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6화

“네?”

심유진은 본능적으로 주머니를 등 뒤로 숨기며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니에요.”

심연희는 타이밍 맞춰 자신이 든 주머니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이게 허 대표님 거예요!”

허태준은 힐끔 스쳐보기만 할 뿐 별로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내 사무실로 가.”

그는 심유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란 나머지 입이 떡 벌어졌다.

심연희는 이를 꽉 깨문 채 그들의 뒤를 따랐다.

**

허태준의 사무실은 심유진이 상상한 것보다 퍽 작았다. 면적은 그의 안방과 비슷했는데 사무 존과 손님 존 두 존으로 나뉘었다.

사무 존에는 테이블 하나, 의자 그리고 책이 가득 담긴 책장이 있었고 손님 존에는 소파 한 개와 티테이블 한 개가 놓여있었다. 그사이에는 선명한 경계선이 없었기에 비교적 공간이 넓어 보였다.

사무실 안은 온통 검은색, 흰색, 회색 세 가지 컬러였고 사진만 보면 다들 서재로 오해할 것이다.

허태준은 심유진을 소파에 앉힌 다음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일로 찾아왔어?”

그의 중저음 목소리에는 은은한 부드러움이 뒤섞여 있었다.

심연희 앞에서 일부러 연기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너무 과도한 설정에 심유진은 불편한 듯 표정을 구겼다.

“심연희가...”

그녀는 딱딱한 자세로 옆에 앉아있는 심연희를 보며 말했다.

“어젯밤 일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려고 찾아왔어요.”

심연희는 곧바로 미소를 지으며 허리 숙여 손에 든 주머니를 허태준 앞에 있는 티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녀는 아무래도 특별히 호텔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었는지 심유진에게서 빌렸던 후드티 대신 회색 니트를 입고 있었다. 니트는 오버핏인데다 옷깃이 넓어 몸을 숙일 때 그녀의 검은색 레이스 속옷이 다 보일 정도였다.

“어젯밤... 고마웠어요, 허 대표님. 이건 제 소소한 마음이니까 받아주세요.”

심연희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부끄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

허태준은 내내 심유진의 얼굴만 뚫어져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