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담비강은 이내 주머니에서 아까 체결한 계약서를 책호앞에 던져버렸다. 절로 보라고.“그럼 한번 잘 보세요, 여기에 뭐라 써 있는지.”책호는 급급히 앞에 던져진 계약서를 집어서 읽기 시작했다.“호 대표님이 이런 계약서를 체결했을리가 없어! 당신네들 도대체 무슨 꿍꿍이야?”너무 화났는지 책호는 얼굴까지 빨갛게 달아올라서 버럭버럭 성을 냈다. 방금 귀국해서 머리속에는 온통 현동초 약장을 인수받을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일이 이렇게 틀어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현동초 약장의 경력만 있으면 회사에서 일사천리로 승진할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수도 있었기에 현동초 약장은 절대 포기할수 없었다.당연 그 꿈은 지금 산산조각나버렸다.“가짜야, 이 계약서는 가짜라고!”실성한듯 부르짖던 책호는 급기야 계약서를 좌우로 쥐고 찢어버리려고까지 하였다.이에 담비강은 화들짝 놀라서 진시우를 보았다.진시우는 후훗 하고 입꼬리를 올리더니 잔잔한 음파로 책호를 쳐놓았다. 강한 진동은 아니였지만 책호를 쓰러뜨리기에 충분했다.막청암은 그 찰나의 기회를 빌어 다시금 계약서를 도로 그의 손에서 빼앗아 왔다.책호가 정신을 차렸을때에는 손에 이미 아무 것도 들려있지 않았다.“어서 그 허위 계약서를 이리내!”미친듯이 소리지르는 채호를 뒤로 하고 막청암과 소천경도 계약서 낱낱히 훑어 보았다. 그리고 얼굴에 홰색이 돌더니 심지어 소천경은 눈물까지 흘리는 거였다.“하하하! 하늘이 무너져서 살아남을 구멍이 있다고!”소천경의 심정은 마치도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거 마냥 짜릿한 놀러코스터를 경험하고 있었다.막바람도 뒤쫓아와 계약서를 보았다.“할아버지, 이거 진짜 맞죠?”“그렇구 말고!”막청암은 당당하게 답했다. 그리고 책호를 독하게 쏘아보고는 걸죽하게 욕을 뱉어버리는 거였다.“저런 천벌 받을!”그리고는 심지어 다가가 실성한 책호를 저 멀리 차버리였다. 책호는 쿠쿵 하고 벽까지 날아가서 둔중한 소리를 내며 부딪쳐 버렸다. “크악!”책호는 온몸의 뼈가 으스러지듯 아파났다.
평시에는 청개구리마냥 할아버지를 거역하던 막바람은 언제 그랬냐는듯 진시우의 말을 고분고분 따르고 있었다.“비록 현동초 약장이 완전히 우리 손으로 들어 왔지만 여전히 긴장을 풀수 없어.”담비강은 옆에 있는 소천경을 보고 신신당부하였다.“너도 마찮가지야, 공급망에 차질이 없도록 잘 부탁해.”소천경은 담비강의 건의에 웃음을 띄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담 대표님. 이미 공급업체랑 3년의 지속 계약을 체결했다고요.”“만약 공급에 문제가 생기기라도 한다면 엄청난 위약금을 물게 되여 있으니 향후 몇년동안은 안심하고 있어도 됩니다.”담비강은 이런 소천경이 놀라웠다.“언제 한거지?”“저번에 대표님 집에서 책유춘 부자 둘이 꼴값을 떨때부터 이미 알아 봤죠. 그래서 미리미리 손써놓았던 겁니다.”이에 담비강은 껄껄 웃으면서 소천경을 마냥 대견스러워 했다.“역시 자네야! 하…… 만약 장 대표님이 아직까지 살아 계셨더라면 얼마나 좋아하실까.”소청경도 장 대표님란 말에 마음속이 촉촉해졌는지 담담한 웃음을 보이였다. 일행은 약장에서 몇마디 더 주고받은 다음에 곧장 식사하러 떠났다. 