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들은 류대현은 버럭 화를 냈다.그는 분노 조로 쏘아붙였다.“좋은 말로 해서는 안 되겠네. 내가 무례하게 나와도 원망하지 마.”그는 온몸에 살기를 내뿜으며 말을 내뱉었다.벌겋게 충혈된 두 눈은 마치 진도하를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하지만 이런 류대현의 기세에 짓눌릴 진도하가 아니지.그는 코웃음 치며 담담한 표정으로 류대현을 쳐다봤다.“시끄러워!”울화가 치밀어오른 류대현은 긴 검을 빼 들어 진도하를 가리켰다.“오늘 기필코 대부경과 대부경 1단계의 차이가 뭔지 똑똑히 알려주겠어!”진도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무는 개는 짖지 않아.”그는 아주 차분한 말투로 말했지만 눈가에 경멸의 뜻이 가득 차 있었다.류대현은 원래 소심한 사람인데 진도하의 이런 식의 말투를 감당할 리가 있을까. 그는 대뜸 화내며 검을 들고 진도하를 공격했다.류대현은 분노 하에 검을 휘두르고 말았다.하지만 이 검은 여전히 섬뜩한 위력을 담고 있었다.뭇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 한 방 너무 대단한 거 아니야? 나였으면 감당하지 못했을걸!”이 검에는 대부경 1단계인 류대현의 파워가 섞여 있어 주변 공기마저 한순간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공간이 약간 뒤틀렸다.경기장 아래에서 류대현의 지인 중 대머리 한 명이 크게 외쳤다.“이 검 한 방이면 저 자식 목숨을 앗아갈 거야!”“맞아. 이건 무려 대현이가 창작한 13검 중의 한 스킬이야. 나였어도 상대하기 힘들 텐데 일개 대부경인 저 자식이 어떻게 감당하겠어!”보라색 가운을 입은 또 다른 사람이 입을 열었다.사람들의 얘기를 엿듣던 진도하 지지자들은 되레 그를 걱정하기 시작했다.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다수 대부경이고 이제 막 태초서원에 지원한지라 본인들도 이 검을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진도하가 기적을 이루길 바랐다.어쨌거나 진도하는 테스트에서 대부경 1단계를 막아내고 전력투구한 유일한 사람이니까.이번에도 용맹하게 이 검을 막아낼 수 있겠지!한편 독고 청의는 그 시
한편 경기장 위에 있는 류대현도 어안이 벙벙했다.진도하가 이 타이밍에 갑자기 사라질 줄은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하지만 류대현은 이미 검을 휘둘렀고 그 기세를 쉽게 거둬들일 수 없었다.그는 마지못해 검으로 경기장 위의 은은한 빛을 무찌르며 진도하의 기습까지 경계해야만 했다.퍽!검은 경기장 위의 은은한 빛을 찌르며 옅은 소리를 냈다.그와 동시에 검에 담긴 모든 위력이 희미한 빛에 의해 제거됐다.보다시피 은은한 빛은 실로 무서운 존재였다.류대현은 재빨리 긴 검을 거둬들이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진도하가 갑자기 나타나서 본인을 습격할까 봐 두려운 모양이다.“살필 거 없어. 난 너처럼 비열하지 않으니까 기습할 일은 없어.”이때 갑자기 진도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류대현은 버럭 화냈다.“당장 나와! 배짱 있으면 우리 정면으로 견주자고!”그는 확실히 진도하의 위치를 알아낼 수 없었고 그가 대체 어디에 있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또한 진도하의 몸놀림이 너무 빨라서 제대로 못 보아낸 건지 아니면 지금 진도하가 아예 경기장에 없는 건지 갈피가 안 잡혔다.한편 이 경기장은 태초서원에서 직접 설계한 곳이기에 진도하도 절대 이곳을 떠날 리가 없다. 그는 분명 경기장 위에 남아있을 것이다.류대현은 검을 쥐고 마구잡이로 경기장 위를 빙빙 돌았다.경기장 아래에서 폭소가 터졌다.“하하, 대부경 1단계도 별 거 아니네!”“진도하가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잖아!”진도하를 걱정하던 대부경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더니 잇달아 박장대소했다.그들은 방금 괜한 걱정을 했다.진도하는 그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막강하니까.그 시각 독고 청의도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았다.류대현은 여전히 경기장 위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당장 굴러 나와!”“너 이 자식, 반드시 죽여버린다!”곧이어 진도하가 제자리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그는 고개를 내저으며 흥미진진하게 류대현을 쳐다봤다.“이 검술로는 안 되겠는데?”진도하의 말을 들은 류대현은 얼굴이 시뻘게졌다.그
진도하는 꿈쩍 않고 서 있었다.그는 차분한 눈길로 이 검을 바라봤다.검이 그의 호신 기운을 무찌르고 나서야 고개를 갸웃거렸다.이 검은 아예 빗나가고 말았다.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헐, 어떻게 이럴 수가!”“쟤가 지금 이 검을 피한 거야?!”류대현의 이번 검술은 검신 자체가 매우 허황하고 어렴풋했다. 게다가 변수가 하도 많아 착지점이 어디인지 전혀 구별할 수 없었다.그런 공격을 진도하가 가뿐히 피했다!류대현도 멍하니 넋 놓고 말았다. 그도 이런 결과일 줄은 몰랐으니까.“네가 피한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아?”류대현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쓴웃음을 내지었다.검이 이번에 진도하를 찌르지 못했지만 그들은 일반인이 아니다. 저격하지 못했다고 변수를 두거나 검을 거둬들인 후 다시 공격하는 게 결코 아니다.그들은 어쨌거나 수련자이다.그들의 검술 중에는 검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검신 전체에 기운이 가득 담겨 있다.