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우, 나는 너 같은 아들을 둔 것이 조상님들께 미안할 정도로 수치스러워!”소명우도 화가 나서 소리쳤다. “분명히 소정아의 잘못입니다. 증거가 이렇게 많은 데 틀림없어요.”“지랄하지 마.”소천학은 아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눈이 발바닥에 있냐? 자기 딸도 안 믿고?”“정아는 어릴 때부터 얌전하고 말을 잘 들어서 도둑질을 할 리가 없어. 딱 들어도 누군가가 정아를 모함에 빠뜨린 거야.” 이 말을 들은 소정아는 마음이 따뜻해졌다.전에 같았으면 그녀는 분명 감동의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가족 중 오직 할아버지만이 자기를 믿었으니 말이다.하지만 어젯밤 이미 할아버지보다 그녀를 더 믿는 사람이 있으므로 지금은 감동의 느낌이 덜 났다.소천학은 손녀를 믿는 것보다 연무현을 더 믿는다.염라대왕 같은 큰 인물까지 직접 나서서 복수하는 것은 소정아가 누명을 쓴 것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염무현이 마인영을 불구로 만들 정도로 화가 났을 리가 없다.염라대왕이라는 이런 지위, 이런 신분으로는 여자에게 손을 쓰지 않는다.그가 이렇게 한 이상, 그것은 답이 딱 한 가지다.마인영이 염무현이 아끼는 사람을 다치게 해서 그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렸다는 것이다.아무래도 경험이 많은 소천학은 그 자리에서 이 점을 깨달았다.그래서 그는 팔을 휘둘러 아들에게 뺨을 한 대 더 날렸다. “정아를 위해 나서지 않은 것도 모자라 감히 네 아버지를 속여? 누가 너에게 그 배짱을 주었어?”소천학은 화가 난 수사자와 같아 이글이글 타는 눈빛을 하고 말했다.“설령 소씨 가문 전체를 바쳐서라도 마씨 가문과 끝까지 싸워 정아의 누명을 벗길 거야.”영문을 모르는 소명우 그냥 눈만 멀뚱멀뚱 떴다. 태어날 때부터 밑져야 본전인 딸인데 어르신이 이렇게 중시하는 게 왜서인지 소명우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그러자 한 부족이 급히 달려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어르신, 방금 마씨 가문의 3대 무관이 오늘 문을 열지 않은 것을 확인했습니다.”“조사해보니
“할아버지 별 말씀이세요. 저와 정아는 어릴 때부터 친구였으니 서로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소천학의 감사의 표현에 소하는 좀 놀랐다.그녀는 평범한 가정 출신이라 소정아가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가 아니었다면 소정아와 친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소하한테 있어서 소씨 가문은 더더욱 넘볼 수 없는 상대이다.“참 철이 든 아이구나. 우리 집 정아처럼 말이야.”소천학은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 집에 자주 놀러 와. 할아버지가 이제는 나이가 드니까 너희 같은 젊은이들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해.”“그래야 할아버지도 젊음을 잃지 않고 요즘 세상과 벽을 쌓지 않게 되지.”“앞으로 정아와 함께 본채에서 지내. 사랑채에 객실도 있고 안에 뭐든 다 있어.”소하는 급히 급히 말했다. “감사합니다, 할아버지!”소천학은 너무 기뻐서 서둘러 세 사람을 자리에 앉혔다.네 사람이 웃고 떠드는 것을 보고 소명우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고 믿을지언정, 눈앞의 이 모든 것이 너무 현실적이지 않았다. 어르신이 지난번 중독하고 치료된 후로부터 마치 딴사람이 된 것 같았다.전에 소천학은 그저 몰래 소정이를 이뻐했을 뿐, 절대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설령 소천학이 가장이라고 해도 남존여비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소정아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소정아 곁에 있는 보잘것없는 절친마저도 이렇게 챙긴다는 게 이상했다. 소명우가 가장 받아들일 수 없는 점은 어르신이 마씨 가문에 대한 태도다. 그의 말뜻을 들어보면 마씨 집안과 끝까지 맞서 보겠다는 것인데 그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마씨 가문은 안성시에서 3위 안에 드는 부자이고, 마건승은 어둠의 세계의 왕이기도 하다.3대 무관이 없어졌다고 해도 마건승의 손에 넘치는 것이 목숨을 바치고 그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마씨 가문은 심지어 무력을 사용할 필요도 없이 상업적인 수단만으로 소씨 가문을 완전히 짓밟을 수 있다.그들이 소씨 가문을 없애는 것은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다. 마씨