오늘 진시우의 덕을 크게 보았으니 식사는 담비강이 사기로 하고 진시우를 청하려 했는데 불연듯 낙청영한테서 전화가 걸려 오는 것이였다. 진시우는 전화를 받고 어쩔수 없이 식사자리는 뒤로하였다.그러고 보니 어제 낙청영보고 구미로 오라고 하였던 것이 떠올랐다. 낙청영 말로는 오늘 저녁에 맞춰 온다고 했으니 저녁 식사와 시간이 딱 맞아 떨어졌던 거다. 담비강도 더이상 진시우를 만류하지 않고 너그럽게 양해해 주었다. 그뒤 양백수한테 송라엘을 맞겨놓고 본인은 늦을세라 낙청영을 마중나갔다.진시우는 그렇게 모자와 마스크, 그리고 썬그라스까지 꽁꽁 싸매고 기다리고 있던 낙청영을 만났다. 그 곳에는 강설아도 있었다. “그나저나 왜 차를 타고 오지 않았어요?”진시우가 물었다. 굳이 고속열차를 타고 왔기 때문이였다.그말에 낙청영은 담담히 웃으며 답했다.“그야 차가 없기 때문이죠!”“원래
진시우가 본인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 맘에 걸렸는지 낙천연은 가는 내내 뾰로퉁하여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옆 좌석에 앉아있던 강설아도 이런 그녀의 마음을 알아채고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은채 진시우를 곁눈으로 흘기고만 있었다.하지만 진시우도 바보는 아닌지라 그런 낙청영의 심보를 꿰뚫고 있었다. 그는 막청연의 미묘한 표정변화를 읽어내고 있었다.사실 진시우도 골치 아프긴 마찬가지였다. 낙청영은 아마 순수한 마음에 한 말이였을지 몰라도 진시우는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였다. 한편으로 진시우는 본인도 언제까지 서울에 남아 있을지 몰랐고 또한 회사를 설립해야하는 것과 임아름의 신변보호도 낙청영의 손을 많이 빌어야 해서 맘속이 엄청 복잡했다.잠시 고민한뒤 마침내 진시우는 입을 열었다.“내가 지금 타인의 집에 얹혀 살고 있어서 그러는 거에요. 집주인 허가 없이 외부인을 들이기 그래서 거절한 거라고요.”“이럴게요. 며칠뒤 내가 괜찮은 곳에 집한채 마련할테니 이제 그곳에서 같이 지냅시다, 어때요?”“그러니 요 며칠은 그냥 호텔에서 잠시 머물러 있어요.”그제서야 낙청영은 눈빛이 조금씩 변하더니 화가 풀린 모양이였다.“그래요!”“이렇게까지 말하다니, 의외군요. 그러면 아까의 무심함을 그냥 넘어가 주죠.”“굳이 나같은 소인물한테 그리 관심을 줄 필요가…….”이번에는 진시우가 괜한 소리를 하며 은근 낙청영한테 눈치를 주었다. 그러자 낙청영은 아까까지 펴지던 얼굴이 금새 다시 찌그러 들기 시작했다.‘아차…….’그걸 발견한 진시우는 낙청영이 뭔가 또 삐져서 성낼게 뻔했으니 잽싸게 말길을 돌렸다.“그나저나 배고프죠? 먹고 싶은거라도 있으면 말해요, 가서 식사나 하자고요.”낙청영은 휴 하고 한숨을 내 뱉고 이내 그말에 응했다.“아무거나 말해도 되죠?”그녀는 뒤로 비스듬히 쓰러져서 아름다운 몸라인을 한껏 뽐내며 느긋하게 말했다.“뭐든 말만 하라고요, 다 사줄수 있으니.””그래서…… 뭘 먹고 싶은거에요? 200억짜리 식사라도 기꺼이 사줄수 있으니깐
