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요?”진시우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자기한테 닥칠 문제면 개의치 않아도 되지만 위만성 등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했다.순만철은 진시우가 멈추는 것을 보고 한숨 돌렸다.‘다행히 이 녀석은 구제불능일 정도로 어리석지 않아. 아니면 나도 어떻게 수습해야 할 지 모르겠어!’“좋아요, 그럼 죽이지 않고 다리만 부러뜨릴게요.”순만철의 풀렸던 마음이 다시 긴장해졌다. 그와 동시 진시우는 바람 타고 움직였다. “잠깐만요!”순만철은 순간 몸을 돌려 진시우를 멈추게 하고 싶었지만 축지성촌을 사용해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다.하여 순만철이 몸을 돌리는 순간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귀에 들렸다.“아아...”쓸어진 종현민은 뼈가 부러지는 아픔에 깨어나며 아직 의식이 회복되지 않는 흐릿한 상태에서 비명을 질렀다.“진시우!!!”순만철은 분노를 금치 못하여 얼굴이 흉악해졌다.‘이 녀석 미친 거 아니야? 윗사람이란 개념이 전혀 없어. 무서운 게 없는 자식이야!’순만철이 다시 한 번 진시우와 맞섰다. 도술만 놓고 보면 겨우 순만철을 이기는 수준이라 이번에 진시우는 그와 칼을 겨루지 않았다.무도의 경지를 봐도 그렇다. 비록 지금 성장해서 경력이 신무진에 달했지만 여전히 상대방을 쉽게 제압하기 어려웠다.그런데 진시우에게는 진기가 있고 선경급에 달하는 금강법이 있다.그 중 하나만 들고 보면 순만철보다 못할 수도 있지만 세트로 보면 10명의 순만철도 상대할 수 없을 것이다.“패군지장이 감히 행패를 부리다니?”진시우의 차가운 웃음과 함께 한 주먹이 날아갔다. 광포한 내경이 물어뜯는 거대한 호랑이 머리가 되어 순만철을 향했다.순만철은 칼을 들고 바로 베어버렸다. 순간 ‘쿵’하는 소리와 함께 내력이 바람 되어 흩어졌다. 그리고 순만철은 백 미터 이상 후퇴하여 미끄러졌다.“여기 받아요!”진시우가 발을 들고 종현민을 걷어찼다. 종현민은 그 힘에 공중으로 날아올라 순만철 앞에 떨어졌다.“진시우, 너 지금 선을 넘었어.”순만철은 아픔에
“어...”진시우는 그 제안에 관심이 있는 듯 동작을 멈추고 의미심장하게 순만철을 바라보았다.“다 들어줄 수 있어요?”순만철이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할 수만 있다면 들어줄게!”진시우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럼 됐어요. 천인대고수 두 명의 목숨값이 얼마나 될까요?”“...”순만철 얼굴이 흐려졌다.“그런 의미 없는 질문은 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놓아줄 건데.”진시우가 크게 웃었다.“저도 그런 게 좋아요. 역시 패기가 넘치시네요. 그럼 그쪽 체면을 봐서 거래 시작하죠.”“많이는 바라지 않고 지금 가지고 있는 그 칼이 괜찮은 것 같아요. 마침 손에 잡히는 무기가 없어 불편했는데, 그걸 주면 아무 일 없이 떠나게 할게요.”순만철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 칼은 그가 많은 신경을 써서 겨우 손에 넣은 칼이다.칼 자체도 영성을 갖추고 있어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그때 그 가격으로 다시는 이런 품질의 칼을 살 수 없었다. 무자에게 손에 잡히는 무기는 흔히 구할 수 없는 것이다.“조장님, 주면 안 돼요!”정민철이 매서운 눈빛으로 말했다.“장무사를 관장하는 부조장을 설마 진짜 죽이기라도 하겠어요?”“날 죽이면 쟤는 본부 지명수배를 받고 계속 쫓기게 될 거예요!”진시우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지금 나한테 도발하는 거야?”진시우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순간 한 줄기 진기가 현란한 빛줄기로 되어 공간을 뚫고 정민철의 견갑골을 호되게 찔렀다.“내가 널 여기서 죽여서 아무도 날 탓하지 못해.”진시우는 야유하듯 웃으며 시큰둥한 눈빛이 역력했다.마치 정말 그럴 자신이 있는 듯 장무사 부조장을 죽이는 것을 전혀 큰 일로 여기지 않은 것 같았다.순만철은 진시우의 이런 모습을 보고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알았어, 가져가!”어깨에 구멍이 뚫린 정민철도 더 이상 입방아를 찧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방금 꿰뚫은 것이 그의 목이라면 지금쯤 시체로 되었을지도 모른다.이제 정민철도 진시우가 정말 부조장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굳게 믿었다.
