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휠체어를 끌며 나왔다.양희지를 한눈에 알아본 서운범의 눈빛이 순식간에 분노로 번뜩였다.독한 년, 가지지도 못하고, 자신을 완전히 불구로 만들어 버린 여자!“삼촌, 저 여자가 양희지예요. 장담하는데 우리 아버지의 죽음은 분명히 저 여자와 관련이 있어요!”서운범의 시선이 남도훈에게로 향했다.“그리고 저놈도, 양씨와 갈등이 생겼을 때 저 자식도 한몫했어요. 그리고 양희지를 데려간 사람도 저놈이에요.”“뭐?”남도훈은 어안이 벙벙했다.그전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분명 무슨 오해가 생겨서 얼떨결에 여기로 잡혀 온 것이고, 억울하게 엮여서 일을 당한 게 틀림없다고, 이유가 무엇이든 자신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확신했다.그런데 지금 화살이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분명히 자신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고, 가만히 있다가 매를 맞은 것뿐인데!“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남도훈은 당황한 나머지 식은땀을 흘리며 서둘러 자신을 변호했다.“사실이 다 드러났는데도 아직도 부정해?”서운범은 화를 내며 노려보았다.“네가 아니라면 우리 아버지와 다른 사람들이 저절로 목숨을 끊었을까!”“무슨 오해가 있는 게 틀림없어요. 나는 어르신을 만난 적도 없는데 내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해요?남도훈은 계속 반박했다.서경운은 차갑게 웃었다.“인정 안 하시겠다? 얼마나 버티는지 두고 보자고. 두 다리를 부러뜨렸는데도 인정하지 않으면, 다른 곳까지 부러뜨릴 줄 알아.”“하하하, 그거 마음에 드네!”서운범이 큰 소리로 웃었다.그는 당황한 양희지를 힐끗 쳐다보며 입술을 핥더니 음흉하게 말했다 .“내가 얻지 못하는 여자는 아무도 가질 수 없어!”그가 고자가 된 건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었기에, 차라리 온 세상 남자들이 자신과 똑같은 처지가 되길 바랐다.하여 서경운이 말한 수법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그만해요!”조윤미가 갑자기 소리쳤다.“남도훈 씨가 누군지 알고 감히 다치게 만든 거예요? 뒷감당 어떻게
조윤미가 소리쳤다.“남도훈 씨, 이렇게 된 이상 숨길 게 뭐가 있어요! 진경태 씨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뒤를 받쳐주는데 왜 겁을 먹어요?”“헛소리하지 말고 닥쳐 이 멍청한 여자야! 우리 아버지는 공씨 가문과 서씨 가문 사이에 빌붙어서, 양쪽에서 다 무시하지만 그저 그 명성을 이용해 사는 사람이야.”남도훈은 조윤미가 미워 죽을 지경이었다.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더 이상 가식 떨 필요는 없었다.“그날 우리 아버지는 진경태에게 전화하지도 않았어. 솔직하게 얘기할게, 아빠는 진경태 전화번호도 모른다고! 우리 아빠는 진경태는커녕 공규석 앞에서 말도 못 하는데, 그럴 용기와 배짱이 어디 있겠어!”양희지는 어안이 벙벙했다.그녀는 줄곧 남도훈 부자의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요 며칠 시간을 내서 남기영에게 제대로 감사 인사를 전하려던 참이었다.“그럼 양 대표님을 도와준 사람이 당신이 아니에요?”조윤미도 어리둥절했다.“그럴 리가 없어요, 어떻게 그런 큰 도움을 주고 부정해요!”“도움은 무슨!”남도훈이 달려들어 그대로 조윤미의 뺨을 때렸다.“이게 날 죽이려고 하네, 내 손에 죽고 싶어?”이윽고 몇 대를 더 때리자 조윤미의 얼굴이 퉁퉁 부었다.“삼촌, 운범아, 내가 알아냈어.”서운혁은 휠체어에 실려 나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큰삼촌은 그때 공씨 집안과의 결전을 앞두고 있었기에 공규석의 양아버지인 진경태는 물론, 외부 전화는 일절 거부했어.”공규석의 대부인 진경태는 물론이고 외부 전화도 받지 않았어요.”“진경태의 연락이 닿을 수도 없었고, 그쪽에서 전화하지도 않았어. 여기 통화 기록이야.”남도훈은 곧바로 입이 귀에 걸렸다.“다들 봤죠, 나랑은 상관없다고 했잖아요!”양희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의문을 제기했다.“조금 전 기태 아저씨는 공씨 일가 앞에서 말도 못 한다고 했는데, 그럼 골드 파트너 일도 도훈 씨와 아무 상관이 없는 건가요?”남도훈은 여기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에 더 이상 숨기지 않았다.“당연히 상관없지! 우리 아