사실 마인영은 여정수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이것은 단지 여정수의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여정수가 자기 가문보다 나은 마씨 가문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인영도 자기 집안보다 훌륭한 가문과 교제하고 싶을 것이다. 사람은 높은 곳으로 가고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말이 있다시피 마인영은 여정수한테 시집갈 리가 없다.여정수는 바보가 아니다. 그는 자신이 소명우가 보는 앞에서 거절하면 소명우는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여정수는 그렇게 되게 두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도움 요청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여정수는 소명우를 진정시키기로 했다. “얘기는 해볼게요. 하지만 인영 아가씨가 용서할 수 있을지는 저도 보장할 수 없어요.”“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최선을 다해볼게요.”“어쨌든 사고를 친 것은 염무현이고 소씨 가문은 불의의 재난을 당한 셈이니, 인영 아가씨가 너그럽게 이해해줄 거라고 믿어요.”소명우는 감격에 겨워 말했다. “그래그래.”“정수 네가 도와준다면 반드시 인영 아가씨를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그럼 좋은 소식 기다릴게.”전화를 끊은 여정수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꿈 깨요.”반대편, 마씨 집안에서 마건승은 마호가니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네모난 얼굴에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는데 화를 내지 않았는데도 무서웠다. 옆 사람들은 모두 조심스러워 숨도 크게 못 쉬었다. 설령 마건승의 노여움을 사서 자신이 그 재수 없는 화풀이 통이 될까 봐 두려웠다.어젯밤, 3대 무관이 졌다는 소식에 마건승은 화가 났다. 염무현 하나를 처리하는 것은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3대 무관을 잃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딸 마인영을 데리고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라고 전해온 것은 더없이 치욕스러웠다. 마건승은 평생 누구도 감히 그에게 이런 요구를 한 적이 없다.화가 난 마건승은 칼을 들고 염무현을 찾아가 목숨을 걸겠다고 했다.결국 부하들이 말렸다.
방안에는 코를 찌르는 약물 냄새가 가득했다.침대에 누워 있는 마인영의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무서울 정도로 창백했다.그녀는 팔다리에 깁스해서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그녀는 고통스러운 표정이었는데 어떤 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듯 처절한 소리를 냈다.“아…아파 죽겠어요.”마건승은 창가로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걱정이 가득 찬 표정으로 물었다. “딸아, 괜찮아?”“아빠…아파 죽겠어요. 죽을 것 같아요.”마인영은 아주 허약해 보였고 목소리도 잘 내지 못했다. 마지막 숨이 헐떡이는 듯이 언제 죽을지 모를 것 같았다. “어떻게 된 거야?”마건승은 쩔쩔매는 의사들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쓸모없는 놈들, 내가 돈을 얼마나 많이 들였는데!”“내 딸에게 무슨 변고가 생긴다면 너희들도 다 죽을 줄 알아!”사람들은 겁에 질렸다. 마건승은 안성시에서 악명이 자자하고 악랄하기로 유명해서 그가 누구를 죽이겠다고 하면 정말 살길이 없다는 뜻이다.주치의는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어르신, 정말 저희 탓이 아닙니다.”“인영 아가씨의 뼈 부상은 이미 다 치료했고 회복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이 점은 제 목숨으로 보장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아가씨에게는 아직도 정체불명의 내상이 있는 것 같습니다.”“우리는 전혀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치료할 수 없습니다.”마건승은 눈썹을 추켜올리며 물었다. “무슨 내상? 정체불명이라니?”의사는 이불을 젖히며 말했다. “직접 보세요.”마인영의 어깨너머의 피부가 자흑색을 띠었는데 다른 곳을 향해 빠르게 뻗어 나가고 있었다. 의사가 말했다. “날이 밝았을 때부터 이랬는데 처음에는 손톱만 했습니다.”“우리는 그냥 멍이 든 것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하지만 30분 만에 그릇만 한 크기로 커져 이제는 어깨 전체를 차지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우리가 검사한 것에 따르면 자흑색으로 변한 자리의 피부와 근육, 혈관이 모두 괴사할 것 같아요. 단기간에 해결하지 못하면 되돌릴 수 없을 겁니다!”“그때 되면 아가씨
