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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6화

조희령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오만했던 행패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거듭 망설이다가 그녀는 마침내 원치 않는 결정을 내렸다.

“염무현, 네가 이겼어.”

조희령은 입술을 깨물며 마지못해 말했다.

“사과할게. 그날 일은 우리가 잘못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라는 네 글자를 말하는 것이 그녀에게는 하늘만큼 어렵다.

조희령은 이렇게 커서 여태껏 항상 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녀 앞에 무릎을 꿇는 타입이다.

부잣집 공주님으로서 오만하고 자존심이 세기에 사과할 일도 없을 운명이었다.

“소리가 너무 작아서 뭐라고 했지, 못 들었어.”

염무현은 일부러 난이도를 높인다.

이를 악물고 있던 조희령은 어쩔 수 없이 목소리를 높였다.

“미안하다.”

이것은 그녀에게는 수치와 큰 모욕을 안겨주는 것과 다름없다.

“잘못된 거 아니야?”

염무현은 일부러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원래 내 말은 너희 둘이 피해자에게 사과하라고 한건데 나한테 사과하면 뭐 하냐.”

“너...”

조희령은 기가 차서 눈에서 불꽃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감히 나를 놀려?”

“분명히 네가 생각없이 잘못 이해했어. 내 사형은 호의로 주의를 주었는데 너는 오히려 사람 속도 모르고 말이야.”

소정아는 반박했다.

조희령은 이를 악물고 차오른 화를 억제했다.

“엄마가 저러고 침대에서 내려오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같이 가서 사과해?”

“간단해. 이 약을 먹으라고 해.”

염무현은 손을 번쩍 들었다.

회색 알약 한 알이 조희령의 얼굴에 그대로 떨어졌다.

조희령은 아무런 준비도 없었기에 놀라서 두 발짝 뒤로 물러났다.

알약은 땅바닥에 떨어져 굴렀다.

조희령이 화를 내려고 하자 염무현은 먼저 말했다.

“이 약은 한 알뿐이니 내가 너라면 빨리 줍겠는데?”

“어쨌든 그건 네 엄마의 목숨이야.”

알약이 바닥에서 멀리 굴러떨어져 먼지와 더러운 것이 묻어버렸다.

그러나 조희령은 이를 악물고 허리를 굽혀 주울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게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용서 못 해.”

말을 마치자 그녀는 몸을 돌려 떠나려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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