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그 말이 들리자마자 여자 참가자의 몸은 곧바로 뒤로 날아가 땅바닥에 무겁게 떨어졌다.태초서원 직원은 즉시 앞으로 나아가 이 여인에게 단약을 건네며 ‘합격’이라고 적힌 팻말을 건네주었다.“합격!”시험대 위에서 태초서원 대부 1단계의 시험원은 무심하게 외쳤다.“다음.”진도하는 자신의 차례라는 것을 알았다.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시험대로 걸어가면서 동시에 두 번째 시험대를 바라보았다.그런데 독고 청은 이미 테스트 중이었다.주먹이 이미 그의 몸을 강타했고 그 순간 기운이 전부 터져 나와 몸을 보호했다.“1초!”“2초!”“3초!”독고 청의 표정은 그 어떤 것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듯 평온했다.하지만 4초가 지나자 독고 청의 이마에는 이미 땀이 흐르고 있었다.5초가 지나자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6초!”그 말이 들리자마자 독고 청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뒤로 날아갔다.하지만 부상이 심각하지 않았고 몇 걸음 뒤로 물러났을 뿐 얼굴이 창백해지지도 않았기 때문에 진도하는 독고 청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방금까지 관찰한 바에 따르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실력은 실제로 나쁘지 않았지만 대부 1단계의 사람들에 비하면 그래도 약간의 격차가 있었다.하지만 독고 청은 제 힘을 다 쓰지 않은 것 같았다.진도하는 독고 청이 적어도 7초까지는 버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독고 청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아마도 그는 단약을 삼켰으니 자신을 과시해서 관심을 끌고 싶지 않은 것이겠지?진도하는 스태프의 “합격”이라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시선을 거두었다.이때 진도하는 이미 시험대에 서 있었다.태초서원의 대부 1단계 시험원은 마흔을 넘긴 건장한 체격의 남자였다.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며 물었다.“준비됐습니까?”“준비됐습니다.”진도하는 여유로운 듯 대답했다.대부 1단계의 남자는 진도하의 태연한 모습을 보고는 언성을 높였다.“정말 준비됐어요?””물론이죠!”진도하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
눈앞에 있는 사람은 진도하가 지금까지 만난 상대 중 가장 강한 상대다.대부 1단계!용음검을 손에 쥐고 있었다면 조금 더 자신감이 넘쳤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지금 진도하는 정말 자신감이 없는 상태였다.특히 독고 청이 그에게 많은 것을 말해준 데다가 조금 전에 5초도 못 버티는 사람들을 몇 명 목격했다.같은 대부경이기 때문에 진도하는 자신이 남들보다 실력이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만약 생사를 걸고 싸운다면 같은 경지에서는 자신이 무적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대부 1단계의 펀치를 견디는 것을 자신이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무슨 일이 있어도 전력을 다하기로 했다.진도하는 서두르지 않고 몸 안에 있는 기운을 동원했다.순간 단전 안의 기운이 회전하기 시작했고 희미한 황금빛이 진도하 주위에 나타났다.하지만 이 황금빛은 진도하 자신이 느낄 수 있을 뿐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빛이었다.만약을 대비해 진도하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몸에 있는 모든 기운을 이용해 몸을 보호했다.이렇게 하면 5초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6초까지 버틸 수 있다면 합격하여 나머지 시험을 치른 후 정식으로 태초서원에 정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태초서원이 비교적 규모가 크고 제자가 많기 때문에 숨어 지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바로 이때, 대부 1단계의 펀치가 진도하에게 닿았다.퍽!주먹이 진도하를 감싸고 있는 기운에 부딪히자 펑 하는 소리가 났다.“1초.”“2초.”“3초.”“4초... 8초.”9초가 될 때까지 진도하는 여전히 침착하게 서 있었다.이 순간 시험장 전체가 끓어올랐다.“세상에, 9초까지 버틴 사람이 있다니!”“9초까지 버틴 사람이 나타났어요!”진도하가 있는 시험대에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모두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오전 내내 이곳에서 지켜봤지만 9초까지 버틴 사람은 처음이었다.아니다!태초서원이 지원 자격으로 이 방식을 채택한 이래 전국을 통틀어 9초까지 버틸 수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왜 이 주먹은 나를 보호하는 기운조차 깨뜨리지 못했지?’이 순간 진도하의 마음속에는 수만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동시에 그의 시선은 대부경 1단계인 사람에게로 향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밥 안 먹었어? 온 힘을 다하지 않고 뭐해! 기운을 쓰란 말이야! 설마 이렇게 약할 리는 없겠지?’대부경 1단계인 사람의 표정은 의아함에서 서서히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자신이 온 힘을 실은 주먹이 진도하의 몸에 닿자 솜을 때리는 것 같았다.‘이게 무슨 일이야! 대체 무슨 일이지? 이제 막 대부경을 돌파한 사람인데 어떻게 막을 수 있단 말이야! 아니, 아니. 어딘가 문제 있는 게 틀림없어!’그는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 체내의 기운을 전부 주먹에 실어 진도하의 몸을 가격했다.무슨 수를 써서라도 눈앞에 있는 이 참가자를 시험대에서 내려보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태초서원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는 것은 물론, 대부경 1단계인 사람들은 존엄성을 잃게 될 것이고,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죽어!”이 대부경 1단계인 사람은 분노의 목소리로 외쳤다. 그와 동시에 자신의 기운을 전부 쏟아부어 주먹을 휘둘렀다.시험대 아래 있던 사람들은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왜냐하면 진도하가 이미 5분 동안 저항했기 때문이다. 이게 어떤 개념이란 말인가? 진도하는 그 주먹을 완전히 막아내고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았다. 주먹의 위력을 막아냈을 뿐만 아니라 대부경 1단계의 전부 기운을 견뎌냈다.“이 대부경 1단계인 시험자가 약속을 안 지켜요!”누군가 의문을 제기했다.“맞아요. 5분을 버텼으니 이미 시험을 통과했는데 아직도 주먹으로 기운을 내보내고 있어요. 대체 왜 이러죠? 잃어버린 존엄이라도 되찾으려는 걸까요?”다른 누군가가 끼어들었다. 그러자 또 다른 사람이 외쳤다.“대초서원 사람들 정말 치사하네요! 이미 통과했는데, 당신들은 아직도 이 대부경 1단계인 시험자가 계속하게 내버려두나요? 실수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요!”태초서원의 직원은 사람들이 의의를 제기하는 소리에 초조해서 멀지