진시우는 곧바로 답하지 않고 담담한 미소를 머금으며 택시기사 아저씨한테 말했다.“아저씨, 우리 명월구선부로 가요.”낙청영은 덜떠름해져서 계속 집요하게 물었다.“뭐냐고요? 시우씨야말로 농담하지 마요.”그녀는 진시우가 그런 인물을 알고 있을거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구선부의 사장자리까지 올라갈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배후를 지지해주는 세력은 결코 그녀가 상상할수 없을만큼 강대하기 때문이다.“낙 대표님이 보시기에는 내가 농담하는걸로 보이나 봐요?”낙청영은 진시우의 진지한 눈빛에 그만 얼이 살짝 나가 버리였다. 그렇게 명월구선부까지 당도했을때 드디여 정신이 조금 드는지 주위를 새삼스레 두리번 거리였다.셋은 천천히 차에서 내리였다. 강설아는 명월구선부의 화려한 인테리어를 보며 저도몰래 감탄하였다.“진짜로 명월구선부라니…….”낙청영도 아직 믿겨지지가 않았다. 그때 두 사람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워 지더니 진시우 일행앞에 다가섰다.바로 한껏 긴장해 하고 있는 남정이랑 그와 달리 무척 상기되여 진시우를 맞아주는 연희였다.남정은 허리가 새우등처럼 굽혀져서 연신 인사하며 공경하게 말했다.“진 선생님 왔군요. 이미 자리가 준비되여 있으니 제 따라 오시면 되겠습니다.”진시우는 그런 남정을 보더니 넌지시 물었다.“선락거 주인장은 어떻게, 여기에 계시는지?”주인장? 진시우가 주인장을 왜……? 이런 생각에 남정은 맘속이 꽉 조여지더니 이윽고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아무렇지 않게 물은듯 해도 결코 간단한 물음이 아니라는걸 잘 알고 있었다.추원용이 금방 진시우한테 죽임을 당했는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선락거의 고급관리중 한명인 남정이 모를리가 없다. 그래서도 진시우가 뱉는 한마디 한마디마다 무겁게 느껴졌다.“아…… 아직입니다.”남정은 어께에 태산이 눌려있는듯 엄청난 심리적 압력을 견디고 있었다.마치도 말 한마다 잘못했다고 그와 더불어 주인장의 목숨까지 앗아갈수 있다 생각하니 더욱 두려워났다.그런 남정의 기색을 읽어냈는지 진시우는 멋쩍게 물어
남정이 뒤에서 미리 손을 써놓았는지 요리는 시키자마자 올라왔다.낙청영도 예상밖으로 구선부에서 먹게되여 엄청 기분이 좋았다. 진시우랑 남정이 어떻게 아는 사이이건 뒤로하고 먼저 먹고 보자는 마음이였다. 원래도 뭘 먹기를 즐기였기에 이왕 귀한데 온거 거하게 먹고싶었다.강설아도 평시에는 절도 올수 없는 곳에 왔다는 흥분감에 도취되여 마음껏 요리를 즐기고 있엇다.낙신산장에 있을때에도 그럭저럭 잘 보냈었지만 여기 서울의 중심인 구미에서와는 차원이 달랐다.태씨 집안의 누구라도 낙신산장에 가면 신처럼 떠받들어 모셨었다. 그러니 여기, 구선부에서 만찬을 즐기니 더할나위 없이 기뻤다. 심지어 면비로 만끽하는거기고 했다.진시우도 허겁지겁 먹어대는 둘의 모습을 보니 은근 흐믓했다. 반면 옆에서 연희는 가만히 서있을뿐 다만 간간히 음료나 부어주고 더이상은 뭘 더 하지 않았다. 필경 남정이 자리에 있는데 함부로 앞질러 행하는건 실수였다.그녀의 눈빛에는 다만 걱정이 서려 있었다.송라엘에 대한 걱정이였다.앞에 녀인들을 보니 하나같이 외모가 출중하고 아릿다웠다. 특히 그중 낙청영을 보고 더 걱정이 되였는데 외모도 그렇고 사람 자체에서 흘러나오는 그런 고급진 기질은 타고나야만 하는 거였으니 본인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다.그러니 설사 송라엘이라 해도 얼추 비슷할뿐 그 아름다움과 고급짐을 능가하기는 어려웠다.‘이제 전화나 걸어서 얘기줘야겠다. 자기 남자가 다른 녀자한테 채가는줄도 모르고 뭐하는 거야…….”‘바보 같은 년! 자기 남자는 자기가 똑 부러지게 지켜야지!’연희는 맘속으로 중얼거리며 앞에서 한창 요리를 즐기는 낙청영을 경계적으로 보았다.반면 진시우는 만찬을 완벽하게 즐기지 못했다. 선락거가 통제하는 곳에 왔으니 계속 좌우를 두리번 대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런 그의 눈에 연희의 경계하는 눈빛이 보였던 거다.‘뭐야? 두 사람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나……?’허나 이내 머리를 두리번 거리며 타인의 감정을 감지할수 있는 음신을 회수하였다. 그런 기술은 이럴때