이 한 방을 피했다고 될 일이 아니다.이 검에서 내뿜은 모든 기운과 위세를 전부 감당한다면 모를까.진도하도 이처럼 기본적인 도리를 모를 리가 없다!그는 가볍게 검을 피한 후 두 손가락을 내밀었다.그랬다!단 두 손가락을 내밀었다.이 두 손가락에서 금빛이 뿜어져 나왔다.진도하는 체내의 기운을 손끝으로 끌어올렸다.타닥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진도하의 두 손가락은 빠르고 정확하게 류대현의 검을 집었다.그의 제스처에서 멋스러움이 폭발했다.“X발!”“이게 말이 돼?”“진도하가 고작 두 손가락으로 류대현의 검을 집은 거야?”“X발, 미쳤어! 찢었다 이거!”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경기장 아래에서 류대현의 지인들은 입이 쩍 벌어졌다. 그중에서도 대머리 남자가 두 눈을 부릅뜨고 넋이 나간 표정을 지어 보였다.보라색 가운을 입은 사람도 저도 몰래 눈을 비비며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한편 지금 표정이 제일 다채로운 사람은 다름 아닌 류대현이다.얼굴의 살이 끊임없이 출렁거리고 눈가에는 놀라움에서 의아함으로, 나중에는
진도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아직도 날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해?”류대현은 이젠 이런 것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없다.그는 대부경 1단계이고 진도하는 대부경일 뿐이다.필살기만 꺼내면 반드시 그를 참살할 수 있다!류대현은 이미 생각을 굳혔다.나중에 임 장로의 처벌을 받을지언정 오늘은 기필코 진도하를 죽여서 본인이 당한 이 굴욕을 씻어내야 한다.쏴!류대현의 손에 든 긴 검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그와 가까운 지인들은 지금 그가 필살기를 꺼낸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류대현은 체내의 에너지를 조절하여 남김없이 검으로 끌어올렸다.검신에서 또다시 눈부신 빛이 반짝였다.쏴!검을 미처 휘두르기도 전에 강렬한 빛과 음산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아래에 둘러싸인 사람들은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진도하가 과연 이 검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모든 이가 같은 의문을 품었다.한편 류대현의 친구들은 이 광경을 보더니 전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대머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대현아, 진작 필살기를 꺼냈어야지! 고작 대부경 주제에 겁 없이 으스대고 있잖아.”보라색 가운을 입은 사람도 말했다.“물론 대부경의 진도하도 실력이 막강하지만 대부경 1단계 류대현의 필살기는 막을 수 없어.”주위에 있던 류대현의 다른 지인들도 공감한다는 듯 머리를 끄덕였다.다들 류대현이 필살기만 꺼내면 반드시 이길 거라고 믿었다.눈앞의 상대가 대부경이 아니라 대부경 1단계여도 거뜬히 제압할 수 있다!경기장 위에서 류대현은 머리를 쳐들고 으름장을 놓았다.“허허... 날 궁지로 밀어붙이고 필살기를 꺼내게 한 사람은 대부경 중에 네가 처음이야. 영광인 줄 알아.”이어서 또다시 포효했다.“넌 오늘 내 필살기에 죽어버릴 거야. 서서히 두 눈을 감을 거라고.”“거 참 시끄럽네!”진도하는 거만을 떠는 류대현의 꼴이 너무 혐오스러웠다.이 지경이 됐는데도 둘의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니?!진도하는 비록 대부경이지만 수련을 시작했을 때부터 국경을 넘어서
스윽!용음검에서 용음이 울려 퍼졌다.이 소리는 그대로 구름을 뚫고 나갔다.하늘도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주위에 광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우르릉!천둥이 울려 퍼졌다.모두가 충격에 휩싸인 표정으로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았다.“대체 무슨 검이길래 빼내자마자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거야?”“갑자기 천둥 번개가 웬 말이지?”류대현의 지인 중 대머리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수작 부리긴!”보라색 가운을 입은 사람도 참지 못하고 질문을 건넸다.“지금 이건 경기를 하겠다는 거야 마술을 부리겠다는 거야?”둘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주변 사람들의 불만을 한몸에 샀다.누군가가 말했다.“두 사람 뭘 안다고 그래! 꼴에 대부경 1단계라고, 쯧쯧.”대머리와 보라색 가운을 입은 사람은 대뜸 화냈다.“이제 막 지원한 대부경 주제에 감히 우릴 질의해? 너희들이 가당키나 하냐고?”둘은 말하면서 고개를 돌렸다. 금방 테스트에 지원한 대부경이 본인들에게 도발하는 줄로 여기면서 말이다.하지만 정작 고개를 돌려보니 어르신 한 분이 가까운 곳에 서 계셨다. 그들은 흠칫 놀라서 머뭇거렸다.“남궁 장로께서 여긴 어쩐 일이세요?”남궁 장로라고 불리는 사람은 코웃음을 치며 그들을 거들떠보지 않았다.남궁 장로는 원래 태초서원의 첫 장로인데 서원의 일부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아 제일 장로직을 사임하고 짐을 싸서 서원의 도서관으로 옮긴 후 도서관 관장이 되었다.말은 이렇다 하지만 서원은 여전히 그의 제일 장로직을 남겨두고 있다.두 사람은 불안에 떨며 감히 말을 잇지 못했다.그 시각, 경기장 위에서.류대현은 이 광경을 보더니 미친 듯이 웃었다.“X발, 지금 나 겁주는 거야?”“한낱 대부경 주제에 감히 내 앞에서 수작을 부려?”“죽어!”말이 떨어지는 동시에 그는 수중의 긴 검을 휘둘렀다.이 한 방은 확실히 위력이 막강하여 대부경 1단계의 백미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그러나 지금 그의 상대는 진도하이다.진도하는 류대현의 공격을 지켜보았다.이어서 담담하게 말을 꺼냈다