진도하는 이런 장면을 여러 번 본 적이 있었다. 이제는 대수롭지 않았다. 다만 이 일로 인해 눈에 띄지 않으려던 그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원래 그는 이 세상에서 눈에 띄지 않으려 했다. 머무를 곳을 찾은 후 조용히 부모님의 행방을 찾고, 소원과 소원의 배후에 대해서도 조사할 생각이었다.그러나 독고 청의의 말에 영향을 받아 대부경 1단계의 실력이 엄청나게 대단해서 전력을 다해 저항하지 않으면 한숨도 견딜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 주먹은 자신의 보호 기운조차 깨뜨리지 못했다. 이 일로 인해 진도하는 심란해졌다. 그는 눈에 띄지 않으려고 했지만 일이 꼬이는 바람에 자기를 과시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이제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멘탈이 강한 진도하는 이미 일어난 일이니 흐름에 맡길 생각이었다. 그는 구경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감사를 표했다.구경꾼들은 다시 한번 환호성을 질렀다. 어떻게 환호하지 않을 수 있을까?특히 탈락한 사람들은 부러운 눈빛을 보내면서도 진도하를 숭배하는 눈길로 바라보았다.모두 진도하가 버티는 시간 기록을 깼다고만 생각했지, 대부경 1단계를 완전히 버텨낼 줄은 몰랐다.도대체 어떤 실력이기에 그게 가능하단 말인가?이 순간 진도하의 이름은 모든 참석자의 귀에 울려 퍼졌다. 그들은 미친 듯이 외쳤다.“천하무적! 진도하!”솔직히 진도하는 그들의 함성에 영향을 받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합격패를 받아 들고 시험대를 내려오려고 했다.바로 그때였다. 대부경 1단계 시험관이 진도하의 뒤에서 외쳤다.“잠깐만요!”진도하는 발걸음을 멈추고 의아한 표정으로 시험관을 바라보았다. 시험대 아래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숨을 죽이고 의아해서 시험대를 쳐다보았다.이 대부경 1단계 시험관은 진도하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임 장로님, 보고할 것이 있습니다!”임 장로는 참가자 자격시험 총책임자이자 감독관이었다. 그는 멀지 않은 높은 단상에 앉아 있었다. 시험관의 말을 듣고 그가
류대현이 그 말을 하자마자 아래 사람들의 반응이 다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증거도 없이 그게 무슨 개소리야!”“그래. 당신 미X놈 아니야!”“태초서원은 이런식으로 사람을 시험해?”임 장로도 못마땅한 얼굴로 류대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증거도 없는데 왜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류대현은 여전히 전혀 주눅들지 않은 채 말했다.“만약 속임수를 쓰지 않았다면 어떻게 내 주먹에 견뎌낼 수 있었겠어요? 진도하는 대부경을 돌파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난 이미 10 년 전에 대부경 1 단계를 돌파했다고요!”류대현은 감격에 찬 목소리로 계속 말했다.“여러분, 저 사람이 속임수를 쓰지 않았다면 얼마 전에 대부경을 돌파한 사람이 어떻게 10년 전에 이미 돌파한 나에게 저항할 수 있었겠습니까?”그러자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침묵했다.사실 상식대로라면 류대현은 이미 10년 전에 대부경 1단계를 돌파한 사람인데 이제 막 대부경을 돌파한 사람이 그의 주먹을 견디기란 불가능했다.아무리 재능이 있다 해도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는 모든 것이 부질없었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아래 사람들이 외쳤다.“그래요. 상식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진도하는 천재일지도 몰라요!”“천재요?”류대현은 코웃음을 쳤다.“태초서원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 중에 천재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어요?”“맞아요. 천재가 아닌 사람이 태초서원에 어떻게 들어가요?”바로 이때 섬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모두 말을 한 사람을 쳐다보았다.그 사람은 키가 크고 마른 체격에 긴 머리를 하고 얼굴에서는 부드러우면서도 어두운 기운이 새어나왔다.“저는 개인적으로 류 시험관을 더 믿습니다. 이 사람은 분명 속임수를 썼을 겁니다.”그 사람의 말을 듣고 구경하던 사람들은 다시 한 번 침묵했다.그들은 모두 그 말을 한 사람이 추기훈이라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진도하를 제외하고 오늘 8초까지 버틴 사람은 추기훈이 유일했다.원래는 추기훈이 가장 각광을 받고 있었는데 지금은 모든 주목을 진도하에게 빼앗겼다.물론 속임수
