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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그럼요. 설마 우리 유진 누나가 약혼하기로 한 거 모르시는 건 아니죠?”

강성호는 일부러 놀란 척했다.

진도하는 마음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강유진은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고 진도하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다.

강성호는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허허… 설마 우리 누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죠?”

진도하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강성호는 진도하를 보며 말을 이었다.

“그러면 기회가 없겠군요. 우리 유진 누나의 혼사는 할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이미 결정되었어요. 누구도 바꿀 수 없어요.”

“그래요?”

진도하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대답했다.

부모님 사이의 약속 혹은 중매결혼 같은 이런 혼약은 이미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 지 오래다.

강성호는 진도하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자 고의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계속 말을 했다.

“함부로 생각하면 안 돼요. 우리 누나의 혼약은 누나 마음대로 할 수 없어요.”

“그만해! 더 이상 말하지 마.”

강유진은 하던 생각을 멈추고 강성호를 향해 화난 목소리로 외쳤다.

강성호는 혀를 내두르며 어깨를 한 번 들썩하더니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강유진은 강성호를 쳐다보지도 않고 돌아서서 문밖으로 나갔다. 이 모습에 진도하도 아무 말 없이 강유진을 따라 나갔다.

강성호는 불 난 집에 부채질하듯 강유진의 뒷모습에 대고 소리쳤다.

“유진 누나, 화내지 말아요. 그리고 저녁에 같이 식사해요. 내가 할머니에게 얘기 잘할게요.”

강유진은 아예 귀를 닫은 듯 강성호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갔다. 강유진은 익숙한 길을 한 참 걸어 강 씨 저택에서 물려받은 한 채의 집 앞으로 왔다.

강유진은 익숙한 행동으로 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진도하도 강유진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두 사람이 방으로 돌아온 후 그 누구도 먼저 말을 하지 않았고 분위기는 한 동안 매우 어색해 졌다.

진도하가 아무 말을 하지 않는 이유는 강유진은 이미 결혼할 상대가 정해졌다는 말이 진도하의 마음을 다소 불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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