“희지가 아는 다른 놈이 도와줬을지도 모르죠!”누명을 벗는 데 급급했던 남도훈은 점점 선을 넘었다.“남자 밝히기로 유명하잖아요. 전남편이 동생 때문에 4년을 감옥에 있었는데, 출소하자마자 뻥 차버리고.”하지만 그의 말에 조윤미와 양씨 가문 사람들이 펄쩍 뛰었다.“남도훈, 자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내 딸이 얼마나 순수하고 깨끗한데, 무슨 다른 남자가 있다는 거야!서아란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남도훈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남도훈은 가볍게 코웃음치며 대꾸했다.“순수하고 깨끗하긴, 정말 그렇다면 왜 한밤중에 서씨 어르신한테 갔겠어요? 내가 분명히 봤어, 옷이 찢어져 있는걸!”서아란은 그에게 달려들어 얼굴을 할퀴려 했다.“감히 내 딸을 그런 식으로 말해, 내가 너 가만 안 둬!”그대로 당하고 있을 남도훈이 아니었던 지라, 그는 서아란을 발로 휙 차버렸다.“이 망할 할망구가 죽고 싶어! 믿거나 말거나 죽여버릴 거야!”서아란은 곧바로 울면서 호소했다.“남도훈, 감히 날 때려? 내가 얼마나 사위 대하듯 챙겨줬는데, 염무현보다 더 몹쓸 놈! 우리가 눈이 멀었지, 눈이 멀었어.”양문수와 양준우도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남도훈을 손으로 찢어버리고 싶었다.서경운은 표정이 굳어진 채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쳤다.“다들 닥쳐! 당신들의 쓸데없는 개인사에는 관심 없어. 또다시 여기서 아무 상관 없는 소리 하는 놈은 다리를 분질러 버릴 거야!”남도훈이 다급하게 말했다.“어르신의 죽음은 우리 남씨 가문과는 전혀 상관없어요, 맹세합니다! 엊그제 밤에 마침 지나가는 길에 천하 그룹에 들렀다가, 정문 앞에서 염무현이 양희지를 안고 내려오는 걸 봤어요. 전 정말 아무 짓도 안 했습니다... 아, 염무현을 찾아가 보세요. 그놈이 직접 어르신에게서 사람을 데려왔으니까 분명 연관이 있을 겁니다! 잊으셨습니까, 도련님? 그놈이 도련님을 불구로 만든 장본인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어르신에게는 아들이 당신 하나밖에 없는데, 이렇게 큰 원한을 품고 어떻게 그냥
양희지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전 아무것도 몰라요!”서경운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제자가 건넨 채찍을 손을 들었다.“그러면 다시 묻지, 그놈은 어디 숨어 있어?”“저도 몰라요.”양희지는 다시 고개를 흔들었다.서경운은 버럭 화를 냈다.“망할 년이 어디서 감히! 말하지 않겠다면 입을 열 때까지 때리겠다. 내 독공 채찍에 저항할 사람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어.”서경운은 구렁이처럼 긴 채찍을 휘두르며 검은 잔영을 만들어냈다.퍽!채찍 소리와 함께 양희지의 등에는 곧바로 피투성이 상처가 생겼다.옷과 함께 살결이 찢어졌다!엄청난 힘에 양희지는 그대로 바닥에 엎드린 채 고통스러워했다.독공 채찍에는 무수히 많은 고리가 숨겨져 있었다.채찍 한 번에 사람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였다!평소 서경운은 이 채찍으로 사람들을 휘어잡으며, 감히 반기를 드는 제자가 있으면 즉시 채찍 세 대만으로 복종시켰다.그의 제자들은 모두 고대의 무인들로 피부가 두꺼웠다.보통 사람은 채찍 한 번도 견딜 수 없는데, 하물며 양희지는 연약한 여자였다!“말할 거야, 말 거야?”양희지는 이를 악물었다.“전 몰라요!”퍽...이어서 또 한 대의 채찍이 날아왔고, 핏물이 사방으로 튀었다.양희지는 고통에 눈이 뒤집히고 처절한 비명만 입 밖으로 내뱉었다.“잘했어, 삼촌. 계속해, 멈추지 말고!”서운범은 양희지의 고통스러운 표정과 비참한 비명을 들으며 얼마나 통쾌했는지 모른다.남도훈은 고개를 숙이며 도움을 청하는 양씨 일가의 애처로운 눈빛을 못 본 척했다.“그만 해요, 제가 알아요!”서아란이 외쳤다.양준우도 황급히 말했다.“멈춰요, 그놈이 어디 있는지 말할게요!”퍽!그럼에도 세 번째 채찍이 다가왔다.양희지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더욱더 처절한 비명을 질렀고, 바닥은 그녀의 피로 얼룩졌다.양씨 일가 셋은 악에 받쳐 이를 악물었지만, 감히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알았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지?”그제야 서경운은 느긋하게 멈추라고 지시하며 콧방귀를 뀌었다.“세 번째
