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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작은 삼촌, 여기는 어쩐 일로 오셨어요?”

공규성은 표정이 어두웠다. 기분 나쁘다는 티가 얼굴에서 확 났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내가 안 오면? 이 집을 너한테 맡기는 게 아니었는데.”

“형님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너는 형님 데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 하고. 서해병원이 뭐가 어때서 다시 여기로 돌아와. 여기 조건이랑 서해병원이랑 어떻게 비겨? 돌아온 건 그렇다 치고 병원에 입원도 안 시키고 집에 데려온 건 또 뭐야?”

“집에 데려와 놓고는 관리도 안 하고, 맨날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설치기나 하고. 바자회 같은 건 왜 하는 거야? 사람들 웃음거리나 사게.”

“결정했어. 오늘부터 형님 병과 공 씨 집안의 일체 사항은 다 내 동의를 거쳐야 해. 여자가 돼서 더 이상 끼어들 생각 하지 마.”

공혜리가 순간 발끈했다.

“아빠를 좀 봐봐요.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어요. 신의님을 모셔서 치료도 하는 중이고요. 멀지 않아 곧 훌훌 털고 일어나실 거예요.”

“좋아지긴 무슨. 아직 혼수상태잖아. 신의는 개뿔. 사기당한 게 틀림없어. 그 신의 지금 어딨는데?”

공규성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시선을 염무현에게로 돌렸다.

“설마 저자야?”

공혜리가 얼른 소개했다.

“이분이 염무현 신의님입니다. 3년 전에…”

“젠장, 진짜 저 사람이야?”

공규성은 눈을 부릅뜨며 공혜리의 말을 잘라먹었다.

“사기꾼도 사기꾼다워야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신의로 둔갑해? 인생 다 살았어?”

“이분은 내가 외국에서 데려온 전문가야. 지금은 세계 1위인 MS 병원 본부에서 일하고 계시고 첨단 의학 프로젝트를 여러 개 주도하고 있지. 업계의 뛰어난 인재가 틀림없어. 봐. 다들 잘 봐.”

공규성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오늘 진짜 신의님을 모시게 되어서 기분이 좋거든? 그래서 봐주는 거니까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꺼져. 신의님이 우리 형님 진료하는 거 방해했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책임질 거야?”

“괜찮습니다. 저는 치료할 때 그렇게 많은 걸 따지지 않아요. 누구든 옆에서 관람하면서 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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