진도하가 말을 마치자마자 현장의 분위기가 다시 끓어올랐다.“그래요. 진도하 씨가 의심되면 경쟁해 보면 되죠!”몇몇 사람들은 따라 외쳤다.하지만 이성적인 사람들은 의견이 달랐다.“근데 진도하 씨도 이제 겨우 대부경을 돌파했는데 진짜 경쟁하면 대부경 1단계와는 상대가 안 될 것 같아요.”아래 사람들은 서로 토론하고 있었다.시험대에 오른 류대현의 얼굴에는 오히려 미소가 번졌다.진도하의 제안은 그가 원하던 바였다.이번 기회에 진도하에게 대부경과 대부경 1단계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며 좋은 교훈을 주면 될 일이었다.진도하가 자신의 주먹 한 방은 견딜 수 있을지언정 무수한 주먹을 견딜 수 있을까? 만약 자신의 주먹을 무수히 맞고 견디더라도 자신이 들고 있는 장검은 견딜 수 있을까?류대현은 진도하가 결코 자신의 상대가 아니라고 확신했다.류대현 본인이 자신감 넘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아래에서 지켜보던 사람들도 진도하는 절대 류대현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데 동의했다.일부 마음씨 좋은 사람들은 걱정스럽게 충고했다.“진도하 씨,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요!”독고 청도 나서서 소리쳤다.“도하 씨, 저 사람이 일부러 도발하는 것뿐이니 속임수에 넘어가지 마요!”이들의 설득을 들은 진도하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진도하는 류대현에게 정말 화가 났다. 감히 자신이 속임수를 썼다고 의심하다니, 이건 모욕이 아닌가?게다가 진도하는 독고 청이 준 단약도 먹지 않았다. 만약 먹었는데 의심을 받았다면 인정했을 것이다.그러나 진도하는 단약을 먹지 않았고 단순히 대부경 1단계의 펀치가 매우 강력할 거라고 예상해서 최선을 다했는데 겪고 보니 그 펀치도 별거 아니었다.그런데 이 때문에 류대현은 자신이 속임수를 썼다고 의심했다.“하하...”진도하는 코웃음을 치며 류대현을 바라보았다.“용기 있어요?”류대현은 진도하의 시선과 마주치자 눈빛에서 무자비함이 번쩍였다.류대현은 봐주는 척하며 말했다.“그냥 대결을 안 하는
하지만 오늘과 같은 상황은 그가 장로가 된 이후, 아니 태초서원에 들어온 이후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다. 그것도 모집 자격 시험 중에 말이다.엄밀히 말하면 진도하는 아직 태초서원의 일원이 아니었다.따라서 임 장로는 결정을 내릴 수 없어서 저 멀리 있는 백발의 노인에게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백발 노인은 이번에 못 본 척하지 않고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백발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임 장로는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고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좋아. 자네들이 겨루어 보겠다고 하니 태초서원에서는 대결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지만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네.”진도하와 류대현은 동시에 임 장로를 바라보았다.임 장로는 말했다.“검은 무자비하지만 두 사람은 목숨을 걸고 싸워서는 안 된다네.”진도하는 마음속으로는 불만이 있었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였다.류대현은 얼굴에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그의 눈에 진도하는 개미 같은 존재에 불과했다.류대현이 이 대결을 수락한 이유는 진도하에게 제대로 교훈을 주고 잃어버린 체면을 되찾아 자신의 진정한 실력을 오늘 모든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따라서 진도하가 죽든 죽지 않든 상관없었다. 진도하는 영원히 자신의 상대가 될 자격이 없다. 이제 류대현이 해야 할 일은 진도하가 체면을 잃게 만드는 것뿐이었으며 자신이 반칙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게 만들어야 했다.두 사람 모두 이의가 없는 것을 본 임 장로는 태초서원 직원에게 소리쳤다.“대결장을 가동해!”“네.”그러자 많은 직원들이 멀리 달려갔다.임 장로는 진도하와 류대현에게도 말했다.“자, 두 사람 이동하지.”그렇게 말한 후 임 장로는 돌아서서 대결 무대를 향해 걸어갔고 진도하는 시험대를 내려와 임 장로의 뒤를 따랐다.이를 본 구경꾼들도 서둘러 대결장 방향으로 달려갔다.이때 독고 청의가 헐떡이며 군중을 뚫고 진도하의 앞으로 달려갔다.원래 독고 청의는 진도하가 포기하도록 설득하고 싶었다. 어쨌든 진도하는 대부경에 불과
“진짜?”독고청의는 의아한 얼굴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대부경을 돌파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면서 왜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는지 알 수 없었다.그러나 독고청의는 곧 깨달았다.어쩌면 진도하는 그와 마찬가지로 경험을 쌓기 위해 밖으로 나온 도련님일지도 몰랐다. 그래서 몸에 여러 가지 호신용품과 목숨을 지키는 데 유용한 것들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독고청의는 또 의문이 들었다.그는 단 한 번도 대염에 유명한 진씨 가문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설마 진도하가 가명인 걸까?독고청의가 잡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들은 이미 경기장으로 향했다.그 경기장은 태초서원이 제자들을 위해 설치한 것이었다.진도하는 그곳을 둘러보았다.경기장은 아주 컸다. 거의 축구장만큼 넓었다.주위에는 체육관처럼 좌석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자리가 그렇게 비좁지는 않았고 다 편해 보였다.직원들은 경기장 주위에서 바쁘게 돌아치고 있었다.잠시 뒤, 경기장에서 옅은 빛이 발산되었다.진도하는 순간 이 경기장이 아주 좋아 보였다.태초서원의 경기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설명했다.“이 빛은 구경하는 관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교전 중에 경기장 밖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죠.”이 경기장에 대해 몰랐던 많은 사람들이 깨달은 표정을 지었다.곧 경기장 작동이 완료되었다.주변 직원들은 멀지 않은 곳에 섰다.임장덕은 우선 경기장으로 가서 목청 높여 외쳤다.“두 사람 다 대결로서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 하죠. 우리 태초서원은 동의하지 않아야 했지만 일이 이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네요. 대결하는 건 좋지만 절대 목숨 걸고 싸워서는 안 돼요. 그렇지 않으면 저희 태초서원에서 대결을 중재할 겁니다.”말을 마친 뒤 임장덕은 경기장을 떠났다.곧 진도하와 류대현이 동시에 경기장으로 올라왔다.그들이 경기장에 오르자 관객들은 환호했다. 마치 복싱 국제 대회처럼 분위기가 좋았다.누군가 외쳤다.“진도하, 저 자식을 때려눕혀! 저 자식에게 대부경이 대부경