“이건 순만철이 힘들게 구해온 거야. 근데 오늘 네 말 두세 마디에 얻어냈으니 너 진짜 운 좋은 줄 알아!”웃음이 절로 나는 진시우.“비싼 칼이예요?”“비싼 건 둘째 치고 우선 구하기 힘든 거야. 이 세상에 고급 무기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 몇 명 없거든.”“이 병기들은 모두 값비싼 물건이라 돈만 있어서 구할 수 있는 건 아니야.”위만성이 말을 듣고 진시우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그런데 강현진은 걱정이 가득했다.“돌려주는 건 괜찮은데 그 순만철이라는 사람 정말 이대로 넘어갈까요?”위만성이 말했다.“말은 바꾸지 않겠지. 그래도 체면이라는 게 있는데.”“문제는 한 선생 쪽이야. 진시우 너 정말... 하! 나도 뭘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진시우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뭘 걱정하세요. 언젠가 그 한 선생도 저한테 부탁할 때가 있을 걸요.”위만성은 그 말을 듣고 어쩔 수 없는 웃음을 보였다.“네놈은 자신이 넘쳐 대수야. 한 선생 같은 사람은 정말 아프다 해도 남에게 부탁하는 일은 없을 거야.”한민석 같은 사람들이 뭘 원한다면 사방팔방에 알아서 가져다주는 사람들이 가득하다.진시우는 다른 생각이었다. 한민석의 병이 무엇인지 모른다고는 하지만 염라대왕을 불러야 고칠 수 있는 병이면 아마 작은 문제는 아닐 것이다.그럼 염라대왕이 병을 고칠 수 있다?진시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아니면 한민석도 여태 치료 안하고 버틸 리는 없으니까.어쩌면 염라대왕도 병세를 미루거나 누르는 정도밖에 할 수 없었을 것이다.“돌아가시죠.”진시우는 무심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제는 이형민의 전화도 받기 싫어졌다.일단은 한민석이라는 그 사람 이대로 내버려둘 생각이다. 오늘 일은 진시우 말고 그 누구도 따질 입장이 안 되니까.한민석이 만약 도리를 따지는 사람이면 진시우를 적대하지 않을 것이고, 만약 도리를 따지지 않는 사람이라면 진시우가 존엄을 버리지 않는 한 한민석은 그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강북 경계.“우리 정말 이대로 돌아가요?”정민철
김성욱 그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마음이 기뻤다.‘조장님도 그 녀석을 가만 두지 않는다고 했어!’순만철은 근처의 한 곳을 찾아 호텔을 잡았다.그리고 핸드폰을 꺼내서 한민석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울, 한민석 숙박 호텔한민석과 이형민이 함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민석 얼굴이 창백해지고 호흡이 가빠졌다.이형민은 이에 긴장한 기색을 보이며 급히 다가가서 물었다.“한 선생님, 왜 그러십니까?”“병이 재발한 것 같아요...”말을 마친 한민석의 입가에 갑자기 피가 흘러내렸고 다음 순간 그의 이목구비가 뒤엉킨 듯 고통스러워 보였다.이형민은 놀라서 당황하며 말했다.“제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정... 정봄...”한민석은 말을 마치고 나서 바로 눈을 감고 회복을 취하였다.이형민은 방해하지 않고 사람을 시켜 정봄을 찾아오게 했다.정봄라는 여자아이에 대해 이형민도 알고 있었다. 염라대왕의 제자이니까.서울 천재이고 염라대왕의 밑에서 학업을 마쳤을 때 그녀를 빼앗으려는 사람이 많았다.다행히 정봄은 고향에 대해 감정이 남아있어 서울 장무사를 선택했다.정봄은 전화를 받고 바로 장무사에서 달려왔다.정봄이 오자 한민석은 눈을 떴다.“절 도와주세요!”정봄은 염라대왕의 제자이자 희망자 중 한 명이다.도움이 안 되더라도 염라대왕에 연락하여 물어볼 수 있다.한민석 지위가 아무리 높아도 염라대왕의 연락처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그런 사람은 권력과 위세에 의지해서 번호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비록 진시우 정도의 의술은 아니나 그래도 염라대왕의 제자로서 한민석 상황이 매우 위급하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차렸다.“잠깐만요!”맥을 짚고 나서 정봄의 그 곱고 아름다운 얼굴은 무거운 기색이 역력했다.“죄송하지만 제가 해결할 수 문제가 아니라서 제 사부님한테 여쭤봐야겠어요.”한민석과 이형민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바로 이 기회였다.정봄은 핸드폰을 들고 사부의 번호를 눌렀다.“사부님, 접니다. 지금 대하세요?
