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은 무진이 부른 한 간호사를 따라 vip병실로 갔고 안에는 욕실이 있어서 그녀는 피로 물든 옷을 갈아입고 또 얼굴과 몸에 있는 그 뚜렷한 핏자국을 닦았다.옷을 갈아입은 후 간호사는 그녀에게 깨끗한 옷을 보내왔고 수현은 통증을 참으며 입은 다음 또 그들의 안배에 따라 신체검사를 받았다.이런 일을 할 때 수현은 마비된 듯 아무런 감각도 없었고 그저 간호사의 지령에 따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이미 수술실에 있었다.신체검사과, 수현은 아무런 엄중한 내상도 입지 않았고 다만 찰과상이 비교적 많을 뿐이었다. 간호사는 그녀에게 약을 발라준 후 더는 그녀의 행동을 단속하지 않았다.수현은 즉시 다시 수술실 입구로 돌아왔는데, 그 결과, 안에는 여전히 응급수술을 진행하고 있었다.수현은 손이 약간 떨렸고, 이 화면은 그녀에게 있어 조금도 낯설지 않았다.그때 은수가 그녀를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을 때도 이와 같은 장면이었다.그녀는 이 남자가 이번 역시 지난번처럼 운이 좋아서 구사일생으로 무사하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수현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뒤에서 비틀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자 가연이 벽을 짚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가연도 금방 깨어났는데, 수현이 구조되었다는 것을 알고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 후 은수가 뜻밖에도 응급실에 실려가 지금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그녀도 허약한 몸을 이끌고 재빨리 와서 어떤 상황인지 보려 했다.수현을 보았을 때 가연은 눈시울이 순식간에 빨개졌다."수현아, 너 별일 없어서 정말 다행이야."가연이 멀쩡한 모습으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수현도 매우 기뻐해하며 서둘러 그녀를 부축하여 앉혔다.가연은 수현의 얼굴에 몇 개의 상처가 더 많아진 것을 보고 마음이 매우 아팠다."미안해, 수현아, 만약 내가 아니었다면, 너도 온은수 씨도 아무일 없었을 텐데......""그런 말 하지 마. 난 후회한 적 없어." 수
의사는 초조한 수현을 바라보았다."환자분 운이 좋은 편이에요. 총알은 환자분의 심장을 맞히지 못했기에 지금은 생명에 지장이 없어요. 그래도 어느 정도 내출혈을 일으켰으니 한동안 혼수상태에 빠져야 깨어날 수 있을 것 같아요."은수가 죽음의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수현은 걱정하던 마음을 마침내 내려놓았다.또 의사에게 몇 가지 일을 물어본 후에야 그녀는 서둘러 은수가 있는 병실로 갔는데, 그제야 그 남자가 두 눈을 꼭 감고 창백한 얼굴로 병상에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수현의 눈은 또 약간 시큰시큰했지만 그녀는 눈물을 흘리는 충동을 참았고, 이때 무진도 들어왔다.수현은 그를 보고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고마워요."만약 무진이 일찍 부두에서 기다리지 않았다면, 가장 빠른 시간내에 은수를 병원에 호송하여 구급치료를 받게 하지 않았다면, 그 결과는 엄청 끔찍했을 것이다.무진은 그녀의 붉어진 눈시울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은수는 나의 절친이니 내가 또 어떻게 그에게 무슨 일 생기는 것을 지켜볼 수 있겠어요."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병상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무진은 그녀가 아주 진지하게 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약간 감탄했다.보아하니 수현도 은수에 대해 전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걱정하는 모습은 절대로 위장이 아니었다.그는 갑자기 두 사람을 한 번 더 밀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때 그도 은수가 수현을 잃은 후에 그런 퇴폐적인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그는 평생 그런 은수를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무진은 입을 열었다."아, 내가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요. 은수의 옷은 엄청 더러워졌으니까 차수현 씨가 좀 닦아준 다음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혀줘요."무진은 말하면서 황급히 떠났다. 수현도 별다른 생각하지 않고 그저 그가 정말 바쁜가 했다.수현은 화장실에 가서 물을 좀 받은 다음 깨끗한 수건을 적신 후 또 조심스럽게 짜서 부드럽게 은수의 얼굴과 몸의 핏자국을 닦았다.그의 상처
