨요.”정재하는 그녀의 말에 순간 할 말을 잃었다.“아 그리고 어젯밤 허 대표님과 여 변호사님께서 당신 여자친구 구하려다가 다치셨어요.”심유진은 일부러 과장하여 말을 꺼냈다.“정재하 씨가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지 모르겠네요? 허 대표님과 여 변호사님 병원비는 보상해 주실 건가요?”그녀의 말에 정재하는 발끈했다.“심연희가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단 걸 알면서도 왜 저한테 연락하지 않았어요?”그의 당당한 말투에 심유진은 화가 나는 동시에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심연희가 직접 연락하지 말라고 했어요. 기분 나쁘면 심연희한테 직접 찾아가서 물어요. 두 사람한테 해야 할 도리는 다했으니까 앞으로 두 사람 사이 일에 날 끼워넣지 말아 주세요.”그녀는 곧바로 통화를 끊었고 정재하는 더 이상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심유진이 레스토랑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허태준은 이미 주문을 완료한 상황이었다.웨이터는 주문한 음식들을 다시 되뇌며 그녀에게 추가할 메뉴가 있는지 물었다.“양념갈비? 삼계탕?”심유진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허 대표님께서 싫어하는 음식들 아니에요?”그
심유진은 어렴풋이 수화기 반대 켠에서 자신을 위로하는 젊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울지 마세요.” 정재하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심유진이 물었다. “정재하 씨는요? 같이 있는 거 아니에요?” “그 사람 얘기는 하지 마!”심연희는 정재하에게 원한이라도 있는 듯 그 이름만 들어도 목소리를 높였다. “언니, 빨리 데리러 와줘. 너무 춥고 힘들어.” 심연희의 목소리가 다시 낮아졌다. 매우 가련하고 힘들어 보이는 목소리였다. 심유진은 사실 가고 싶지 않았다. 정재하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시 심연희를 들이는 건 자신에게 귀찮은 일만 더하는 짓이라며 한소리 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심연희를 혼자 돌려보내는 것도 알맞지 않았다. 결국 심유진은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급히 문 앞으로 뛰여갔다. 하지만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심연희가 기다리다 못해 먼저 가버린 건가 생각하며 고개를 돌리자 경비실에 앉아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경비는 심연희에게 휴지를 건네며 뭐라 얘기하는 것 같았는데 입모양만 보일뿐 뭐라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 심연희는 눈물을 닦아내고는 억지로 웃으며 고맙다고 하는 것 같았다. 우정아에 비하면 훨씬 나아진 대우였다. 경비실의 창문이 다 닫혀있었기에 심유진이 다가가서 가볍게 창문을 두드리니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쳐다봤다. 심연희가 경비에게 뭐라 얘기하다 그가 한시름 놓았다는 듯 개운한 표정을 지으며 문을 열어줬다. 심연희는 곧장 달려 나와 심유진의 품에 안겼다. “언니, 나 정재하랑 헤어질 거야!” 심연희가 울먹거리며 말했다. 심유진은 같은 여자로서 이렇게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 하는 말은 진심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심유진은 심연희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채 등을 토닥여주며 위로했다. “화내지 마.” 경비가 따라 나와 큰 캐리어 두 개를 건넸다. “이 아가씨 겁니다.” 그는 이 상황을 바라보며 낄 타이밍을 잡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었다. 심유진은 그를 보며 웃음 지었다. “
