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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화장실 청소가 그렇게 체면이 서는 좋은 일자리면 한석준 씨가 하든지.”

공혜리가 차가운 말투로 호통을 쳤다.

하마터면 한석준 때문에 일을 그르칠 뻔했다고 생각하니 공혜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예전 같았으면 벌써 김범식에게 한석준을 없애버리라고 하고도 남을 공혜리였다.

“네? 사장님, 농담하시는 거죠?”

한석준이 넋을 잃은 채 되물었다.

공혜리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부로 한석준 씨는 인사팀 팀장에서 청소 도우미로 강직합니다. 하기 싫으면 나가요.”

“그리고 둘은…”

공혜리는 곱지 않은 눈빛으로 비서와 하지연을 쳐다봤다. 비서와 한석준이 한통속이 되어 염무현에게 뭐라 하는 걸 공혜리는 분명히 들었다. 공혜리는 둘이 한편이라고 생각했다.

감히 염무현에게 불경스럽게 대하다니, 다 잘라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염무현이 정의의 사도처럼 발언했다.

“하지연 씨는 그래도 아주 공정했습니다. 보기 드문 좋은 사원이더라고요.”

공혜리가 바로 염무현의 뜻을 알아챘다.

“벌이 있으면 상도 있어야죠. 인재라면 아껴야죠. 당신이 한석준 씨 자리를 대신해 오늘부터 인사팀장입니다.”

“제가요?”

하지연이 놀라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입사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승진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SJ 그룹 같은 회사에서 정상적인 진급 규정으로 보면 일반 사원은 적어도 5년이 지나야 팀장으로 진급할 기회가 생긴다. 그것도 능력이 매우 뛰어나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비서는 이런 파격적인 인사가 너무 부러워 얼른 아부를 떨기 시작했다.

“팀장님, 축하드려요. 앞으로 제가 비서로 모실 테니 잘 부탁드려요. 걱정하지 마세요. 업무에 최대한 빨리 적응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보필하겠습니다.”

공혜리가 바로잡았다.

“당신은 여전히 한석준 씨 비서입니다.”

“하지만 한석준 씨는 화장실 청소하러 가라고 하지 않았나요?”

비서가 눈이 휘둥그레서 물었다.

공혜리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그래서 도와주러 가라는 겁니다. 화장실이 그렇게 많은데 혼자서 어떻게 다 청소하겠어요? 전에도 그렇게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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