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오늘과 같은 상황은 그가 장로가 된 이후, 아니 태초서원에 들어온 이후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다. 그것도 모집 자격 시험 중에 말이다.엄밀히 말하면 진도하는 아직 태초서원의 일원이 아니었다.따라서 임 장로는 결정을 내릴 수 없어서 저 멀리 있는 백발의 노인에게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백발 노인은 이번에 못 본 척하지 않고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백발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임 장로는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고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좋아. 자네들이 겨루어 보겠다고 하니 태초서원에서는 대결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지만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네.”진도하와 류대현은 동시에 임 장로를 바라보았다.임 장로는 말했다.“검은 무자비하지만 두 사람은 목숨을 걸고 싸워서는 안 된다네.”진도하는 마음속으로는 불만이 있었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였다.류대현은 얼굴에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그의 눈에 진도하는 개미 같은 존재에 불과했다.류대현이 이 대결을 수락한 이유는 진도하에게 제대로 교훈을 주고 잃어버린 체면을 되찾아 자신의 진정한 실력을 오늘 모든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따라서 진도하가 죽든 죽지 않든 상관없었다. 진도하는 영원히 자신의 상대가 될 자격이 없다. 이제 류대현이 해야 할 일은 진도하가 체면을 잃게 만드는 것뿐이었으며 자신이 반칙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게 만들어야 했다.두 사람 모두 이의가 없는 것을 본 임 장로는 태초서원 직원에게 소리쳤다.“대결장을 가동해!”“네.”그러자 많은 직원들이 멀리 달려갔다.임 장로는 진도하와 류대현에게도 말했다.“자, 두 사람 이동하지.”그렇게 말한 후 임 장로는 돌아서서 대결 무대를 향해 걸어갔고 진도하는 시험대를 내려와 임 장로의 뒤를 따랐다.이를 본 구경꾼들도 서둘러 대결장 방향으로 달려갔다.이때 독고 청의가 헐떡이며 군중을 뚫고 진도하의 앞으로 달려갔다.원래 독고 청의는 진도하가 포기하도록 설득하고 싶었다. 어쨌든 진도하는 대부경에 불과
“진짜?”독고청의는 의아한 얼굴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대부경을 돌파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면서 왜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는지 알 수 없었다.그러나 독고청의는 곧 깨달았다.어쩌면 진도하는 그와 마찬가지로 경험을 쌓기 위해 밖으로 나온 도련님일지도 몰랐다. 그래서 몸에 여러 가지 호신용품과 목숨을 지키는 데 유용한 것들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독고청의는 또 의문이 들었다.그는 단 한 번도 대염에 유명한 진씨 가문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설마 진도하가 가명인 걸까?독고청의가 잡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들은 이미 경기장으로 향했다.그 경기장은 태초서원이 제자들을 위해 설치한 것이었다.진도하는 그곳을 둘러보았다.경기장은 아주 컸다. 거의 축구장만큼 넓었다.주위에는 체육관처럼 좌석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자리가 그렇게 비좁지는 않았고 다 편해 보였다.직원들은 경기장 주위에서 바쁘게 돌아치고 있었다.잠시 뒤, 경기장에서 옅은 빛이 발산되었다.진도하는 순간 이 경기장이 아주 좋아 보였다.태초서원의 경기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설명했다.“이 빛은 구경하는 관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교전 중에 경기장 밖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죠.”이 경기장에 대해 몰랐던 많은 사람들이 깨달은 표정을 지었다.곧 경기장 작동이 완료되었다.주변 직원들은 멀지 않은 곳에 섰다.임장덕은 우선 경기장으로 가서 목청 높여 외쳤다.“두 사람 다 대결로서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 하죠. 우리 태초서원은 동의하지 않아야 했지만 일이 이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네요. 대결하는 건 좋지만 절대 목숨 걸고 싸워서는 안 돼요. 그렇지 않으면 저희 태초서원에서 대결을 중재할 겁니다.”말을 마친 뒤 임장덕은 경기장을 떠났다.곧 진도하와 류대현이 동시에 경기장으로 올라왔다.그들이 경기장에 오르자 관객들은 환호했다. 마치 복싱 국제 대회처럼 분위기가 좋았다.누군가 외쳤다.“진도하, 저 자식을 때려눕혀! 저 자식에게 대부경이 대부경