“이건 너무 무서운 거 아니야?”검을 조금이라도 다룰 줄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진도하의 검술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었다.남궁 장로는 이 장면을 보고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좋아, 좋아! 검의 기세를 레벨 9까지 올리다니.”“너무 특출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천재군.”말하는 동시에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아이가 성장하면 앞으로 몇 십년은 이 아이의 세상이 되겠어.’멀지 않은 곳에 있던 백발의 노인은 이 장면을 본 후 의자에 기대였던 허리를 곧게 펴고 진도하를 주시하면서 생각했다. ‘만약 저 아이가 태초서원에 들어온다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태초서원은 4대 서원의 우두머리의 자리를 굳힐 수 있겠지?’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기분이 좀 들떴다.그는 지난 몇 년 동안 지금처럼 이렇게 흥분해 본 적이 없었다.한편, 잔뜩 흥분한 구경꾼들은 이 두 노인을 신경쓰지 못했다.그들은 진도하와 류대현의 검술을 똑똑히 보기 위해 전부 자리에서 일어났다.곧이어, 그들은 진도하의 검의 기세가 레벨 9를 달성한 뒤, 검술에 도운이 나타나는 걸 보고 놀라서 입을 크게 벌렸다.도운이 검술에 은은하게 나타났다.구경꾼들 대부분이 대부경이었지만 그들도 이제 막 도운을 접하고 도운이 무엇인지 알게 된 참이었다.도운은 그들이 일생을 바쳐 얻은 것이다.그러나 그들은 오늘 진도하에게서 도운을 보게 되었다.“세상에! 진도하 저 놈 괴물 아니야?”“대부경이 검의 기세를 쓸 줄 알뿐만 아니라 검술에 도운까지 씌우다니!”모두들 놀라서 소리쳤다.진도하가 보인 검술에 그들은 전에 자신이 했던 생각들이 얼마나 우매했는지 깨달았다.진하도의 검술이 출중하기는 하지만 평범하다고 생각할 때, 그는 갑자기 레벨 9의 검의 기세를 선보였다.진하도가 선보인 레벨 9의 검의 기세는 매우 뛰어난 검술이었다. 천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이건 해낼 수 있었다.그러나 이때, 진도하의 검술에 또 도운이 나타났다.이는 그들 모두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진도
챙강.류대현의 검은 땅에 떨어진 뒤 제자리에서 몇 번 튕겼고 그는 뒤로 날아갔다.시험대 가장자리에 있는 은은한 빛을 부딪친 후에야 그는 날아가는 걸 멈췄다.쾅!그 은은한 빛에 부딪친 후 류대현을 누리고 있던 위력이 대부분 사라졌으나 그럼에도 바닥에 큰소리와 함께 떨어졌다.그와 동시에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커헉!”그는 온몸을 떨면서 피를 토했다.진도하의 검술은 정말 너무 강력했다. 검의 기세가 레벨 9로 겹쳐졌을 뿐만 아니라 검술 안에 도운이 더해져 있었으니까.모두가 이 순간에 놀라 숨 쉬는 것 조차 까먹었다.대부경 일검이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를 이기다니.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일이었다.전에 대부경 일검이 대부경을 1단계 물리친 적이 있었던가?물론 있었지만 그건 수십, 수백 수를 거쳐 이긴 거였다.진도하와 같이 일검에 바로 이긴 적은 없었다.진도하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모두 미친듯이 흥분했다.“무적, 진도하!”“무적, 진도하!”사람들은 미친 듯이 소리질렀다. 사실 그들이 진도하를 응원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진도하가 그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태초서원에 등록하러 왔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시험에 참가할 때, 자신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던 시험관들의 태도에 그들은 원래 불만을 품고 있었다.그래서 진도하가 나서서 시험관한테 도전하려 할 때 그들은 모두 그를 응원했다.그들은 진도하가 부정행위를 했다는 것도 믿지 않았다.이 결과과 방금 전 시험에서 진도하가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제일 잘 증명하지 않았는가? 류 시험관은 진도하의 일검도 당해내지 못했다. 그가 전력을 다해 주먹을 날렸으면 결과가 또 변할까? 아니, 그래도 진도하를 다치게 할 수 없을 것이다.진도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들끓었지만 류대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이럴 수가!”“이럴 수가!” "대부경이 어떻게 일식에 대부경 1계단의 사람을 이길 수 있는 거지?"모두가 이해하지 못했고,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아했다.그러나