“아니, 그게 아니라, 난...”거역할 수 없는 염라대왕의 말.“빨리 움직여, 아니면 한민석의 목숨이 위태로울 거야.”정봄은 어쩔 수 없이 스피커를 켜고 한민석 웃옷을 벗게 했다.한민석의 허약한 목소리가 들렸다.“신의님...”염라대왕은 숙연하게 말했다.“편하게 말씀하세요. 지금 제가 봄이한테 침을 놓으라고 할 건데 불편한 점 있으시면 양해 부탁합니다.”염라대왕의 성은 이씨이고 본명은 태만이다.한민석이 말했다.“그럼 부탁할게요.”정봄은 염라대왕의 지시에 따라 침을 놓았다. 멘탈이 좋아서 다행이지 다른 사람이면 아마 당황했을지도 모른다.침술이 끝나고 한민석의 상황이 완화되었다.“정말 감사합니다.”한민석이 감사를 표했다.염라대왕도 정중히 답했다.“한 선생님 상황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도 몇 년 동안 세계를 돌아다니며 고서를 읽어보았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했습니다.”“이번도 저를 찾아오셨죠. 근데 시간을 허비하지 마세요. 저도 치료할 수 없습니다.”염라대왕의 이 말을 들은 한민석의 눈에 슬픈 빛이 떠올랐다.‘염라대왕도 속수무책이면 나 죽어야 하나?’정봄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사부님, 정말 방법이 없나요?”서울 바닥 사람이니 한민석의 신분에 대해 정봄도 알고 있었다.염라대왕이 한숨을 내쉬었다.“방법은 있는데 아무도 할 수 없어. 한 선생을 치료하려면 세 가지 침이 필요해.”“오룡환명침, 주천환신침, 그리고 혈연명신침.”“첫 번째 침은 알고 있어. 문제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침이야. 고서를 번졌지만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어.”“특히 세 번째 침은 나도 야사에서 한 번만 본 거라 진정성이 의심스러워.”“근데 한 선생의 증상은 그 고서에 기록된 것과 같았어. 기재된 내용에 따르면 혈연명신침이 제일 중요하대.”정봄은 그 말을 듣고 뭔가를 떠올렸다.‘진시우가 아는 침일 수도 있어.’“사부님, 제가 진시우한테 여쭤볼까요?”염라대왕은 그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었다.“그 자식이 그렇게 믿음이 가?”정봄이 당황하
“아가씨, 삼십만 원만 빌릴 수 있을까요?”“거... 거기 서! 다가오지 말라고!”진시우는 눈앞의 여자가 자신을 보고 너무 놀라자 어색한 나머지 기침을 했다.“아가씨, 저 나쁜 사람 아니에요. 돈만 빌리려고 했을 뿐이에요. 진짜 다른 의도는 없어요!”임아름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가방에서 돈을 꺼낸 뒤 차에 올려놓고 황급히 뒷걸음질 쳤다.“너, 너 이돈 갖고 꺼져!”돈을 본 진시우가 감격해 표정으로 말했다.“아가씨 너무 고마워요. 옛날 속담이 틀리지 않았어요. 아름다운 사람은 심성마저 착하다. 전화번호를 알려주시면 돈을 갚..”“필요 없어! 그 돈 갖고 꺼져!”임아름은 이 남자가 자신한테 나쁜 짓을 저지를 것만 같았다.출장에서 막 돌아온 그녀는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할아버지 병을 고쳐줄 의원님을 모시러 가는 길이었다.갑자기 담장을 타고 나타난 남자가 그녀의 혼을 쏙 빼놓았다.남자가 나타난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이 자리에서 죽는 상상까지 했다. 다행히 그 남자는 돈만 달라고 했을 뿐이다.“이거 참, 미안해서 어떡하죠. 전 그냥 돈만 빌리려고 했는데!”진시우는 어쩔 바를 몰랐다. 봉사부의 명으로 온양시에 온 그는 사부의 은인을 찾아뵙는 길이었다. 그런데 이 망할 영감 사부가 그의 돼지 저금통을 홀라당 날려 먹은 것이 아니겠는가. 천오백만이 있었던 돼지저금 통에는 만 원 지폐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그돈으로 사부의 은인도 찾아야 한다...며칠간 밖에서 먹고 잔 그의 행색은 그야말로 상거지 꼴이었다. 이런 모습으로 사부의 은인을 차아뵐 수는 없었다.혼신의 사투 끝에 겨우 마음씨 착한 여자를 만날 수 있었다.임아름은 이를 악문 채 소리쳤다.“당장 꺼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어... 아니 아니 아니! 나 갈게!”돈을 손에 쥔 진시우는 줄행랑을 쳤다. 임아름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쉰 후 신속하게 차에 올라타 출발했다. “사기꾼!”놀란 마음을 진정한 임아름은 너무 화가 나 입술을 꼭 깨물었다. 돈이 필요한 사람이