류대현은 경기장 위에 서서 아는 사람과 들뜬 얼굴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경기 전이라 긴장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이때 독고청의가 경기장 앞으로 달려와서 진도하에게 큰 목소리로 말했다.“도하 씨, 정말 필요 없어요?”“필요 없어요.”진도하는 독고청의를 향해 웃었다.독고청의는 진도하가 이 세상으로 온 뒤 사귄 첫 번째 친구였기에 그를 선의로 대했다.독고청의가 뭐라고 더 말하려는데 진도하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독고청의 씨, 걱정하지 말아요. 잠시 뒤에 어디로 가서 술을 마실지나 생각해 둬요.”진도하의 말에 독고청의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동시에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도하 씨는 역시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이런 상황에서도 이렇게 평온한 걸 보면 말이야. 오히려 류대현은 자기 홈그라운드라고 아주 기세등등하네. 꼴 보기 싫어.’확실히 구경꾼 중에 진도하를 응원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그들은 조금 전 지원한 사람들이었다.나머지 대부분은 류대현을 응원했다. 류대현은 대부경 1단계였고 태초서원의 사람이었으니 말이다.그래서 류대현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수적으로 우세에 있었고 그 때문에 류대현에게는 홈그라운드와 다름없었다.진도하는 경기장에 올라가고 나서 5분 뒤에야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제 시작해도 되겠어?”류대현은 진도하의 말을 듣더니 사나운 얼굴로 진도하를 향해 말했다.“이렇게 죽음을 자초하는 놈은 처음이야. 심지어 성격도 급할 줄이야.”말을 마친 뒤 그는 웃었다.“하하...”그의 등 뒤, 경기장 아래에 있던 류대현과 사이좋은 사람들도 웃음을 터뜨렸다.“하하!”어떤 사람들은 아주 과장되게 웃었다. 누군가는 몸을 뒤로 젖히며 웃었고 누군가는 눈물을 찔끔 흘리기까지 했다.“하하, 저 자식 머리에 문제 있는 거 아냐?”“설마 자기가 정말로 대부경 1단계인 사람을 이길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 건가?”누군가는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대현 사제, 저 자식을 단단히 혼내줘.저 자식에게 대부경과 대부경 1단계의 차이를 깨닫게 해줘.”“
이 말을 들은 류대현은 버럭 화를 냈다.그는 분노 조로 쏘아붙였다.“좋은 말로 해서는 안 되겠네. 내가 무례하게 나와도 원망하지 마.”그는 온몸에 살기를 내뿜으며 말을 내뱉었다.벌겋게 충혈된 두 눈은 마치 진도하를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하지만 이런 류대현의 기세에 짓눌릴 진도하가 아니지.그는 코웃음 치며 담담한 표정으로 류대현을 쳐다봤다.“시끄러워!”울화가 치밀어오른 류대현은 긴 검을 빼 들어 진도하를 가리켰다.“오늘 기필코 대부경과 대부경 1단계의 차이가 뭔지 똑똑히 알려주겠어!”진도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무는 개는 짖지 않아.”그는 아주 차분한 말투로 말했지만 눈가에 경멸의 뜻이 가득 차 있었다.류대현은 원래 소심한 사람인데 진도하의 이런 식의 말투를 감당할 리가 있을까. 그는 대뜸 화내며 검을 들고 진도하를 공격했다.류대현은 분노 하에 검을 휘두르고 말았다.하지만 이 검은 여전히 섬뜩한 위력을 담고 있었다.뭇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 한 방 너무 대단한 거 아니야? 나였으면 감당하지 못했을걸!”이 검에는 대부경 1단계인 류대현의 파워가 섞여 있어 주변 공기마저 한순간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공간이 약간 뒤틀렸다.경기장 아래에서 류대현의 지인 중 대머리 한 명이 크게 외쳤다.“이 검 한 방이면 저 자식 목숨을 앗아갈 거야!”“맞아. 이건 무려 대현이가 창작한 13검 중의 한 스킬이야. 나였어도 상대하기 힘들 텐데 일개 대부경인 저 자식이 어떻게 감당하겠어!”보라색 가운을 입은 또 다른 사람이 입을 열었다.사람들의 얘기를 엿듣던 진도하 지지자들은 되레 그를 걱정하기 시작했다.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다수 대부경이고 이제 막 태초서원에 지원한지라 본인들도 이 검을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진도하가 기적을 이루길 바랐다.어쨌거나 진도하는 테스트에서 대부경 1단계를 막아내고 전력투구한 유일한 사람이니까.이번에도 용맹하게 이 검을 막아낼 수 있겠지!한편 독고 청의는 그 시