마건승이 넘겨 말했다. “원인은 중요하지 않아.”“지금 상황을 파악했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 당장 그놈을 찾아!”그러자 누군가가 바로 말했다. 염씨 젊은이는 소정아와 함께 있어요. 그들은 방금 소씨네 집에 갔습니다.”“소정아한테 전화를 걸어, 당장!”몇 사람이 바쁘게 무언가를 하더니 곧 전화가 통했다.소씨네 레스토랑에서 음식이 너무 푸짐해서 세 사람은 금방 배불리 먹었다.소정아의 휴대폰이 울리자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이어 그녀는 핸드폰을 연무현에게 건네며 말했다. “사형, 마씨 집안의 마건승이라고 하는 사람이 사형을 찾는데요?”염무현은 그녀더러 스피커를 켜라고 했다.“염무현, 네가 내 딸의 몸에 손찌검했어?”스피커에서 마건승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가 지금 이를 악물고 화가 난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맞아요.”염무현이 시원하게 대답했다.마건승은 화가 나 말했다. “이놈아, 너 정말 간이 크구나. 감히 내 딸을 다치게 하다니, 죽고 싶어?”“당신 딸은 그래도 싸요. 왜 그 지경이 됐는지 묻지는 않아요?”“내가 너랑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할 겨를이 없으니 당장 와서 내 딸의 봉인을 풀어 줘.”마건승이 명령하는 말투로 말했다.염무현이 물었다. “당신이 뭔데요?”“이것만 해준다면 이전의 일은 없던 일로 하지. 다시는 이 일을 꺼내지 않겠다고 약속할게.”마건승이 하는 수 없이 양보했다.염무현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은 제가 책임을 묻고 있는 겁니다.”“너…”마건승은 화를 참으며 말했다. “한 발짝만 더 양보해서 소씨 가문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고 그들을 겨냥하지 않는다고 약속하지.”“그게 저랑 무슨 상관인데요?”염무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옆에 있던 소천학은 이 대화를 듣고 즉시 눈을 크게 떴다.“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마건승의 협박이 통하지 않자 그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당신 딸을 데리고 와서 무릎 꿇고 사과하세요.”“네가 뭔데? 내 딸을 다치게 해놓고 아직 너에
마건승은 결국 하는 수 없이 타협을 선택했다.체면이 중요하지만 딸의 목숨이 더 중요했다.자존심 때문에 딸의 목숨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은 확실히 맞지 않는다. 옆에 있던 사람들은 용기를 내어 말했다. “어르신, 사과하려면 사과의 정성이 있어야 합니다…”“무슨 뜻이야?”마건승은 사람을 잡아먹을 듯이 그 사람을 노려보았다.마건승이 보기에 자신이 사과할 의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큰 영광이었다.겁에 질린 사람들은 다리를 심하게 떨며 떨리는 목소리가 역력한 어조로 말했다. “너무 강하게 나오면 상대방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으니 성의를 보여야 합니다.”“아가씨의 목숨은 그 사람의 손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절대 태도 때문에 일을 망쳐서는 안 돼요. 체면을 차리지도 못하고 아가씨의 목숨도 지키지 못한다면 정말 큰 손해를 보는 것입니다.”마건승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너만 생각이 있냐? 네가 가르쳐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그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것 같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자기 사람 앞에서는 언제나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누구도 봐주지 않는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집에서 제멋대로인 사람이다. 한 시간 후에 소씨네 집에 수십 대의 차가 웅장하게 달려왔는데 길에 연기와 먼지가 일었다.그들의 기세가 등등한 것으로 보아 불길한 예감이 든 소씨 가문은 갑자기 난리가 났다.“뭐?!”눈을 부릅뜬 소명우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마씨 가문이 진짜 찾아왔다고? 망했어, 이번에는 완전히 망했어!”“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마건승은 결코 손해 볼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여태껏 사사로운 원한이라도 반드시 갚았습니다.”“다들 밤새워 지켜보다가 지금 딱 졸릴 시간이어서 정력과 실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데 어떻게 마씨 가문의 상대가 될 수 있겠습니까?”봉쇄만으로도 소씨 가문은 막을 힘이 없다.몇 시간 만에 소씨 가문은 사업의 절반 이상을 잃었다.주가도 하한가로 떨어졌는데 이런 상황이 며칠 더 지속되면