“선우 씨가요? 내 이름을 걸고 말이에요?”진도하는 주선우를 흘겨보았다.주선우가 두 눈을 반짝이며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니 이 일에 꽤나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맞아요. 형님은 형님 할 일을 계속하면 되고 상고성의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주선우가 말했다.“어쨌든 이곳은 항상 형님이 말하는 대로 될 거예요.”진도하는 그 말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무엇보다도 그는 문득 자신의 조상, 진씨 가문의 창시자를 떠올렸다.스승님이 말하길 진씨 가문의 창시자는 원래 세계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문파를 세웠고 그들이 이 세계에 도착했을 때 머무를 곳과 수련 자원을 마련해 놓았다고 했다.지금 비록 자신이 조상처럼 높은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이 작은 상고성에서라면 문파를 세우고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그러면 이주안, 현지수, 강고수 같은 사람들이 이 세계로 오게 될 경우 바로 상고성으로 올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일은 조금 더 생각해보도록 하죠.”그러자 주선우는 안절부절못한 듯 서둘러 말했다.“형님, 생각할 것도 없어요! 지금 형님의 대부경 5단계 실력으로 문파를 세우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더구나 이미 대부경 7단계 두 명을 넘어섰잖아요!”“하지만 수련 자원과 공법은 어디서 구할 수 있죠?”진도하가 물었다.문파를 세운다고 해도 중요한 건 공법과 자원이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문파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그러자 주선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그건 다 준비돼 있잖아요.”그러고는 고문파의 대문을 향해 입술을 쓱 내밀었다.진도하는 그제야 주선우의 뜻을 알아차렸다.그는 고문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단전이 파괴된 고문파 사람들은 자신들의 짐을 챙겨 들고 차례차례 걸어나오고 있었다.주선우는 그들을 향해 외쳤다.“짐만 챙겨 나가. 공법과 자원은 모두 두고 가야 해. 알았어? 만약 몰래 가지고 나가는 걸 나한테 들키면 그땐
그 말을 들은 열몇 명의 수련자들은 더욱 두려워졌다.이때 문 밖에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수련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문파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가득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일흔 명이 넘는 동료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창백한 얼굴로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너희 단전이 파괴된 거야?”금세 누군가가 상황을 깨닫고는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하지만 그 수련자들은 아무 말 없이 진도하와 은소혜를 비켜 지나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 광경을 목격한 나머지 수련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은 동료들의 단전이 파괴된 것이 바로 진도하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진도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10!”“9!”“8!”세 개의 숫자가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 명이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가격했다.첫 번째로 나선 사람이 나오자 두 번째, 세 번째로 자진해서 단전을 파괴하는 이들이 연달아 나왔다.결국 열몇 명 모두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그제야 진도하는 만족한 듯 몸을 돌려 문을 나섰고 은소혜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독고 청의와 주선우가 기다리고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독고 청의가 물었다.“다 해결된 거죠?”“네, 해결됐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주선우가 물었다.“그럼 저들을 그냥 이렇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두죠.”비록 그들이 고천혁과 함께 악행을 저질렀지만 이제 그들은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때로는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주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형님! 고천혁도 죽고 고문파도 거의 전멸했으니 이제 상고성에는 더 이상 문파가 없어졌어요.”“네?”진
그 한 마디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은소혜는 귀를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도하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문 앞에 있던 독고 청의와 주선우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도 본능적으로 귀를 막았다.진도하의 목소리는 고문파의 본거지에 울려 퍼졌고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1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수련자들이 장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분노에 찬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 중 선두에 선 마흔 즈음의 중년 남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고문파 앞에서 감히 고함을 치다니, 너 죽고 싶어?”그러자 진도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고천혁은 이미 죽었어. 너희도 단전을 스스로 파괴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중년 남자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미쳤어?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아? 