진시우의 표정이 눈에 띄게 당황했다. 허, 이거 일이 즐겁게 됐네.임호군의 저택으로 오는 길에 우연히 만나 돈을 빌린 미녀가 임호군의 손녀라니.할아버지 말대로 예쁘장한 얼굴에 훤칠한 키, 이기적인 자태의 소유자였다. 거기에 슈퍼모델급 몸매라니, 완전 연예인 급이었다.진시우를 본 순간 임아름의 표정이 눈에 띄게 날카로워졌다. 사기꾼이 자신의 앞길을 막아선 장면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아름아! 진시우에게 그러면 안 돼! 너의 남편이 될 사람이야!”임아름이 진시우에게 삿대질하는 광경을 본 임호군의 표정이 엄숙하게 변했다.할아버지의 말에 충격을 받은 임아름은 이를 악물며 물었다.“할아버지, 장난치시는 거죠? 쟤가? 내 남편이 될 사람이라고요?”임호군이 잔 기침을 하며 말했다.“이 할아버지가 너를 위해 골라온 최고의 신랑감이야. 시간이 지나면 이 할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될 거야!”그는 진시우의 사부를 처음 만난 그 광경을 평생 잊지 못했다. 아마 신선이 있다면 바로 그 모습이라고 확신했다.그런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면 가족에 좋은 일만 가득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임아름이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 저 남자랑 결혼 못 해요! 쟤가 얼마나 나쁜 사기꾼인데요! 아까...”“시끄러!”화난 임호군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네가 아무리 내 친손녀라고 해도, 진시우를 모욕한다면 참지...”말을 하던 임호군의 숨이 가빠지기 시작하더니 심하게 기침을 해댔다!진시우가 다급하게 물었다.“할아버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아... 할아버지! 괜찮으세요?”“나......”임호군은 눈이 뒤집히더니 그대로 소파에 쓰러졌다.“할아버지!”임아름이 한 걸음에 달려왔다.표정이 굳어진 진시우가 할아버지의 맥을 짚으려던 그때, 임아름이 그를 밀쳐내더니 있는 힘껏 쏘아붙였다.“꺼져! 이게 다 너 때문이야! 할아버지 몸도 안 좋으신데 너 같은 게 나타나서!”진시우의 미간이 깊게 찌푸러졌다. 저택 현관문에서 진시우를 기다리는 임호군의 모습을 본 그는 임호군의
“아버지!”임하운의 표정이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영감이 제대로 미친 것인가?어디 근본도 없는 놈에게 아름이를 맡긴다고!?그는 다급한 목소리로 임호군에게 말했다.“아름이 결혼은 우리 집 대사입니다. 이렇게 빨리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요!”임호군의 미간이 찌푸려 졌다.“우리 집 사위로 진시우가 제격이야, 네 생각은 안 그러냐?”임하운의 얼굴색이 어두워졌다.“아닙니다. 조금 이른 감이...”“아름아, 할아버지 말도 듣지 않을 셈이냐?”임하운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려고 하자 그의 눈빛은 임아름에게로 향했다.“할아버지, 저.... 저는...”결혼이 너무 하기 싫었지만, 자신이 할아버지의 마음을 거절한다면 할아버지께서 또 쓰러지실까 두려웠다.“결혼은 정상적으로 진행해. 걱정하지 마, 할아버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몸을 일으키고 싶었던 임호군은 다리에 힘을 주었다. 이 작은 동작 하나로 진시우가 혈자리에 놓은 침의 위치가 변하게 되었다.임호군의 얼굴색이 삽 시에 새하얗게 질리더니 땀방울이 그의 머리에서 뚝뚝 떨어졌다.이 모습을 지켜본 임아과 다른 사람들은 어쩔 바를 몰랐다.“할아버지, 어디가 불편하세요?”당황한 임아름은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결혼할게요, 할아버지. 진정하세요!””조 의원!”임하운이 조 의원을 다급하게 불렀다.임호군의 맥을 짚어본 조 의원은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어, 어떡하지? 임 노인의 기가 흐려졌어요.”이런 변수는 그의 예상에 없었다!임 노인이 깨어나야 되는 시간도 6시간 후의 일이었는데!조 의원은 다급하게 침을 임 노인의 혈자리에 꽂았으나 나아지지는 않고 도리어 임호군이 피를 토해냈다.“아버지!”당황한 임하운 부부가 조 의원에게 소리쳐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채 임 노인에게 응급처치를 해보았지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임호군의 온몸이 간질병 환자처럼 떨리기 시작했다.“죄, 죄송합니다... 제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