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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남들은 몰라도 친아들인 그는 아버지의 느긋한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소천학은 겸손할 뿐만 아니라 매우 검소하다.

심지어 후배들은 그가 인색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소천학은 검소할 뿐만 아니라 집안의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아야 한다고 명령했다.

그래서 아침과 저녁은 계속 죽이랑 반찬이었다.

영양 균형을 위해 아침에는 저녁보다 우유와 달걀이 더 많을 뿐이다.

수십 년 동안 매일 그랬다.

오늘은 웬일로 설날이나 명절에도 잘 나오지 않던 메뉴들까지 있어 소명우는 자기 눈을 의심하며 방을 잘못 간 줄 알았다.

“밤새 조마조마하게 보낸 우리를 위해 아버지께서 준비하셨나?”

소명우는 얼굴빛이 밝아졌다.

“어르신께서 모처럼 이렇게 큰 상을 차렸는데 사양이란 없지.”

그는 앞으로 걸음을 내디뎌서 맛있게 먹을 준비를 했다.

“다치지 마, 손님이 아직 안 왔는데 너부터 먹는 게 말이 되냐?”

소명우의 등 뒤에서 소천학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명우는 어리둥절해 했다.

“손님이요?”

그는 쉐프들과 생각이 같았다. 아침 일찍 손님을 접대하는 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맞아. 그것도 귀한 손님!”

소천학은 아무 일도 없는 척하려 했지만 기쁨을 감추지 못해 슬그머니 웃음이 터졌다.

이것을 본 소명우는 더욱 침착하지 못했다.

대체 누구길래 아버지가 이렇게까지 신경 쓰실 수 있게 아침부터 잔치를 벌리시게 했는지 궁금했다.

아침상에 술이 차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이것은 귀한 손님을 접대하는데 집안의 최고 등급이었다.

소명우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주머니에서 휴대전화가 울렸다.

꺼내 보니 발신 번호는 ‘유지호 대표님’이라고 적혀있었다.

유지호는 소씨 가문이 고액 연봉으로 고용한 COO로서 사업의 모든 일을 책임지고 있다.

이 사람은 젊고 똑똑하고 일도 잘해서 소천학 부자가 그를 무지 믿는다.

“여보세요, 대표님이 아침부터 무슨 일입니까?”

전화를 받은 소명우는 순간 안색이 안 좋아졌다.

“확실합니까?”

“네…네, 알겠습니다. 바로 어르신께 말하겠습니다!”

“급해서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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