“자기가 한 일은 자기가 책임진다고 염무현을 넘겨주면 우리는 괜찮을 겁니다!”한 무리의 사람들이 본채에 와서 이러쿵저러쿵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소천학은 얼굴빛이 새파랗게 질린 채 나와서 호통을 쳤다. “너희들이 쥐새끼같이 겁이 많은 꼴을 보니 정말 소씨 가문의 체면이 꺾일 대로 깎였구나.”“아버지,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사람들 속에 서 있던 소명우는 한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이 일은 원래 우리 가문과 상관없는 일인데 왜 우리가 나쁜 결과를 감수해야 합니까?”“너의 말대로라면 무현 님뿐만 아니라 정아도 그들 마씨 가문에게 넘겨주겠다는 거야?”소천학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소명우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소씨 가문을 지킬 수만 있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어쩔 수 없죠.”소천학은 기가 막혀 계속 가슴을 큰 보폭으로 움직였다. “너는 아버지가 될 자격이 전혀 없다!”“집주인의 이름으로 소명우의 후계자 신분을 취소하고 오늘부터 집에서 훼방할 것을 공식 선언합니다!”소명우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말했다. “아버지께서 인정사정이 없으시니, 이 아들이 무정하다고 탓하지 마세요.”“소천학은 지난번 중독사건을 겪은 후, 노망이 들어서 더는 소씨 가문을 이끌어나가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소천학의 집주인 자리를 폐지하고 제가 후계할 것을 공식 선언합니다!”소천학은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 “이 불효자야, 네가 나를 폐위시키려 해? 네가 뭔데?”“다들 누구를 응원하는지 한번 보세요.”소명우는 득의만면하게 웃었다.많은 사람이 잇달아 소명우를 응원한다고 밝혔다.소천학의 편을 드는 사람은 드물 뿐만 아니라, 모두 나이가 들어 존재감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었다.한순간에 결과가 밝혀졌다. 소천학은 화가 나 웃음이 나왔다. “소명우, 당신의 날개가 과연 굳어져서 스승을 속이고 조상을 멸하는 일을 다 할 수 있구나. ”“아버지, 그렇게 나쁘게 말하지 마세요.”소명우는 자신의 등 뒤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 웃으며 말했
소씨 가족은 마인영의 부상에 놀랐다.그녀를 만나기 전까지 이들이 생각했던 중상이라는 개념과 현실의 차이는 꽤 컸다.많은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중상이라는 표현이 과장된 것으로 생각했다.어쨌든 마인영의 생일 파티에서 생긴 일이기 때문에 옆에 경호원이나 친구로 가득했을 것이다. 그래서 다쳤다고 들었어도 심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마씨 집안이 일부러 심하게 말한 줄 알았다.그렇게 해서 소씨 가문을 겨냥하는 정당한 이유로 삼으려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마인영의 부상은 심각할 뿐만 아니라 처절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정도임이 확인되었다.그녀는 팔다리에 깁스를 한 채 움직이지 못하고 휠체어를 타고 있었는데 괴상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심지어 머리에 거즈를 둘러 눈과 코만 보였다.언뜻 보면 이상한 미라 같았다.시선은 희미하고 호흡은 미세했다.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 마씨 가문이 소씨 가문에게 그렇게 잔인하게 한 이유가 여기 있었다. 눈앞에 친아들 소명우를 비롯한 효자현손들을 보며 소천학은 화가 나서 숨을 계속 굵게 내쉬었다.소천학은 소씨 가문이 무슨 악행을 저질렀길래 이런 이익만 보고 근시안적인 놈을 낳았는지 생각했다.어쩐지 소씨 가문이 수년 동안 조상의 영광을 회복하지 못했더라니, 다른 사람의 탓이 아니라 완전히 그들 자신의 탓이었다. 마건승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소천학 등 사람의 호의를 무시하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누가 염무현이야?”그러자 소명우가 방문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염무현, 겁쟁이 노릇을 하려는 거야?”“일을 저질렀으면 책임을 져야지. 너는 그러고도 남자야?”“나는 당신이 소정아 대신 나서는 영웅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당신도 약한 사람을 괴롭히고 강한 사람을 무서워하는 겁이 많은 사람이었네?”방안에서 소하는 놀라서 얼굴이 창백하고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이런 장면을 그녀는 어디서 본 적이 있다. 소정아는 눈썹을 약간 찡그리고 두 손은 염무현의 팔을 꼭 껴안더니 말했다. “이까짓 일이야 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