심연희의 꿈은 아름다웠고 존중해 줄 만했다. 하지만 모든 걸 포기하고 대구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결정은 조금 충동적인 것 같다고 심유진은 생각했다. 심연희는 평생을 편안한 환경에서 지내왔기에 실패나 좌절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취직을 어린애들 장난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일자리는 그렇게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야. 특히 너 같은 인턴은 회사경험도 많지 않아서 큰 회사에 들어가기는 힘들어.” 심연희는 대수롭지 않아 했다. “친구한테 부탁해서 일자리 좀 알아봐 달라고 하면 돼. 나 친구도 많고 다들 직장도 다양하거든. 그리고 그냥 나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은 거라 월급 같은 면에서 요구도 높지 않아.” 심연희가 이렇게까지 결심을 내렸다니 심유진도 더 이상 말릴 수가 없었다. 나중에 현실을 직면하면 자연스럽게 포기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끝까지 견지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뭐가 됐든 이건 심연희의 인생이기에 심유진과는 큰 상관이 없었다. “늦었으니까 얼른 씻고자.” 심유진이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심연희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언니.” 심연희가 불쌍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나 대구에 남으면 언니랑 같이 살면 안 돼?” 심유진은 이 말만을 기다렸다. 애석하게도 심연희는 아직 심유진을 잘 알지 못했다. “최대로 일주일까지만 여기서 지내게 해 줄게. 일주일 뒤에도 직장도 집도 못 구하면 그냥 경주로 돌아가. 독립하겠다는 꿈 그때는 접고 그냥 계속 공주님으로 살아.” 심연희는 머뭇거리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심연희가 심유진의 집에 머물 동안 심유진은 매우 바빴기에 심연희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냥 가끔 집에 있을 때 밥을 차려줬고 그 외의 시간에는 모두 심연희 혼자 시켜 먹거나 사 먹는 방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정재하는 수시로 심유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처음에는 사과를 했고 그다음부터는 심연희의 근황을 물었다. 그는 자신을 바짝 낮추며 심유진
심연희는 여기서 지내는 내내 자주 물었었다. “언니, 왜 대표님이랑 데이트 안 해?” “대표님도 불러서 같이 식사하면 안 돼?” “내가 방에 잠시 들어가 있을 테니까 대표님이랑 시간 보낼래?”... 하도 자주 얘기하는 탓에 심유진은 심연희가 허태준을 좋아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솔직히 말하면 심유진은 지금 허태준의 여자친구가 아니다. 그리고 심연희는 일방적으로 정재하와 헤어지겠다고 통보했으니 심연희가 허태준에게 호감을 느낄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심연희는 분명 허태준이 심유진의 남자친구인걸 알면서도 자꾸 입에 담는다는 것이었다. 심유진은 이런 점이 조금 불편했다. “방해하는 거 맞아.” 심유진은 일부러 이렇게 대답했다. 심연희의 얼굴이 어두워지는 게 느껴졌다. “언니는 우정보다 사랑이 더 중요하지?” 심연희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심유진을 질책했다. “그럼.” 심유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놓은 지 보름이 되여서야 심유진은 부동산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아가씨, 혹시 혼자 집을 내놓으셨어요?” 전화를 건 직원은 조금 화가 난 것 같았다. 심유진은 이해가 안된다는 듯이 말했다. “아니요, 부동산에 다 맡겼잖아요.””거짓말하지 마세요.” 직원이 코웃음을 쳤다. “오늘 집 보러 오신 분이랑 같이 갔는데 이미 그 집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어요. 그분이 그러시던데요. 심유진 씨와 직접 계약하셨다고요. 집주인 맞으시죠?” 심유진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집주인은 맞는데요. 계약한 적이 없는데요? 정말 제가 세를 내준 게 아니에요.” 부동산 직원이 전혀 믿지 않자 심유진이 말을 보탰다. “제가 내일 가서 확인해 보고 말씀드릴게요.” 다음날 퇴근 후 심유진은 그 집을 찾아갔다. 하지만 아무리 열쇠를 꽂으려고 노력해도 열쇠가 구멍에 맞지 않았다. 그때 문이 열리더니 키 크고 덩치 있는 중년 남성 한 명이 나왔다. 그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심유진을 쳐다
