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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장운희는 마음이 복잡했지만 그래도 그대로 하기로 결정했다.

이내 꽁꽁 묶여 있던 유시인이 끌려왔다.

유시인의 푸르스름한 코와 부은 얼굴, 헝클어진 헤어스타일, 쭈글쭈글한 오피스룩, 검은 스타킹에서 눈에 띄는 찢김을 드러낸 걸 보아 그녀는 분명히 학대를 당한 적이 있었다.

“시인 씨. 몸은 어떻나요?”

염무현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유시인은 썩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저는... 괜찮습니다.”

그녀는 상대에게 납치당해도 굴복한 적이 없다.

마성운과 장운희는 번갈아 가며 치유단의 비밀을 캐물었지만 그녀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염 씨. 내 남자 친구를 빨리 풀어주지 못해?”

장운희는 권총을 꺼내 유시인의 관자놀이에 조준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천한 놈을 때려죽이겠다. 이놈아!”

마성운은 상황을 보자마자 칭찬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렇지!’

마성운은 아까는 왜 인질을 이용할 생각을 못 했을까 속으로 후회하고 있었다.

‘분명히 인질의 안위를 이용하여 염무현을 협박할 수 있는데 왜 굳이 그와 싸우려고 했을까.’

“들었어? 그렇지 않으면 당장 쏠 거라고.”

장운희는 손을 들어 유시인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눈살을 찌푸렸다.

유시인은 두피가 찢어지는 고통을 겪고 있었다.

염무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더니 결국 오른발을 스스로 걷어내고 뒤로 물러섰다.

마성운은 압력이 확 줄어든 것을 느끼고 즉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놈아. 너 아까는 그렇게 날뛰더니.”

마성운은 즉시 자신감을 되찾고 국면이 통제되고 있다고 생각하자 자신도 모르게 어깨가 올라갔다.

“네가 잘 치는 것을 인정할게. 근데 그렇다고 뭘 할 수 있겠니?”

“아무리 빨라도 총보다 빠르겠어?”

“총알은 피할 수 있어도 주변 사람들이 피할 수 있다고 장담해?”

이 녀석은 분명히 무릎을 꿇고 고개를 들어 염무현을 올려다보고 있는, 마치 개미와도 같으면서 무턱대고 염무현을 개미로 여기는 기시감이 들었다.

염무현을 당장이라도 이길 것 같았다.

장운희도 덩달아 같이 비아냥거렸다.

“네가 얼마나 위풍당당한 줄 알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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