한편 경기장 위에 있는 류대현도 어안이 벙벙했다.진도하가 이 타이밍에 갑자기 사라질 줄은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하지만 류대현은 이미 검을 휘둘렀고 그 기세를 쉽게 거둬들일 수 없었다.그는 마지못해 검으로 경기장 위의 은은한 빛을 무찌르며 진도하의 기습까지 경계해야만 했다.퍽!검은 경기장 위의 은은한 빛을 찌르며 옅은 소리를 냈다.그와 동시에 검에 담긴 모든 위력이 희미한 빛에 의해 제거됐다.보다시피 은은한 빛은 실로 무서운 존재였다.류대현은 재빨리 긴 검을 거둬들이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진도하가 갑자기 나타나서 본인을 습격할까 봐 두려운 모양이다.“살필 거 없어. 난 너처럼 비열하지 않으니까 기습할 일은 없어.”이때 갑자기 진도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류대현은 버럭 화냈다.“당장 나와! 배짱 있으면 우리 정면으로 견주자고!”그는 확실히 진도하의 위치를 알아낼 수 없었고 그가 대체 어디에 있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또한 진도하의 몸놀림이 너무 빨라서 제대로 못 보아낸 건지 아니면 지금 진도하가 아예 경기장에 없는 건지 갈피가 안 잡혔다.한편 이 경기장은 태초서원에서 직접 설계한 곳이기에 진도하도 절대 이곳을 떠날 리가 없다. 그는 분명 경기장 위에 남아있을 것이다.류대현은 검을 쥐고 마구잡이로 경기장 위를 빙빙 돌았다.경기장 아래에서 폭소가 터졌다.“하하, 대부경 1단계도 별 거 아니네!”“진도하가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잖아!”진도하를 걱정하던 대부경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더니 잇달아 박장대소했다.그들은 방금 괜한 걱정을 했다.진도하는 그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막강하니까.그 시각 독고 청의도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았다.류대현은 여전히 경기장 위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당장 굴러 나와!”“너 이 자식, 반드시 죽여버린다!”곧이어 진도하가 제자리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그는 고개를 내저으며 흥미진진하게 류대현을 쳐다봤다.“이 검술로는 안 되겠는데?”진도하의 말을 들은 류대현은 얼굴이 시뻘게졌다.그
진도하는 꿈쩍 않고 서 있었다.그는 차분한 눈길로 이 검을 바라봤다.검이 그의 호신 기운을 무찌르고 나서야 고개를 갸웃거렸다.이 검은 아예 빗나가고 말았다.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헐, 어떻게 이럴 수가!”“쟤가 지금 이 검을 피한 거야?!”류대현의 이번 검술은 검신 자체가 매우 허황하고 어렴풋했다. 게다가 변수가 하도 많아 착지점이 어디인지 전혀 구별할 수 없었다.그런 공격을 진도하가 가뿐히 피했다!류대현도 멍하니 넋 놓고 말았다. 그도 이런 결과일 줄은 몰랐으니까.“네가 피한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아?”류대현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쓴웃음을 내지었다.검이 이번에 진도하를 찌르지 못했지만 그들은 일반인이 아니다. 저격하지 못했다고 변수를 두거나 검을 거둬들인 후 다시 공격하는 게 결코 아니다.그들은 어쨌거나 수련자이다.그들의 검술 중에는 검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검신 전체에 기운이 가득 담겨 있다.이 한 방을 피했다고 될 일이 아니다.이 검에서 내뿜은 모든 기운과 위세를 전부 감당한다면 모를까.진도하도 이처럼 기본적인 도리를 모를 리가 없다!그는 가볍게 검을 피한 후 두 손가락을 내밀었다.그랬다!단 두 손가락을 내밀었다.이 두 손가락에서 금빛이 뿜어져 나왔다.진도하는 체내의 기운을 손끝으로 끌어올렸다.타닥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진도하의 두 손가락은 빠르고 정확하게 류대현의 검을 집었다.그의 제스처에서 멋스러움이 폭발했다.“X발!”“이게 말이 돼?”“진도하가 고작 두 손가락으로 류대현의 검을 집은 거야?”“X발, 미쳤어! 찢었다 이거!”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경기장 아래에서 류대현의 지인들은 입이 쩍 벌어졌다. 그중에서도 대머리 남자가 두 눈을 부릅뜨고 넋이 나간 표정을 지어 보였다.보라색 가운을 입은 사람도 저도 몰래 눈을 비비며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한편 지금 표정이 제일 다채로운 사람은 다름 아닌 류대현이다.얼굴의 살이 끊임없이 출렁거리고 눈가에는 놀라움에서 의아함으로, 나중에는