류대현은 이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네가 대부경일리가 없어. 적어도 대부경 2단계의 실력이란 말이야.”류대현은 중얼거리다가 무엇인가를 깨달은 듯 갑자기 흥분해 하며 말했다.“임 장로님! 임 장로님!”“진도하는 경지를 숨겼을 겁니다! 절대 그저 대부경일리가 없어요! 적어도 대부경 2단계일 겁니다!”그의 말을 들은 임 장로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고개를 돌렸다.“류대현, 넌 창피하지 않을지 몰라도 난 창피해!”이곳에 모인 사람들 중 제일 낮은 경지가 대부경이었다. 진도하가 경지를 숨겼는지 아닌지 모두가 똑똑히 보아낼 수 있다는 거다.진도하는 확실히 대부경이었다.그러나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싶어서인지, 그게 아니라면 쪼잔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류대현은 계속 중얼거렸다. “경지를 숨긴 게 분명해요. 경지를 숨긴 게 분명하다고요!”진도하는 경멸 어린 눈빛으로 류대현을 한 눈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너처럼 네 생각만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내 적수가 될 자격이 없어.”“그러니까 죽어라.”진도하는 류대현을 죽이기 위해 손에 힘을 주었다.진도하는 일을 확실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뿌리까지 뽑아야 한다는 걸 잘 알고있었다. 만약 지금 류대현을 죽이지 않는다면 후에 태초서원에서 그가 적지 않게 방해할 것이다.임 장로는 상황을 보고 황급히 소리쳤다.“그만!”그러니 진도하는 못 들은 척했다.임 장로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이젠 내 말도 안 듣는 거냐?”진도하가 류대현을 죽이는 것을 제지하기 위해 그는 주먹을 날렸다.진도하는 임 장로가 류대현을 위해 자신을 공격하는 것을 보고 분노가 치밀었으나 용음검을 거두었다. 그는 우세 있는 무기로 임 장로와 맞붙고 싶지 않았다.동시에 그는 천자제일권을 썼다.이것은 이현수 할아버지가 준 서화에서 깨달은 것으로, 위력이 강했기에 진도하의 사랑을 받았다.임 장로는 진도하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향해 주먹을 날리는 걸 보고 매우 분노했다.“대부경 따위가 내 앞에서 나대?”그는 겁 없이
“선우 씨가요? 내 이름을 걸고 말이에요?”진도하는 주선우를 흘겨보았다.주선우가 두 눈을 반짝이며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니 이 일에 꽤나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맞아요. 형님은 형님 할 일을 계속하면 되고 상고성의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주선우가 말했다.“어쨌든 이곳은 항상 형님이 말하는 대로 될 거예요.”진도하는 그 말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무엇보다도 그는 문득 자신의 조상, 진씨 가문의 창시자를 떠올렸다.스승님이 말하길 진씨 가문의 창시자는 원래 세계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문파를 세웠고 그들이 이 세계에 도착했을 때 머무를 곳과 수련 자원을 마련해 놓았다고 했다.지금 비록 자신이 조상처럼 높은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이 작은 상고성에서라면 문파를 세우고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그러면 이주안, 현지수, 강고수 같은 사람들이 이 세계로 오게 될 경우 바로 상고성으로 올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일은 조금 더 생각해보도록 하죠.”그러자 주선우는 안절부절못한 듯 서둘러 말했다.“형님, 생각할 것도 없어요! 지금 형님의 대부경 5단계 실력으로 문파를 세우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더구나 이미 대부경 7단계 두 명을 넘어섰잖아요!”“하지만 수련 자원과 공법은 어디서 구할 수 있죠?”진도하가 물었다.문파를 세운다고 해도 중요한 건 공법과 자원이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문파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그러자 주선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그건 다 준비돼 있잖아요.”그러고는 고문파의 대문을 향해 입술을 쓱 내밀었다.진도하는 그제야 주선우의 뜻을 알아차렸다.그는 고문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단전이 파괴된 고문파 사람들은 자신들의 짐을 챙겨 들고 차례차례 걸어나오고 있었다.주선우는 그들을 향해 외쳤다.“짐만 챙겨 나가. 공법과 자원은 모두 두고 가야 해. 알았어? 만약 몰래 가지고 나가는 걸 나한테 들키면 그땐
그 말을 들은 열몇 명의 수련자들은 더욱 두려워졌다.이때 문 밖에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수련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문파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가득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일흔 명이 넘는 동료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창백한 얼굴로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너희 단전이 파괴된 거야?”금세 누군가가 상황을 깨닫고는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하지만 그 수련자들은 아무 말 없이 진도하와 은소혜를 비켜 지나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 광경을 목격한 나머지 수련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은 동료들의 단전이 파괴된 것이 바로 진도하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진도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10!”“9!”“8!”