......다른 한 편.한두식은 가연을 빚쟁이에게 보낸 뒤 또 평소 자주 가던 지하 카지노에 갔다.마음속에 아무런 느낌도 없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가연도 그의 친딸이었으니까.그러나 가연의 어머니가 자신이 놀고 먹고 도박하는 것을 싫어해서 다른 남자와 도망쳤고, 또 자신의 딸도 조금도 효도하지 않고 번 돈을 자신에게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돈 많은 남자친구를 사귀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좀 도와줄 생각도 전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는 화가 났다.그에게 팔린 것도 그저 자신이 그동안 길러준 은혜를 갚은 셈이었다.이렇게 생각하자 한두식은 마음속의 죄책감이 많이 줄어들었고, 그는 또 돈을 좀 빌려 전에 진 돈들을 모두 이기기 위해 다시 한번 도박을 할 준비를 했다.손에 카드를 쥐고 베팅을 하려고 할 때, 한두식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렸다.그것은 오늘 가연을 데려간 빚쟁이였는데, 그는 즉시 받았다. 결국 가연을 보냈을 때부터 그들은 만약 가연이 좋은 가격에 팔린다면 아버지인 자신도 보수를 조금 받을 것이라고 말해주었다.그는 그쪽에서 또 돈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흐뭇하게 전화를 받았는데, 뜻밖에도 연결되자 맞은편에서 격노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야 한두식, 시한폭탄을 하나 보내오다니. 그녀 때문에 경매가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고. 사람과 돈이 모두 없어질 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다쳤어. 당신 딱 기다려, 나는 절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차가운 협박을 한 뒤 그 사람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한두식은 갑자기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는 가연이 뜻밖에도 도망가서 심지어 이렇게 큰 손실을 초래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갑자기 이곳에서 도박을 할 기분도 나지 않아 부랴부랴 일어나 가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고, 이미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이런 불효녀......"한두식은 생각할수록 두려웠다. 만약 빚쟁이에게 추궁당한다면 그는 절대로 살아서 돌아올 수 없기에 반드시 가연을 찾아내 다시 그녀를 보내야 했다.생각하
한두식의 말은 가연으로 하여금 땅에 쥐구멍을 찾아 숨게 하고 싶었다. 특히 무진 앞에서 이런 말을 했으니 이는 그야말로 그녀의 집안의 가장 형편없는 구석을 완전히 드러낸거나 다름없었다."이 사람 정신이 나가서 그런 허튼소리 하는 거니까 믿지 마요." 가연은 빨리 설명했다.한두식은 그녀의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그녀의 약점을 잡았다고 생각했다."왜, 남이 네 속셈을 알게 될까 봐 두려운 거야. 네가 어렵게 낚은 재벌 집 도련님이 너를 버릴까 봐? 너 같은 사람도 명문으로 시집가는 환상을 품고 있다니, 정말 웃겨."한두식은 오늘 빚쟁이가 한 말을 생각하며 용기를 내어 땅에서 일어나 가연의 손을 잡고 무진을 바라보았다."이보게 자네, 만약 당신이 정말 그녀가 마음에 든다면, 나에게 그럴만한 돈을 줘. 그럼 나도 너희들을 방해하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만약 자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나도 매정하게 그녀를 데리고 갈 수밖에 없군. 넌 나와 돌아가! 네가 이번에 그곳에서 탈출해서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알기나 하는 거야? 그들은 나를 죽일 거라고!"무진은 눈살을 찌푸리고 마침내 그가 도대체 무슨 허튼소리를 하고 있는지 알아들었다. 그는 자기가 가연을 집에 데려다 주는 것을 보고 그들이 교제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단 말인가?그리고 가연이 그런 지하 경매에 보내진 것도 그가 한 짓이었다니?무진의 눈빛은 싸늘해졌다. 아무튼 그는 앞에 있는 이 사람을 극도로 혐오하기 시작했다."아버지인 사람이 자신의 딸을 상품으로 팔다니, 수치심이 조금도 없는 건가요? 빨리 꺼져요, 그렇지 않으면 난 당신의 목숨을 직접 가져갈 수 있을 테니까요."무진은 한두식의 손목을 잡고 조금만 힘을 주었는데, 이미 사람의 뼈를 거의 으스러뜨릴 정도였다.손목에서 삐걱삐걱하는 소리만 들렸는데 뜻밖에도 자신의 손목이 부러진 것을 보고 한두식은 아파서 울부짖었고 가연을 잡고 있던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이 말을 마친 후 무진은 시기해하며 한두식을 옆으로 내팽개쳤다. 한두식은 그의 눈