노경지는 숨이 깔딱깔딱하는 와중에도 진시우를 욕하며 맘속의 화를 풀었다.“진시우…… 저 빌어먹을 녀석이…….”그말에 양태하는 안색이 급변하더니 물었다.“진시우? 아까 원양기업에 있었어요?”“아니, 분명 책유춘보고 진시우를 건들지 말라고 했건만 왜 사람 말을 듣지 않은거죠?” 양태하는 화가 나서 버럭버럭 소리질렀다. 비록 진시우에 관한 많은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고는 하지만 노경지의 가치는 이뿐만이 아니였다.육지 선인으로서 노경지는 그 작용이 더 컸다.“이미 양백수랑 치고박고 하는 와중에 책유봉이 전화를 걸었던 겁니다……. 그건 그렇고 나 좀 구해주세요.”“평생 한마리의 충실한 개로 살거니 좀 나를 어떻게 해봐요, 순사님!”양태하는 눈썹끝을 내리더니 말했다.“먼저 치료실에가서 처치나 하세요.”그러나 진료단서를 받은 양태하는 철저히 실망하고 말았다.“주요한 세 경맥이 모두 끊어진 상태입니다. 진시의 수송이 철저히 끊겼습니다.”의사가 하는 말을 듣는 양태하는 혈압이 곧추 상승하는걸 느꼈다.“양 순사님, 조 팀장, 나도 어쩔수가 없었습니다…….”하지만 양태하는 이미 속으로 온갖 욕을 다 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그들한테 또 한명의 육지 선인이 줄어들게 되는거니 욕을 안할래야 안할수 없었다.‘이런 멍청한 인간을 봤나……?!’양태하는 옆에서 처치하는 의사를 보고 물었다.“진짜로 방법이 없는건가요?”몇몇의 의사들은 모두 고개를 저으면서 별수 없다는 표정을 보였다. 하지만 그중 리더를 맡고 있던 의사하 숨을 들이 쉬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완전히 방법이 없는 거는 아니고요, 다만 귀중한 영약이 필요합니다.”양태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아무리 노경지랑 그닥 친한 사이가 아니지만 설사 친한 사이라 해도 영약은 쉽게 내줄수 있는 것이 아니였다. 그만큼 영약은 구하기도 힘들고 그 효력도 강한 귀중한 존재였다.노경지는 그말에 자신의 눈길을 피하고 있는 양태하한테 애걸했다.“양 순사님, 제발 저를 좀 구해주세요. 제발……, 평생 개가 될게
양태하는 잠시 고민하더니 그말에 찬동하였다.“그게 좋을거 같긴 해. 상황이 좀 많이 안좋다고 전해.”조진이는 악날스럽게 말했다.“그정도는 나도 잘 알고 있어요. 이제 할아버지가 사람 몇몇 좀 더 파견해 주면 진시우는 뭐 독안에 든 쥐죠.”“그래. 그나저나 내가 선락거에 자주 들낙거리는 거 알지? 요즘 정보 하나 입수했는데 듣자하니 선락거의 주인장이 심상치 않다고 하더라고.”“다만 요즘 구미에 없다는데 이제 돌아오면 굳이 조씨 집안의 손을 빌리지 않더라도 진시우는 거뜬히 처리해 버릴수 있을거 같애.”조진이는 진시우를 죽일수 있다는 말에 상기되여 되물었다.“양 아저씨, 그게 진짜에요? 선락거 주인인장 그정도에요?”“그렇다더군. 아마 나보다도 실력이 우위를 차지하는 분일거야.”조진이는 그말에 화들짝 놀랐다. 조그마한 구미에 인재가 이리 많을수가……!