세 개의 숫자가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 명이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가격했다.첫 번째로 나선 사람이 나오자 두 번째, 세 번째로 자진해서 단전을 파괴하는 이들이 연달아 나왔다.결국 열몇 명 모두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그제야 진도하는 만족한 듯 몸을 돌려 문을 나섰고 은소혜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독고 청의와 주선우가 기다리고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독고 청의가 물었다.“다 해결된 거죠?”“네, 해결됐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주선우가 물었다.“그럼 저들을 그냥 이렇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두죠.”비록 그들이 고천혁과 함께 악행을 저질렀지만 이제 그들은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때로는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주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형님! 고천혁도 죽고 고문파도 거의 전멸했으니 이제 상고성에는 더 이상 문파가 없어졌어요.”“네?”진
그 한 마디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은소혜는 귀를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도하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문 앞에 있던 독고 청의와 주선우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도 본능적으로 귀를 막았다.진도하의 목소리는 고문파의 본거지에 울려 퍼졌고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1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수련자들이 장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분노에 찬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 중 선두에 선 마흔 즈음의 중년 남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고문파 앞에서 감히 고함을 치다니, 너 죽고 싶어?”그러자 진도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고천혁은 이미 죽었어. 너희도 단전을 스스로 파괴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중년 남자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미쳤어?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아? 감히 여기서 그런 허튼 소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는 고천혁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른 수련자들이 이미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그는 진도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였다.진도하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너희 고문파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있어?”그와 동시에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넓혀 주변을 탐지했다.중년 남자는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서 나가! 안 그러면 우리 세 개 주성의 수장님이 돌아오시면 넌 반드시 죽을 거야!”그는 진도하와 은소혜가 풍기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그러나 평소 상고성에서 악명을 떨치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이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세 개 주성의 수장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협하고 쫓아내려고 했다.이때 은소혜가 칼을 들고 중년 남자 옆으로 성큼 다가가며 말했다.“네가 말하는 ‘세 개 주성의 수장’이 고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말했다.“길을 안내해드릴까요?”“좋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고천혁을 제거한 이상 고문파의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들을 놓쳐서 도망가게 한다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말했다.“어르신, 젊은 분 한 분만 보내주세요. 어르신께서 굳이 함께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백발의 노인은 진도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철수야, 네가 발도 빠르고 민첩하니 진 대사님을 안내해드려라.”“알겠습니다!”철수는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와 신나게 말했다.“진 대사님, 저를 따라오시죠!”“가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철수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철수 씨는 방향만 알려주면 돼요.”