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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이 모든 사단의 시작인 도명철은 제일 방자하게 웃고 있었다.

남자가 돼서 화장실 청소를 받아들이다니, 정말 배고프니 아무거나 주워먹는다고 생각했다.

회사에는 남자 화장실만 있는 게 아니라 여자 화장실도 있다.

우예원이 복잡한 표정으로 염무현을 쳐다봤다. 마음이 복잡했다. 원래는 그저 염무현이 자기와 동료가 되는 게 싫었을 뿐이었다.

그녀의 인상 속에 공부와 인성이 다 뛰어난 염무현은 체면을 중요시했던 걸로 기억했다. 하지만 지금은 일자리를 위해서 자존심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우예원은 기분이 나아지질 않았고 염무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사실 도명철이 한석준을 끌어들여 염무현을 괴롭히는 것도 다 그녀 때문이었다.

일이 이렇게 된 건 우예원도 잘못이 컸다. 그녀는 어떻게 이 일을 부모님에게 설명할지 머리가 아팠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하지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기분 나쁘다는 듯 말했다.

“염무현 씨는 영업부에 정식으로 임용된 사람이에요. 입사 절차도 이미 마쳤고요. 앞으로 여기서 같이 업무를 볼 예정입니다. 화장실 청소는 무슨 뜬금없는 소리예요.”

염무현은 이미 모든 상황을 꿰뚫었다. 사람들이 도 매니저라고 부르는 이 사람이 화장실 청소라는 단어를 내뱉었다는 건 한석준과 한통속이라는 뜻이다.

“영업부? 저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그럴 리 없어요.”

도명철은 당연히 믿지 않았다. 자기가 직접 시킨 일인데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도명철이 한석준을 찾아가지 않아도 염무현이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는 영업부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다.

영업부의 급여가 제일 높은 건 회사 전체가 아는 사실이었다. 우예원처럼 미모와 능력을 겸비한 사람도 3개월간 수습을 거친 후 3개월간의 인턴 생활을 다 채워야만 정직원이 될 기회가 있었다.

염무현은 오자마자 정직원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금방 제가 직접 염무현 씨의 입사 절차를 끝내고 오는 길입니다.”

하지연은 빈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했다.

“앞으로 염무현 씨가 앉을 곳은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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