“진도하! 네 이놈의 불효자식 같으니라고! 떠난 5년 동안 부모님께 연락 한 번을 안 해!? 네가 일이 바쁜 건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지금 네 부모님이 다른 사람한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 그래도 안 돌아와? 지금 네 부모님 목숨이 위태롭다는 거 몰라?! 도대체 부모님 걱정을 하는 거야 마는 거야!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야?!”진도하는 갑자기 이 전화를 받고 놀랐다. 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바로 무서운 태도로 욕을 퍼부었다. 그러자 진도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그가 자초지종을 물어보려고 할 때, 전화기에서 ‘뚜뚜뚜’하는 소리가 들려왔다.그러자 진도하는 더욱 마음이 조급해졌다.슥. 의자에서 일어선 그의 몸에서는 살기가 흘러넘치고 있었다.“얼른 가서 조사해! 내 부모님께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그가 쉰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러자 그의 옆에 있던 네 명의 호위대가 몸을 굽히더니 바로 뛰쳐나갔다.“얼른 가서 신성 장군님의 부모님께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아봐!”그들은 그렇게 외치면서 정보를 찾기 위해 밖으로 달려 나갔다.10분 후, 그들은 신성 장군 진도하의 방에 돌아와 정중하게 대답했다.“보고하겠습니다, 신성 장군님! 알아 왔습니다!”“얘기해.”진도하는 몸을 돌리지 않고 벽에 걸린 지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호위대는 망설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그... 그...”호위대는 두 번 입을 열었다가 결국 말을 꺼내지 못했다. 진도하는 이상함을 눈치채고 바로 고개를 돌려 재촉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호위대는 바로 서서 이를 악물고 얘기했다.“신성 장군님 부모님께서는 산악 악동의 괴롭힘 속에서 3년을 살다가 10시간 전에는 산악 악동에게 납치되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산악 악동이 두 분한테 집을 팔라고 협박하고 있다고 합니다.”“3년 동안 괴롭힘을 당해? 그리고 집을 팔라고 협박당해?”그러자 호위대도 분노에 가득 차서 고개를 끄덕였다.“네! 하지만 신성 장군님께서는 걱정하지 마십쇼. 저희 호위대가 이미 행동 부
그는 한동안 평정심을 되찾지 못했다.그는 끊임없이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그러다 보니 단단하기만 했던 남자가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그 시각.성운시.한 폐기된 공장.진도하의 어머니인 유서화는 두 손이 묶인 채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그녀의 몸은 이미 새빨간 피가 가득했는데 무차별 폭행을 당한 게 분명했다. 목에 금목걸이를 한 대머리가 유서화 옆에 와서 서더니 악독하게 얘기했다.“잘 생각했어? 이 계약서에 사인 할 거야, 말 거야?”유서화는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그러자 대머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그는 바로 유서화를 발로 걷어차며 코웃음을 쳤다.“말을 안 해? 그래, 어디 한번 언제까지 입을 꾹 다물고 있는지 보자고.”말을 마친 그는 몸을 돌려 옆에 있는 열댓 부하들에게 얘기했다.“사인을 하겠다고 할 때까지 패.”“네!”열댓 부하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유서화를 향해 무차별적인 폭행을 퍼부었다.유서화는 고통 속에서 작게 신음을 흘렸다.하지만 그녀는 살려달라고 빌지 않았다.바위처럼 단단한 주먹이 그녀의 몸에 쏟아졌다.그러자 그녀는 천천히 의식을 잃는 기분이었다.그리고 그러던 중,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돌아온 것 같았다. 아들이 보이는 것 같았다!그녀는 말을 더듬으며 겨우 얘기했다.“이 집은 내가 아들한테 물려줄 거야. 절대로 팔 수 없어!”대머리는 그 말을 듣고 오만하게 웃었다.“아들에게 물려준다고? 유서화 씨, 헛꿈 꾸지 말지. 당신 아들은 이제 돌아올 수 없어! 5년이 지났는데, 아마 죽지 않았을까? 게다가 살아 돌아와서 뭐 해.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지. 오늘 당장 빌린 돈을 다 갚던가, 아니면 이 계약서에 사인을 하던가.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할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몰라!”유서화는 그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바로 반박했다.“아니, 그럴 리 없어! 내 아들은 죽지 않았어! 내 아들은 그저 임무를 수행 중이야! 언젠가는 돌아올 거라고! 꼭 돌아올 거야!”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