감히 여기서 그런 허튼 소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는 고천혁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른 수련자들이 이미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그는 진도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였다.진도하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너희 고문파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있어?”그와 동시에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넓혀 주변을 탐지했다.중년 남자는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서 나가! 안 그러면 우리 세 개 주성의 수장님이 돌아오시면 넌 반드시 죽을 거야!”그는 진도하와 은소혜가 풍기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그러나 평소 상고성에서 악명을 떨치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이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세 개 주성의 수장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협하고 쫓아내려고 했다.이때 은소혜가 칼을 들고 중년 남자 옆으로 성큼 다가가며 말했다.“네가 말하는 ‘세 개 주성의 수장’이 고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말했다.“길을 안내해드릴까요?”“좋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고천혁을 제거한 이상 고문파의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들을 놓쳐서 도망가게 한다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말했다.“어르신, 젊은 분 한 분만 보내주세요. 어르신께서 굳이 함께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백발의 노인은 진도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철수야, 네가 발도 빠르고 민첩하니 진 대사님을 안내해드려라.”“알겠습니다!”철수는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와 신나게 말했다.“진 대사님, 저를 따라오시죠!”“가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철수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철수 씨는 방향만 알려주면 돼요.”“알겠습니다!”철수는 곧장 대답했다.“이 길 끝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철수가 방향을 알려주자 진도하는 환허보를 발휘해 고문파 본거지로 빠르게 향했다. 가는 동안 철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고 언제든지 토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진도하의 눈에 들어왔다.그들도 진도하를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우린 이미 단전을 끊었는데 왜 또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그들은 진도하를 두려워하며 물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냉담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꼭 지켜.”“그런데 왜...”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철수에게 다시 방향을 물었다. 철수가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자 진도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단전이 파괴된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사라지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만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고성에서 위세를 떨치던 수련자들이 이제는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감
그 수련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스러워졌다.진도하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설마 나를 직접 나서게 만들 생각이야?”고문파의 수련자들이 자진하여 단전을 끊고 있을 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모두 풀어놓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거짓으로 단전을 끊는 척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지금 진도하 앞에 있는 이 수련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신의 단전을 때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는 기운을 모으지 않았고 피를 뱉는 척까지 했다. 그의 단전은 멀쩡했다.그 수련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더니 침을 몇 번 삼키며 눈을 감았다. 이어서 그는 제대로 자신의 단전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번엔 진짜로 선홍빛의 피가 튀어나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그 수련자는 단전이 파괴된 고통을 억지로 참고 비틀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곧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단전을 스스로 끊고 떠났다. 그제야 진도하는 용음검을 거두었다.그는 뒤돌아 은소혜와 그녀 뒤에 있는 수련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는 사상자가 있어?”“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몇 명 있어.”은소혜가 대답했다.조금 전 그들이 고문파의 수련자들과 싸울 때 은소혜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바로 달려갔기 때문에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고 몇 명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다.