……구선부에서.낙청영과 강설아는 즐거운 식사타임을 마친뒤 흡족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정은 진시우의 돈을 받지 않았다. 그는 극구 말리면서 심지어 귀빈카드 세장까지 더 주었다.낙청영은 귀빈카드를 받아 주머니에 챙겼다. 겉으로는 별 표정을 하지 않았지만 내심 무척이나 기뻐했다. 무료 만찬에다 이정도의 서비스를 받을수 있다는 거에 놀라웠다. 이후에 시간나면 언제든 구선부에 올수 있고 또한 돈도 내지 않을수 있게 되니 저도 몰래 즐거워서 흥얼거리였다.진시우는 그뒤 고급 호텔을 골라 낙청영과 강설아를 안치하려고 계획했다. 남정도 눈치좋게 미리 운전기사 한명을 불러 이동의 편리를 도왔다.차안에서.낙청영은 아무리 생각해도 진시우의 내막을 알길이 없어 물어보기로 했다.“도대체 남정이랑 뭔 사이에요? 도대체 뭘 했기에 구선부의 사장이 되여서 저리도 굽신거리는 건지 모르겠네요.”진시우는 웃으며 답했다.“그야 간단하죠. 먼저 아들을 한바탕 두드려 놓고 다음 부하들을 한바탕 두드려 놓고 마지막에는 그 위에 있는 사람도 깡그리 한바탕 두드려 놓으면 되지요.”비록 얼핏 듣기에는 농담 같아 보여도 낙청영은 진
“음? 혹시 청영이니?”이때 어디선가 화색이 돌고 있는 목소리가 멋쩍게 엘리베이터 쪽에서 들려왔다.그 목소리를 듣던 낙청영은 순간 표정이 굳더니 썰렁한 눈빛으로 엘리베에터를 보았다.엘리베이터에서는 키가 크고 굴곡진 몸매를 자랑하는 녀자 한명이 웃음을 보이며 등장했다.“진짜로 너네? 청영아, 나 몰라? 구미에 오면 연락이라도 하지, 그새에 나를 잊어버린거야?”말하면서 이상한 눈빛을 보내왔다.낙청영은 할수 없이 상대하면서 냉냉히 답했다.“송청은이네? 운이 좋아……, 여기서 보게 되다니.”송청은은 손을 뻗고 포옹을 하려 하였으나 낙청영의 쌀쌀맞은 태도를 보니 그녀도 밥맛이 떨어졌는지 덜떠름해서 말했다.“왜 그래, 청영아? 오랜만에 보는데 그게 뭐야, 나 그럼 서운하다?”허나 낙청영은 그닥 흥이 나지 않았다.“보여? 나 지금 상처 다 나았어. 실망이지? 요 근년내 너 보살핌을 하도 많이 받아서!”송청은은 그말에 난감한 표정을 보였다. 하지만 그런 낙청영의 쌀쌀한 태도에 전혀 개이치 않고 말을 쭈욱 이어나갔다.“뭐야~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뭐가 모르겠다는 거야? 내 몸속에 남겨놓은 기경은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다는거야? 너가 몰라?”낙청영은 드디여 화를 참지 못하고 노기등등해서 소리쳤다.“난 너를 나의 제일 좋은 친구로 생각했었어, 그런데 그런 나를 이렇게 대하다니! 그리고 이제와서 몰라?”송청은도 더이상 척하는 척을 하지 않고 본격적으로 민낯을 드러내며 음흉한 기색을 드러냈다.“이렇게나 빨리 알아차리다니, 제법인걸. 낙청영, 그리 큰 상처를 입고도 여직 살아있다니, 놀라워.”이때 옆에서 잠잔코 있던 진시우도 드디여 떠올렸다. 몸속의 상처라면 아마 저번에 낙청영 몸속의 그 음습하고 추운 진기를 말한다는거. 그때 낙청영이 뭐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났다.그때 그의 친구인가 누구인가 그런 얘기를 했었는데 바로 앞에 있는 이자인 거였다.강설아도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대꾸했다.“너 년이 바로 우리 장주를 해치려던 사람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