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듣고 옥교는 버럭 화를 냈다.“밥을 가져다주러 온 하인이 음양심경을 수련하려 해? 누굴 속이는 것이냐?”상대는 긴장하고 무서운 듯 답했다.“정말 밥을 주러 온 사람이오. 위에서 음양심경에 수상한 점이 있을 수도 있다 생각하여 시험해 보라 했소.”그의 말을 듣고, 옥교는 이 사람이 동하국 왕자가 아닐까 봐 못내 걱정되었다. 만약 사람을 잘못 잡으면 계획이 드러나 진정한 동하국 왕자를 잡기 어려울 것이다.부진환은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기 귀찮아 남자를 기절시켰다.그는 고개를 돌려 부소에게 말했다.“이 자가 동하국 왕자네. 자네에게 맡기겠소.”“우리는 이 자를 이용하여 적을 속여 배 몇 척을 얻어야 하오.”부소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시오. 나한테 맡기시오.”이어 부진환은 옥교를 데리고 방을 나와 쓰러진 부하들의 옷을 벗기고 시체를 옆방에 숨겼다.“부 공자, 방금 그자가 정말 동하국 왕자라고 하셨는데, 문제가 생기진 않겠지요?”부진환이 답했다.“그가 맞을 것이오. 난 그의 초상화를 본 적 있소.”옥교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고 방문을 보며 의심스럽게 물었다.“그럼 저 안에 있는 공자는 무엇을 하는 것입니까?”“이따가 알게 될 것이오.”잠시 후, 방문이 열렸다.부소는 동하국 왕자와 함께 걸어 나왔다.부소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맞소. 이 자는 진정한 동하국 왕자가 맞소. 고강하라고 하오.”옥교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고강하를 훑어보았다. 하지만 그는 넋을 잃은 표정을 하고 있었고 이상하게 말도 하지 않았다.“대체 무슨 방법으로 그에게 사실을 말하게 한 것입니까?”부소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답했다.“그건 비밀이오.”부진환과 부소가 떠나자, 고강하도 얌전히 그들의 뒤를 따랐다.옥교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 뒤에서 고강하는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고강하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한참을 살펴본 후에야 옥교는 고강하가 완전히 통제되어 의식을 잃었다는 것을 확신했다.그녀는 호기심 가득하
그 부하는 눈을 부릅뜨고 경직된 채 쓰러졌다. 그는 죽어서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를 것이다.그들은 시합장에 와서 무술 시합을 중단시켰다. 고강하는 주변에 있는 모든 부하를 소집했다.다들 의심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이 명령을 따라 시합장 중앙에 모였다.그 후 부진환이 명령을 내렸다.“움직이시오!”외곽에 있던 문파 사람들이 빠르게 칼을 뽑아 그들을 향해 돌진했다.바로 싸움이 일어날 상황이었다.동하국 사람들의 실력은 약하지 않다. 하지만 이곳에 온 강호 문파도 각자 실력이 있는 자들이다. 게다가 오랫동안 화를 참아온 터라, 화가 치솟은 그들을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한바탕 싸움 끝에 곳곳에 적의 시체들만 남았다.“우리가 이겼소! 이 자식들에게 드디어 화를 풀게 되었소!”사기가 오른 사람들은 환호성을 금치 못했다.그들의 마음은 흥분으로 가득 찼다.부진환이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지금부터 이한도의 모든 동하국 사람을 깨끗이 처리해야 하오. 한 명도 놓쳐서는 안 되오.”“반드시 잘 수색하고, 한 명도 놓치지 말아야 하오.”투지가 앙양된 사람들은 우레와도 같은 소리로 답했다.“알겠소!”그들은 빠르게 행동을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동하국 사람의 옷으로 갈아입고 이한도에서 동하국 사람들을 속여 잡아 왔다.반나절 만에 그들은 이한도를 다시 장악했다. 이한도의 동하국 사람들은 그들에게 쫓겨 궁지에 몰렸고 결국 바다에 뛰어들었다.그들은 해변까지 쫓아가 무기로 공격했지만, 시체가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을 보지 못했다.“큰일이오. 도망친 듯하오. 어서 가서 부 공자에게 알리시오.”“헤엄에 강한 자들을 찾아 물에 들어가 쫓게 하시오!”부진환이 이 일을 알고 달려왔다. 그들이 도망친 방향을 보더니, 그는 오히려 조급해하지 않았다.“쫓아갈 필요 없소. 그들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오.”다들 의아했다.“왜 그렇게 말씀하십니까?”부진환이 답했다.“앞에 우리의 사람이 있소.”다들 깜짝 놀랐다.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 바다에서 도망친 동하국 사람들