유담이를 언급하자 가연도 망설였다. 유담은 그야말로 수현의 전부였으니, 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수현은 미쳐버릴 것이다. 그리고 한두식이 이렇게 매일 이곳을 지키고 있다면 정말 어떤 정신나간 일을 저지를 수도 있었다.잠시 머뭇거리다가 가연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그럼 나 올라가서 물건 정리하는 김에 유담이 데리고 내려올게요.""난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조급해할 필요 없어요."무진은 신사적으로 대답했고 가연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가연은 빠른 걸음으로 집을 향했다. 그녀의 가슴은 지금 심하게 뛰고 있었고 머릿속에는 방금 한두식의 말이 울려 퍼지며 그녀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그녀 같은 사람은 만약 수현의 친구만 아니었다면, 무진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그녀에게 다른 감정이 생길 리도 없을 것이다. 그녀에게 이런 아버지가 있는 이상, 일반 남자들도 모두 뒷걸음질칠 것인데 명문가인 육씨 가문은 더 하겠지……그녀는 그래도 있어서는 안 될 망상을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병원에서.수현은 병상 앞에서 한밤중까지 지켰고, 은수는 마취약의 효과가 지나서야 유유히 눈을 떴다.눈을 뜨자 은수는 수현이 자신의 침대 머리맡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다.잠결에 수현도 마음이 그리 놓이지 않은 모양이었다. 한 편으로는 이 자세가 정말 불편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은수를 걱정해서 편안히 자지 못했다.은수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마음은 다소 복잡해졌다. 그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찌푸린 이마를 어루만지려 했지만 손을 들자마자 어깨가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다.그는 어깨에도 총상을 입은 것을 잊어버렸다. 이렇게 맹렬하게 움직이니 상처가 하마터면 찢어질 뻔했다.은수는 힘껏 숨을 들이마셨고 수현은 그 소리를 듣고 바로 잠에서 놀라 깼다.수현은 고개를 들어 은수가 깨어나는 것을 보았고, 남자의 검은 눈동자는 지금 눈 한 번 깜박이지 않고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수현은 멍하니 있다가 곧 손을 내밀어 자신을 꼬집었는데,
수현이 자신을 걱정하고 가슴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은수는 마음이 뿌듯했다."당신을 잘 보호하는 것은 나 자신의 결정이니 당신과 상관없어. 이런 일로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도 없고."수현은 남자의 그윽한 눈빛을 보며 그 순간 하마터면 그의 그 깊은 눈동자에 빠져들 뻔했다.수현은 은수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자신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어떻게 아무런 느낌도 없을 수 있겠는가.이번에 그녀는 이 남자에게 목숨을 빚졌다. 혹은 목숨보다 더 무거운 것을 빚졌다. 만약 그녀가 정말 그 사람들에게 끌려갔다면, 아마 죽는 것보다 못할 것이다.수현은 이렇게 은수를 보고 멍을 때리다 문득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이상한지 깨닫고 서둘러 시선을 떼고 헛기침을 했다."아무튼 의사 선생님 불러올게요."수현은 병실을 나서자 밖에 몇 사람이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았다.수현은 그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이 사람들이 은수를 보호하러 왔다는 것을 알고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비록 오늘 그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지만, 그 사람들이 다시 와서 보복할지는 아직 미지수였기에 누군가가 여기서 지키고 있으면 그녀도 좀 더 안심할 수 있었다.필경 은수는 중상을 입었기 때문에 만약 어떤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의 목숨을 앗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수현은 의사를 찾아가 은수가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렸다.의사는 이에 대해 무척 놀랐다. 은수가 큰 수술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빨리 깨어났다니, 그것은 이 남자의 신체상황이 정말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해준다.의사는 즉시 병실로 가서 은수에게 검사를 했다.수현도 원래 함께 가고 싶었지만 은수가 이렇게 오래 혼수상태에 빠졌으니 배가 고플 것이라 생각하며 그녀는 병원의 식당에 가서 먹을 것을 좀 사려고 했다.그러나 지금은 한밤중이라 안에는 먹을 만한 게 없어서, 수현은 어쩔 수 없이 간단한 식재료를 찾아서 죽을 좀 끓이고 담백한 반찬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다 만든