집안에서 계속 상황을 지켜보던 여인이 그 말을 듣고 휴대폰을 들었다. 남성은 손에 들었던 문서들을 팍 땅바닥에 내팽개치고는 문을 쾅 닫았다. 심유진이 제때에 뒤로 물러났기에 망정이지 부딪혔으면 어디 하나쯤은 부러졌을 것이다. 심유진은 다시 문을 두드리지 않고 문서들을 주은 후 조용히 서서 경찰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녀는 경찰이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빨리 와서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 진상 규명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20분쯤 지나서야 경찰 두 명이 느릿느릿 집 앞으로 왔다. 그 둘은 심유진을 힐끗 쳐다봤다. 비록 그녀가 신고 내용 중의 “주거지에 침입한 여성 사기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너무 덤덤한 모습에 또 아닌가 싶기도 했다. “집주인분이신가요?” “제가 집주인인데요. 안에 모르는 분이 살고 계셔서요.” 심유진이 벨을 눌렀다. “자초지종을 잘 조사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누구랑 이 집을 계약했는지도요.” “네?” 경찰들이 놀라서 서로 마주 봤다. 신고전화랑 내용이 정말 달랐다. 중년남성이 다시 문을 열었다. 경찰들을 보자 조금 격양된 어조로 얘기를 시작했다. “이분 완전 사기꾼이에요. 집주인이라고 속이더니 위조한 집문서랑 신분증까지 보여주더라니까요. 저희 집에 들이닥쳐서 물건을 훔치려던 것 같아요.” 경찰들은 둘을 번갈아보며 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는 눈치였다. “제가 집주인 맞고요. 집문서도 위조한 거 아니에요.” 심유진이 문서를 경찰에게 건넸다. 경찰은 한참을 바라보더니 난감해하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이것만 보고서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하기 어렵거든요...” 그 말을 듣자 남성은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무조건 사기꾼이죠! 저희 집주인분은 복사본이 아니라 집문서 원본을 가지고 오셔서 저희랑 계약하셨어요.” 원본이라는 말을 듣자 심유진은 왠지 어떻게 된 일인지 알 것 같았다. 원본은 조건웅에게 있었고 조건웅이 사라지면서 문서들도 어디에 숨겼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후
“여기 사시는 분이세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경찰이 물었다. “네.” 장아줌마가 맞은 켠 집을 가리켰다. “여기 살아요.” “혹시 이분을 아세요?”경찰이 심유진을 짚으며 말했다. “당연히 알죠! 1년 반동안이나 이웃으로 지냈는데. 이사 와서 인테리어 할 때부터 알고 지냈어요.” 그녀는 심유진을 위해 열렬히 변호했다. “짜고 치는 거 아니고요?” 중년남성은 여전히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장아줌마는 열쇠로 집문을 열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여보!” “응.” 안에서 장아줌마의 남편이 웃으며 뛰여왔다. “오늘 또 야근했어? 왜 이렇게 늦었어.” 중년남성은 할 말을 잃었다. 경찰들이 말했다. “집주인이라는 분이랑 연락 좀 해보세요.” 남성은 스피커폰으로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무슨 일 있으세요?”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이소연이라는 걸 심유진은 단번에 알아챘다. 남성이 심유진을 바라보고는 말했다. “어떤 여자가 찾아와서 집주인님 집문서는 가짜고 자신이 진짜 집주인이라고 그러는데 지금 잠시 여기로 와주실 수 있으실까요?” “제 집문서가 가짜일리가요!” 이소연이 발끈했다. “저희 아들이 남기고 간 집문서예요. 제 아들 이름이 써져있는 거 똑똑히 보셨잖아요.” 남성이 그녀를 변호했다. “저랑 제 와이프 모두 확인했죠. 근데...” “제가 얘기할게요.” 심유진이 휴대폰을 뺏어 들고는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 심유진이에요.” 상대방은 조용했다. 심유진은 듣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이 집을 살 때 돈은 다 제가 냈어요. 조건웅 씨는 일전 한 푼 보태지 않았을뿐더러 불법으로 이 집을 자기 명의로 바꿔놨고요. 전에 고소했는데 얼마 전에 결과가 나왔더라고요. 법원이 이 집을 다시 저한테 돌려줬어요. 그래서 지금 가지고 계신 집문서는 이제 무효니까 제 집을 함부로 넘기실 권한은 없으세요.” 이소연은 몇 초간 침묵했다. 심유진의 말을 이해하려