“그래도 부상 당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았어. 지금 다들 몸 상태가 좀 허약할 뿐이지 큰 문제는 없어.”은소혜가 덧붙였다.그러자 진도하는 안도하며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이 약들은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수련에 큰 도움이 될 테니 모두 한 알씩 가져가요.”이들은 진도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를 도왔기에 진도하는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수련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 약을 내놓은 것이었다.진도하는 약병을 가장 가까이 있던 수련자에게 건네주었고 그 수련자는 약을 하나 꺼낸 다음 옆 사람에게 다시 약병을 넘겼다.바로 그
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번 용음검을 뽑아들고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검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가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압도했고 이에 모두가 침묵 속에 휩싸였다.‘어떻게 해야 하지?’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은소혜와 독고 청의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이 모두 다가와 고문파 수련자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숫자는 고문파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전의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로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시간이 다 되면 진도하와 함께 일제히 달려들겠다는 것이다.“남은 시간은 50초.”진도하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렸다.고문파의 수련자들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진도하의 검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죽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단전을 끊으면 정말로 날 살려줄 거야?”갑자기 누군가가 물었다.진도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였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스로 단전을 끊는 자는 살려 보낼 거야.”“그 말 꼭 지켜.”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손에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향해 내리쳤다.퍽.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단전의 파괴로 인한 고통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는 거지?”“가.”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로 단전을 끊은 자는 몸을 돌려 휘청거리며 멀리 걸어갔다. 10미터쯤 걸어간 뒤 누구도 그를 쫓지 않자 그는 단전을 움켜쥐고 빠르게 거리 끝으로 도망쳤다.이 광경을 본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정말로 그 남자를 놓아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말했다.“남은 시간은 이제 30초.”이 말을 듣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당황했다.퍽.또 한 명의 수련자가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내리쳤다.“푸우...”그는 피를 뱉어내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진도하는
진도하의 영적 기운이 섞인 외침은 천지를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은소혜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고문파의 수련자들까지도 순간 멈칫하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가 어깨에 메고 있는 고천혁을 보자 은소혜 일행은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또다시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도하는 대부경 7단계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였다.반면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했다.“우리 문주님이 죽었어?”“어떻게 문주님이 저놈을 이기지 못할 수 있어?”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고천혁이 다른 수련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고 고천혁이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 앞에서조차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었기 때문이다.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고천혁이 옥판을 꺼내 들면 그 즉시 상대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고천혁이 실패했다니.그들은 마음이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더 싸워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천혁의 시체를 땅에 던지고 고문파 수련자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고문파의 수련자들, 잘 들어라! 고천혁은 죽었어! 너희가 자진해서 단전을 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맞이할 건 죽음뿐이니까 각오해!”진도하의 말이 떨어지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그들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드러났다. 단전을 자진해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지 갈등에 빠진 것이다.그때 누군가 외쳤다.“우리를 속이려 해도 소용없어! 단전을 끊으면 결국 죽을 운명 아니야?”진도하는 그 말을 한 이를 바라보았다.“음? 대부경 4단계군.”그 대부경 4단계의 남자는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외쳤다.“모두 속지 마요! 죽을 각오로 싸우면 어쩌면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요! 단전을 끊는다는 건 우리 목숨을 칼 위에 올려놓는 거나 다름없어요. 저놈들이 우리를 살려줄지 죽일지는