그가 너무 예민했던 것이다……은수의 귓가는 모처럼 새빨개졌다. 그는 기침을 하며 화제를 돌렸다."나는 당신이 내가 귀찮다고 간 줄 알았어."수현은 어이가 없었다. 비록 그녀는 전에 확실히 가능한 한 빨리 한국을 떠나고 싶었지만, 은수가 이렇게 다쳤으니 그녀는 또 어떻게 그를 버리고 떠날 수 있겠는가. 그녀는 그렇게 배은망덕한 사람인가?그러나 필경 이 남자는 환자였기에 그런 허튼소리를 한다더라도 수현은 그와 따지기 귀찮았다."그래서, 의사 선생님 뭐라셔요?»은수는 재빨리 입을 열었다."방금 큰 문제가 없다고 했어. 휴식만 잘하면 되니까 걱정하지 마.»이 대답을 듣고 수현은 한숨을 돌렸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은수의 이마를 만졌는데 뜨겁지 않았다. 이는 상처가 잘 회복되고 있기에 염증과 열이 나는 상황이 없었던 것이고, 그녀는 한숨을 돌렸다."그러면 뭐 좀 먹어요. 당신은 이렇게 오랫동안 뭐 먹지 않았으니 배고프겠죠?"수현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러웠다. 은수는 그녀가 이렇게 부드러운 말투로 자신과 말하는 것을 오랫동안 듣지 못한 것 같다고 느끼며 고개를 푹 끄덕였다.수현은 일어나서 만든 음식을 들고 왔다. 그녀의 가녀린 뒷모습을 보고 은수의 눈빛에는 부드러움이 스쳤다.그는 항상 강인한 사람이었기에 아파도 줄곧 혼자 병원에 있었고, 기껏해야 윤찬이 가끔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은수는 자신의 연약한 면을 드러내는 데 익숙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 떨어져 아무도 그를 살뜰히 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해 말하자면, 그는 줄곧 엄격한 후계자를 배양하려고 했기에 더욱 아픈 은수를 그렇게 관심하지 않았다.다른 여자들은 그를 돌보고 싶을 때가 있었지만, 항상 비위를 맞추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는 이런 느낌을 싫어했다.오직 수현의 앞에서 그는 더 이상 그런 강인한 모습으로 자신을 위장하고 싶지 않았고, 단지 다치고 아플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수현은 죽을 은수의 앞으로 가져다주었다."혼자 먹을 수
은수는 가연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가장 깊은 인상은 바로 그때 수현이 가짜로 죽었을 때 그녀가 그의 신분과 지위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에게 욕설을 퍼붓는 것이었는데, 오히려 솔직한 사람이었다.무진이 이런 사람에게 관심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은수는 곰곰이 생각하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의 죽 먹는 것에 전념했다.수현도 열심히 그에게 밥 먹이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음식을 먹일 때마다 그녀는 열심히 불어서 식힌 다음 그의 입가로 보냈다.수현의 핑크빛 입술이 살짝 삐죽거리는 것을 보고 은수는 문득 키스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몸에 상처로 인한 쓰라린 고통이 그의 대담한 생각을 막았다.은수는 그저 눈을 떨구고 수현을 보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그는 죽 한 그릇을 다 먹었고, 수현은 그의 입가에 죽이 약간 묻은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내밀어 깨끗이 닦아주려 했다.은수는 이때 갑자기 수현의 손을 잡고 그녀의 손가락을 자신의 입에 넣었다.부드러운 촉감이 손끝에서 전해오자 수현은 멍해졌고 한동안 반응하지 못했다. 그녀가 이 남자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을 때,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고 마치 잘 익은 토마토와도 같았다.은수는 그녀의 당황한 모습을 보고 은근히 득의양양했다.비록 키스를 할 순 없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았다. 적어도 수현의 반응이 무척 재미있었다.수현은 재빨리 손을 거두어들였다. 그녀는 은수의 입가에 나타난 은근한 웃음기를 보고 방금 그가 고의로 자신을 희롱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수현은 그를 때리려 했지만 남자의 몸에 두꺼운 붕대가 감겨 있는 것을 보고 이런 충동을 억지로 참았다."설거지하러 갈게요."수현은 마음속의 불만을 억누르고 화가 나서 식기를 들고 나갔다. 은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입가의 웃음이 더욱 깊어졌다.수현은 그릇과 젓가락을 잽싸게 깨끗이 씻은 후 다시 제자리로 돌려보냈다.다시 병실로 돌아오자, 그녀는 은수가 윤찬에게 전화를 하고 있는 것을 들었다.수현은 그가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