히스턴 호텔 프레지던트 룸.갑자기 다급한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렸다.“무현 님, 방금 고 대인님께 연락이 왔는데, 서경운이 양희지 씨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잡아가서는, 지금 서씨 가문 장례식장에서 린치하고 있답니다.”공혜리의 전화였다.“그리고 서경운 측 사람들이 지금 온 세상을 뒤져서라도 무현 님을 찾아내겠다고 난리입니다. 힐튼에 사람을 보냈으니 안심하고 떠나세요. 고 대인님께서 이미 사람들을 데리고 가면서 잘 처리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랍니다.”염무현은 인상을 찌푸렸다.“그럴 필요 없습니다. 서씨 가문 위치를 보내주세요.”서씨 가문, 영당.서경운과 제자들은 식사하러 갔고, 서씨 가문에는 몇 사람만 남아 지키고 있었다.하지만 그럼에도 양문수와 남도훈 일행은 감히 도망칠 엄두를 내지 못했다.서경운의 손바닥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예 탈출할 생각이 없었다.“이게 무슨 일이야!”서아란은 등에 피를 흘리며 심하게 다친 딸을 바라보면서 울부짖으며 통곡했다.“불쌍한 내 딸, 어쩌다 이렇게 맞았어! 염무현 그놈이 한 짓이 분명한데 왜 우리가 이 꼴을 당해야 해.”양문수와 양준우도 마찬가지로 증오에 이를 갈았다.그들은 뻔뻔하게도 한 가지 사실을 잊고 있었다. 자기들이 일부러 숨기지만 않았다면, 염무현이 어디 있는지 양희지가 모를 리 없었다.그들이 요행을 바라면서 솔직하게 얘기할 기회를 놓치지만 않았어도 양희지가 세 번의 채찍을 맞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자신의 죄를 묻고, 양심의 가책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었다.“망할 염무현, 왜 하필 서씨 어르신을 건드려서 우리 집안까지 망하게 해!”양문수는 이를 갈았다.“감히 서경철 같은 거물도 함부로 건드리다니,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놈.”양준우도 덧붙였다.“다 염무현 탓이야. 그 개자식 때문에 우리가 모두 피해를 보고 있어.”바로 그때, 어두운 그림자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봤어? 염무현인 것 같은데!”양문수
서운범은 비단 서경철뿐만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복수하고 싶었다.“그래, 조카가 원한다는데 못 가르쳐 줄 것도 없지!”서경운의 대답에 서운범은 눈을 반짝이며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답했다.“고마워요, 삼촌!”바로 그때.쾅!식당 문이 누군가에 의해 열렸고, 곧 나무로 된 문이 큰 소리를 내며 테이블을 향해 날라왔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제자들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그저 멍하니 먼지가 흩날리는 식당 입구를 바라봤다.거기에는 누군가의 실루엣이 있었고 곧 강력한 아우라가 좌중을 압도했다.염무현은 막 양희지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온 터라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는 상태였다. 그녀와는 이미 이혼했다고 해도 다른 사람이 멋대로 그녀를 괴롭히는 건 참아줄 수가 없었다.“삼촌, 저놈이에요!”서운범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염무현을 가리키며 말했다.“저놈이 바로 양희지의 전남편이자 나와 형을 그 지경으로 만든 염무현이에요!”“고작 저런 놈이 뭐가 무섭다고. 지금도 봐라, 내 제자들한테 잡혀 온 꼴이지 않냐.”서경운은 태연한 목소리로 답을 하고는 이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염무현이 제자들에 의해 끌려온 거라면 왜 제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거지?게다가 서씨 가문 저택에서 히스턴 호텔까지 왔다 갔다 하려면 적어도 반 시간은 족히 걸릴 테고, 도착한 후 위층으로 올라가 사람을 잡는 시간까지 더하면 못 해도 한 시간은 걸려야 했다.서운범이 여유롭게 식사 제안을 한 것 또한 이 이유 때문이었다.그런데 고작 15분 정도 흐른 이 시점에 염무현이 모습을 드러내 버린 것이다!하지만 상황이 어찌 됐든 염무현이 이곳으로 온 이상 이제 그딴 건 아무래도 좋았다. 서경운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염무현을 아래위로 훑으며 물었다.“내 형인 서경철의 죽음에 관련이 있나?”“내가 죽였어.”염무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서경철뿐만 아니라 4대 천왕, 8대 금강까지 모두 내 손에 죽었다.”그 말에 서경운의 눈이 매섭게 변하더니 싸늘하게
