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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같은 시각, 염무현은 이미 인사팀에 도착해 자신의 이력서를 건네주었다.

면접관은 남자 2명, 여자 1명 모두 세 명이었다. 가운데 앉아 있는 사람이 바로 인사팀 팀장 한석준이었고 왼쪽에는 그의 비서, 오른쪽에는 염무현을 데리고 온 여자가 앉아 있었다.

염무현은 책상 위의 카드를 보고 그녀의 이름이 하지연이라는 것을 알았다.

좌석 배치로 미루어 볼 때, 하지연의 직급은 비서보다 낮은 보통 사원일 것으로 짐작했다.

한석준은 염무현을 쳐다보더니 눈가에 이상한 웃음이 번지고 표정에는 경멸이 가득했다. 감방에서 4년이나 있다가 금방 풀려난 녀석을 골탕 먹이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그는 심지어 도명철이 쓸데없는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일로 여러 번이나 인사를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또 이건 도명철이 이 문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 오늘 내가 제대로 혼내주마!’

“이름, 나이, 성별, 학력에 대해 말하고 1분 안에 자기소개하세요.”

한석준은 이력서를 들고 명령하는 말투였다.

말투는 차갑고 표정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면접이 아니라 범죄자를 심문하는 격에 가까웠다.

염무현은 그의 태도에 순간 기분이 나빴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력서에 모두 있는 내용인데 안 보시나 봐요?”

감히 말대꾸를 하다니!

혜리 그룹의 급여 수준과 복리후생이 다른 회사에 비해 월등히 높았기 때문에 면접 보러오는 지원자들은 저마다 공손했고, 면접관에게 정중한 태도를 보였다.

‘전과자 주제, 성격은 또 고약하네!’

인사팀 팀장으로서 한석준은 자신의 권위가 도발 당했다고 느껴 벌컥 화를 냈다.

“탁!”

이력서를 탁자 위에 내던진 한석준은 엄하게 소리쳤다.

“묻는 말에나 답해. 너에게 질문할 권리 따위는 없어. 알겠어? 감옥에서 그렇게 오래 썩었으면서 이 정도 규칙도 못 배운 거야?”

염무현의 눈이 매서워졌다.

그의 이력서에는 언급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한석준이 이렇게 단언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누군가 미리 알려줬을 것이다.

한석준의 태도로 보아, 그는 지금 일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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