쿵.거대한 굉음이 울렸지만 이번에는 피가 튀지 않았다.고천혁은 순간 멍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진도하 몸에 또 무슨 비장의 무기가 있단 말이야?’그는 재빨리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진도하가 크게 외쳤다.“아아아!”이 외침은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고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 고천혁은 그 외침에 영혼마저 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음 순간 한 줄기 빛이 진도하의 어깨뼈에서 튀어나왔다.퍽.그 빛줄기는 바로 고천혁의 가슴 앞에 닿았다.크게 놀란 고천혁은 생각했다.‘이건 또 뭐야?’그는 서둘러 옥판을 조종해 방어하려 했다.그리고 그제야 공격해 온 것이 뼈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곧바로 그 뼈 조각이 옥판과 충돌했다.쾅.두 물체가 부딪히며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했다.끼익.옥판은 깨졌고 수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주변으로 흩어졌다.“젠장!”고천혁은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옥판을 소유한 이후 그는 거의 무적이었는데 귀일경 이하에서는 그와 맞설 자가 없었다.옥판 덕분에 그는 상고성과 다른 두 주성의 문파를 멸망시키고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비장의 무기가 산산조각이 났다니?고천혁은 얼어붙은 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두운 눈빛 속에 갑작스럽게 빛이 스쳤다.‘뭐지?’뼈 조각은 옥판을 부순 후 고천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였다.“오지 마!”고천혁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그의 속도는 뼈의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쉭.뼈 조각은 고천혁의 호신 영기에 부딪혔다.쾅.고천혁의 호신 영기는 산산조각이 났다.“뭐야?”고천혁의 눈이 커졌다.뼈 조각은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천혁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고천혁은 움직임을 멈췄고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축구공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그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3초간 서 있다가 결국 땅
고천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옥판을 던졌다.옥판은 빠르게 회전하며 진도하와 고천혁 사이에 자리 잡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가 있으니 이 목걸이는 귀일경의 전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옥판의 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진도하가 가진 자신감이었다.진도하는 마음을 굳혔다. 만약 옥판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바로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를 꺼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순간 옥판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슝.옥판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검기와 영기가 진도하를 완전히 뒤덮었다.진도하는 반응할 틈도 없이 공격을 당했다.따다다다.그 빛줄기들이 빗방울처럼 진도하의 몸을 강타했고 그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천혁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옥판은 여전히 회전 중이었고 진도하의 호신 영기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몸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늘어났다.진도하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상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죽음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진도하는 자신의 수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피가 다 흘러나가기도 전에 그의 수명은 모두 사라질 듯했다.“아아아!”진도하는 크게 소리치며 억지로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았다.다시 한번 호신 영기를 형성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했다.그러나 죽음의 기운에 압도당해 비취색 목걸이조차 꺼낼 수 없었다.이것이 옥판의 무서움인가? 고천혁이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수많은 수련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 순간 호신 영기는 다시 산산조각이 났다.끝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이 진도하를 향해 끊임없이 날아왔다.푹. 푹. 푹.진도하의 몸은 점점 더 많은 상처로 가득 찼고 그의 영기도 계속 소모되었다.결국 진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