염무현은 자신을 감싼 서경운의 제자들이 마치 한낱 개미라도 되는 듯 눈길 한번 주지 않았고 시선을 오로지 서경운에게만 고정했다.3년 전, 염무현의 스승은 마승태를 데려와 염무현에게 삼천무기를 가르치도록 했고 그 보답으로 염무현은 마승태의 고질병을 치료해 주어 수명을 20년 정도 늘려주었다.마승태가 건강한 몸으로 그곳을 떠날 때 그는 이미 염무현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는 염무현을 백 년에 한 번 나온다는 천재라 칭하며 그의 천부적 재능에 감탄했다.“양희지를 다치게 만든 게 너란 말이지? 미안한데 방금 했던 말은 철회해야겠어.”염무현은 말을 마친 후 바로 몸을 움직였다.이제는 마승태가 무릎 꿇고 빌어도 서경운을 용서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그는 왼쪽 발에 무게 중심을 둔 후 오른쪽 다리를 가볍게 휘둘렀고 그 움직임이 어찌나 빠른지 잔상마저 보이는 듯했다. 곧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제자 중 한 명이 벽 쪽으로 날아갔고 벽은 충격을 흡수하지 못한 채 커다란 금이 가버렸다.발차기에 맞은 그 제자는 흉부에 커다란 자국과 함께 그 자리에서 즉사해 버렸다.염무현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다시 다리를 들어 올리더니 옆에 있던 제자의 목을 정확하게 가격했다.우두둑.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또 한 명의 제자가 즉사해 버렸다.고착 10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그는 벌써 두 명을 해치워버렸고 그게 신호탄이 된 듯 그는 수십 명의 제자를 하나하나 죽여나가기 시작했다.압도적인 힘 차이에서 제자들의 그 어떤 반항도 소용이 없었다.눈 깜짝할 사이, 기세 좋게 달려들던 제자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졌고 그중 목숨을 건진 이는 한 명도 없었다.“이, 이게 대체...”서운범은 말까지 더듬으며 눈앞의 참담한 광경에 식은땀이 멈출 줄을 몰랐다.서경운의 제자들은 서운범의 경호원들보다 강하고 실전경험도 풍부한 데다 지금은 수십 명이 고작 한 사람만 상대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결과는 전멸이었다!서운범은 두 눈으로 직접 이 상황을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게다가 식당 입구 쪽
“크흑...”서경운은 검은 피를 토하며 흉부와 복부를 아우르는 기혈에 주먹을 꽉 쥐었다.미치도록 아프다!이것이 지금 그의 뇌를 지배하는 유일한 생각이었고 오직 아프다는 감각만 생생하게 남아있었다.그는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하며 힘겹게 고개를 들었고 염무현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했다.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젊은이에게 이런 막강한 힘이 있을 줄은 아마 상상도 못 한 듯싶다.혼신의 힘을 다한 펀치였는데 상대에게 상처 하나 남기지 못했을뿐더러 되레 자신이 중상을 입게 된 것이다.서경운은 신권문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인물로 그의 선배들조차 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하여 오늘처럼 실패의 맛을 보게 된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대체 이 녀석의 정체가 뭐지? 대체 이 괴물 같은 녀석은 누구란 말인가!서경운은 염무현의 일격으로 이미 전투능력을 상실했고 결국에는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네가 강한 건 알겠다.”그는 잠깐 뜸을 들이더니 마지못해 말을 이었다.“오늘 일은 모두 나 혼자 벌인 것으로 내 두 조카와는 상관없어. 그러니 죽이려거든 나만 죽이고 애들은 풀어주는 게 어떻겠나.”“그건 안 되겠어. 더는 쓸데없는 생각을 못 하게 싹을 잘라놔야 해서 말이야. 그리고 난 네 조카들에게 이미 충분한 기회를 준 거로 아는데?”염무현의 말투에는 일말의 타협의 여지도 없었다.“나, 난 죽기 싫어. 난 아직 어리고... 그리고... 그래, 이건 모두 삼촌이 독단적으로 벌인 일이야. 그러니 나는 이만 풀어줘. 혹시 돈을 원해? 돈을 원한다면 전부 다 너한테 줄게!”어느새 정신을 차린 서운범은 선 채로 오줌을 지렸고 두 다리는 심하게 떨렸다. 서운혁도 마찬가지로 두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염무현은 비참한 몰골의 두 사람을 향해 천천히 손을 들더니 빠르게 두 번 튕겼고 이내 은색 빛이 두 사람의 머리에 박혔다. 은색 빛이 나는 물건은 바로 은침으로 그것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들 머리로 향했다.두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