“알겠습니다!”철수는 곧장 대답했다.“이 길 끝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철수가 방향을 알려주자 진도하는 환허보를 발휘해 고문파 본거지로 빠르게 향했다. 가는 동안 철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고 언제든지 토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진도하의 눈에 들어왔다.그들도 진도하를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우린 이미 단전을 끊었는데 왜 또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그들은 진도하를 두려워하며 물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냉담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꼭 지켜.”“그런데 왜...”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철수에게 다시 방향을 물었다. 철수가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자 진도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단전이 파괴된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사라지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만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고성에서 위세를 떨치던 수련자들이 이제는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감
그 수련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스러워졌다.진도하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설마 나를 직접 나서게 만들 생각이야?”고문파의 수련자들이 자진하여 단전을 끊고 있을 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모두 풀어놓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거짓으로 단전을 끊는 척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지금 진도하 앞에 있는 이 수련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신의 단전을 때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는 기운을 모으지 않았고 피를 뱉는 척까지 했다. 그의 단전은 멀쩡했다.그 수련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더니 침을 몇 번 삼키며 눈을 감았다. 이어서 그는 제대로 자신의 단전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번엔 진짜로 선홍빛의 피가 튀어나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그 수련자는 단전이 파괴된 고통을 억지로 참고 비틀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곧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단전을 스스로 끊고 떠났다. 그제야 진도하는 용음검을 거두었다.그는 뒤돌아 은소혜와 그녀 뒤에 있는 수련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는 사상자가 있어?”“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몇 명 있어.”은소혜가 대답했다.조금 전 그들이 고문파의 수련자들과 싸울 때 은소혜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바로 달려갔기 때문에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고 몇 명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다.“그래도 부상 당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았어. 지금 다들 몸 상태가 좀 허약할 뿐이지 큰 문제는 없어.”은소혜가 덧붙였다.그러자 진도하는 안도하며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이 약들은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수련에 큰 도움이 될 테니 모두 한 알씩 가져가요.”이들은 진도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를 도왔기에 진도하는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수련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 약을 내놓은 것이었다.진도하는 약병을 가장 가까이 있던 수련자에게 건네주었고 그 수련자는 약을 하나 꺼낸 다음 옆 사람에게 다시 약병을 넘겼다.바로 그