경찰이 자리를 뜨자 남성은 바로 표정을 바꾸고는 팔짱을 낀 채 거만하게 말했다. “이 집이 누구 소유던지 어차피 나는 계약을 했고 세 달 치 집세도 냈으니까 그전까지는 집 못 뺍니다.” 그는 문을 닫아버렸다. 심유진은 부동산 쪽에 상황을 설명하고 여형민에게 부탁해서 이소연 측에 소송장을 보냈다. 조건이가 학업을 중단하고 부모님을 모시고 본가로 돌아가서 지낸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사영은이 준 백만 원으로 빚도 갚고 집안 인테리어도 싹 다 고치고는 제법 즐겁게 살고 있는 것 같았다. 분명 돈에 쪼들리지 않는 여유로운 집안인데도 집세를 탐하는 것이 참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양심은 없고 욕심만 많네요.” 여형민이 볼펜을 돌리며 말했다. “하긴 누가 돈을 마다하겠어요. 돈은 많을수록 좋은 법이죠.” 심유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동생분은...” 여형민이 심연희를 언급했다. “혹시 지금 CY그룹에 출근하시는 건가요? 얼마 전에 사원식당에서 본 것 같아서요.” 심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아리 라이브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하더라고요.” “왜요?”여형민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저번에 제로씨 사무실에 찾아갔을 때 동생분 매니저를 만나서 잠시 얘기 나눴거든요. 근데 bj매니저로 일하면 월급이 굉장히 낮대요. 제로씨 같은 핫한 사람이면 수입이 쏠쏠하지만 동생분 이력서로는 신인정도만 담당할 수 있을걸요. 집안도 괜찮으신분이 왜 고생을 사서 하신대요.” “자기만의 삶을 찾고 싶은가 봐요.” 심유진이 웃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좋죠.” “동생분이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여형민이 믿기 어려워하며 말했다. “독립하긴 좀 힘들 것 같은데...” 여형민의 표정을 보아하니 심유진은 모르고 있는 뭔가가 있는 게 분명했다. “왜 그렇게 말씀하세요?” “한 달 전쯤에 허대표님이랑 외출하다가 마주쳤었거든요. 밖에서 오래 기다린 것 같은 모습이었어요. 얼굴이며
제로의 매니저들과 인사를 나누고나서 심유진은 간식을 나눠드리면서 조심스레 물었다. “내가 일하는데 방해하는거 아니야?” “7시부터 라이브 시작이야.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방해는 무슨.” 제로는 과자를 한봉지 뜯으며 웃었다. “아까 뭔가 토론하는것 같던데...” “아니예요.” 제로 매니저인 이율이 고개를 저었다. “사실 그냥 잡담중이였어요.” “맞아요.” 제로 담당자인 김이현도 말을 보탰다. “들키지 않으려고 항상 회의하는척 하거든요.” 심유진은 요즘 애들을 따라가기 바쁜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얘기 하고있었어요?” 심유진이 물었다. “아리에 bj매니저가 한분 새로 오셨는데 빽있는 집안에서 온것 같더라고요. 지금 신인bj 두명 맡고있는데 팬은 얼마 안되고 게임 실력도 별로인 애들을 데리고 아진쪽이랑 광고를 계약했더라니까요. 광고비만 1년에 몇억이예요.” 이율은 조금 분해보였다. “아진이 뭐예요?” 심유진은 이쪽에 관해서는 아는게 없었기에 자연스레 브랜드명도 알지 못했다. “국내에서 컴퓨터 관련된 제품을 가장 잘 만드는 회사예요.” 이율이 설명해줬다. “제로가 이쪽에 발을 들이고나서부터 키보드며 이어폰, 마우스 그리고 컴퓨터 의자까지 그쪽 회사에서 협찬을 엄청 받았었어요. 제로가 광고도 엄청 많이 해줬었는데 계약얘기는 한번도 안하더니...” “저번에 아진쪽에서 광고모델은 필요없다고 하지 않았어?” 김이현이 물었다. “맞아! 그러니까 그 심연희라는 사람이 빽이 있다는거야.” 이율이 눈을 흘겼다. “심연희?” 심유진은 그들이 말하고 있는 사람이 심연희일줄은 몰랐다. “왜? 언니가 아는 사람이야?” 제로가 물었다. 심유진은 심연희와 자신의 관계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싶지 않았다. “어... 그냥 조금 아는 사이야.” 이율과 김이현이 흥미롭다는듯이 물었다. “그러면 혹시 무슨 빽이 있는건지도 알고계세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 둘은 조금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