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번 용음검을 뽑아들고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검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가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압도했고 이에 모두가 침묵 속에 휩싸였다.‘어떻게 해야 하지?’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은소혜와 독고 청의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이 모두 다가와 고문파 수련자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숫자는 고문파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전의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로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시간이 다 되면 진도하와 함께 일제히 달려들겠다는 것이다.“남은 시간은 50초.”진도하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렸다.고문파의 수련자들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진도하의 검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죽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단전을 끊으면 정말로 날 살려줄 거야?”갑자기 누군가가 물었다.진도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였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스로 단전을 끊는 자는 살려 보낼 거야.”“그 말 꼭 지켜.”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손에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향해 내리쳤다.퍽.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단전의 파괴로 인한 고통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는 거지?”“가.”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로 단전을 끊은 자는 몸을 돌려 휘청거리며 멀리 걸어갔다. 10미터쯤 걸어간 뒤 누구도 그를 쫓지 않자 그는 단전을 움켜쥐고 빠르게 거리 끝으로 도망쳤다.이 광경을 본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정말로 그 남자를 놓아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말했다.“남은 시간은 이제 30초.”이 말을 듣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당황했다.퍽.또 한 명의 수련자가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내리쳤다.“푸우...”그는 피를 뱉어내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진도하는
진도하의 영적 기운이 섞인 외침은 천지를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은소혜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고문파의 수련자들까지도 순간 멈칫하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가 어깨에 메고 있는 고천혁을 보자 은소혜 일행은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또다시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도하는 대부경 7단계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였다.반면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했다.“우리 문주님이 죽었어?”“어떻게 문주님이 저놈을 이기지 못할 수 있어?”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고천혁이 다른 수련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고 고천혁이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 앞에서조차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었기 때문이다.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고천혁이 옥판을 꺼내 들면 그 즉시 상대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고천혁이 실패했다니.그들은 마음이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더 싸워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천혁의 시체를 땅에 던지고 고문파 수련자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고문파의 수련자들, 잘 들어라! 고천혁은 죽었어! 너희가 자진해서 단전을 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맞이할 건 죽음뿐이니까 각오해!”진도하의 말이 떨어지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그들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드러났다. 단전을 자진해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지 갈등에 빠진 것이다.그때 누군가 외쳤다.“우리를 속이려 해도 소용없어! 단전을 끊으면 결국 죽을 운명 아니야?”진도하는 그 말을 한 이를 바라보았다.“음? 대부경 4단계군.”그 대부경 4단계의 남자는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외쳤다.“모두 속지 마요! 죽을 각오로 싸우면 어쩌면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요! 단전을 끊는다는 건 우리 목숨을 칼 위에 올려놓는 거나 다름없어요. 저놈들이 우리를 살려줄지 죽일지는
쿵.거대한 굉음이 울렸지만 이번에는 피가 튀지 않았다.고천혁은 순간 멍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진도하 몸에 또 무슨 비장의 무기가 있단 말이야?’그는 재빨리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진도하가 크게 외쳤다.“아아아!”이 외침은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고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 고천혁은 그 외침에 영혼마저 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음 순간 한 줄기 빛이 진도하의 어깨뼈에서 튀어나왔다.퍽.그 빛줄기는 바로 고천혁의 가슴 앞에 닿았다.크게 놀란 고천혁은 생각했다.‘이건 또 뭐야?’그는 서둘러 옥판을 조종해 방어하려 했다.그리고 그제야 공격해 온 것이 뼈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곧바로 그 뼈 조각이 옥판과 충돌했다.쾅.두 물체가 부딪히며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했다.끼익.옥판은 깨졌고 수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주변으로 흩어졌다.“젠장!”고천혁은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옥판을 소유한 이후 그는 거의 무적이었는데 귀일경 이하에서는 그와 맞설 자가 없었다.옥판 덕분에 그는 상고성과 다른 두 주성의 문파를 멸망시키고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비장의 무기가 산산조각이 났다니?고천혁은 얼어붙은 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두운 눈빛 속에 갑작스럽게 빛이 스쳤다.‘뭐지?’뼈 조각은 옥판을 부순 후 고천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였다.“오지 마!”고천혁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그의 속도는 뼈의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쉭.뼈 조각은 고천혁의 호신 영기에 부딪혔다.쾅.고천혁의 호신 영기는 산산조각이 났다.“뭐야?”고천혁의 눈이 커졌다.뼈 조각은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천혁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고천혁은 움직임을 멈췄고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축구공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그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3초간 서 있다가 결국 땅
고천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옥판을 던졌다.옥판은 빠르게 회전하며 진도하와 고천혁 사이에 자리 잡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가 있으니 이 목걸이는 귀일경의 전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옥판의 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진도하가 가진 자신감이었다.진도하는 마음을 굳혔다. 만약 옥판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바로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를 꺼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순간 옥판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슝.옥판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검기와 영기가 진도하를 완전히 뒤덮었다.진도하는 반응할 틈도 없이 공격을 당했다.따다다다.그 빛줄기들이 빗방울처럼 진도하의 몸을 강타했고 그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천혁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옥판은 여전히 회전 중이었고 진도하의 호신 영기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몸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늘어났다.진도하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상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죽음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진도하는 자신의 수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피가 다 흘러나가기도 전에 그의 수명은 모두 사라질 듯했다.“아아아!”진도하는 크게 소리치며 억지로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았다.다시 한번 호신 영기를 형성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했다.그러나 죽음의 기운에 압도당해 비취색 목걸이조차 꺼낼 수 없었다.이것이 옥판의 무서움인가? 고천혁이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수많은 수련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 순간 호신 영기는 다시 산산조각이 났다.끝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이 진도하를 향해 끊임없이 날아왔다.푹. 푹. 푹.진도하의 몸은 점점 더 많은 상처로 가득 찼고 그의 영기도 계속 소모되었다.결국 진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