부진환은 웃으며 말했다.“일어나시오.”“여제의 명을 받고 여러분을 구하러 온 것이오. 여러분들이 상대한 적은 동하국 사람들이오. 강호 사람이든 조정 관리든, 일반 백성이라 하더라도 여국인이라면 한 명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앞으로 또 큰 전쟁이 있을 것이오. 이 바다에 아직도 적군이 10만 명이 있고, 수백 척 수천 척의 배가 있소. 안전히 육지로 돌아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오.”“모두 나의 안배를 따르고, 될수록 희생을 피해 지혜로 승리를 거머쥐도록 노력하시오.”그의 말을 듣고 다들 깜짝 놀랐다. 10만 명은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부진환이 계속 말을 이었다.“다친 사람과 무공을 못 하는 자, 그리고 여인들은 먼저 박가의 철갑선에 타시오.”“박가의 명에 따라 배에 있는 무기들과 암기들을 사용하여 싸우시게. 적군을 상대한 것에 도움이 될 것이오.”“다른 사람들은 가능한 한 동하국 사람들의 옷으로 갈아입고, 이한도에 눈에 띄는 핏자국들을 깨끗이 치우시오.”“배가 육지에 가까워지면 바로 배에 올라 배를 차지하시오!”“이한도를 떠나 청주까지 안전하게 가려는 것이 주요한 목적이니, 절대 싸움을 끌지 마시오.”“이한도의 약고에 수많은 미혼향이 있으니 될수록 챙기시오. 그리고 무기나 암기도 될수록 많이 챙기고 적과의 싸움을 끌지 말고 빠르게 끝내야 하오!”그의 말을 듣고 누군가 물었다.“무기와 암기들은 차 씨 집안의 보물이오. 우리는...”그때 여유가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이한도의 보물고를 열었으니, 모든 무기를 마음대로 선택해도 되오. 적 앞에서 너무 많은 생각은 할 필요 없소.”소리가 들려온 쪽을 바라보니 차강남이 이한도 사람들과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차강남은 그들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이한도가 적의 이용을 당해 여러분을 속이고 위험에 빠뜨렸소. 이한도가 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하시오.”그의 말에 다들 깜짝 놀랐다.옥교가 다급히 말했다.“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적이 무려 10만 명이 되는데, 이한도 분들이 어찌 상
상대가 웃으며 답했다.“위험해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누군가 해야 할 일이니, 헤엄에 강한 우리가 나서는 것이 마땅한 일입니다!”부진환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럼, 다들 조심하시오.”그들은 봉시를 따라 배에 올랐다.섬에서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곳곳에 사람을 안배해 배가 접근하는 것을 보면 바로 보고를 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오후가 되어도 동하국의 배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섬에 있는 사람들은 그 사이에 준비를 끝내고 공격을 시작했다.그들은 동하국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연기를 발견하였고 관찰을 거쳐 연기의 사용법을 알아냈다.푸른 연기가 동하국 왕자의 연기로 최고 등급이라 이한도에 뒤에 자리 잡고 있는 병력을 소집할 수 있다.연기를 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둠이 내릴 무렵 바다 위에 배 몇 척이 그들의 시야에 나타났다.밧줄에 묶인 강호 사람들이 해변으로 끌려갔다.고강하도 자리에 있었다.워낙 어둡다 보니 자세히 보지 않는 한 사람의 얼굴을 분간하기 어렵다. 동하국 배에 탄 사람들도 그저 옷차림으로 신분을 구별할 뿐이었다.곧 배가 도착했다.누군가 다급히 배에서 내려 고강하를 향해 예를 올렸다.“왕자마마, 무슨 분부가 있사옵니까?”고강하는 무표정으로 답했다.“이 강호 사람들을 청주로 보내거라. 따로 계획한 일이 있다.”“예!”상대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그들은 가까이 온 세 척의 배에 나누어 올랐고 배가 떠나기도 전에 배 속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가려진 구름이 사라지자, 달이 나타났고 달빛 아래 바다가 반짝이고 있었다. 시체가 끊임없이 바다에 던져져 물보라를 일으켰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투는 끝났다.그들은 배 세척을 모두 빼앗아 왔다.“모두 배에 타시오!”“출발!”어두운 밤, 다들 질서 있게 배에 올랐고 고강하를 데리고 청주성으로 떠났다.부진환은 갑판 위에서 점점 작아지는 이한도를 바라보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연기가 타오른 후 동하국 배가 그렇게 빨리 왔다는 것은 그들의 배들
밤이 되자 곧 맞은편에서 먼저 공격했다. 하늘을 가득 채울 듯한 화살들이 줄지어 그들을 향해 날아왔다.폭탄의 폭격 소리는 귀청을 찢을 듯했고 어두운 바다 위에서 이따금 밝은 불꽃이 타올랐다.아직 적의 배를 맞출 수 없는 거리기에 부진환은 반격하지 않았다.뒤에서 따라붙은 배 중 한 척이 유난히 빨랐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배는 이미 다른 배와 거리를 벌렸고 곧 그들을 따라잡을 것 같았다.폭탄도 그들의 배에 떨어지기 시작했고 진동으로 인해 배가 세게 흔들렸다. 귓가에 거센소리가 들려왔다. 부진환은 다급히 허리를 숙인 후 손을 흔들었다.그들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따라붙은 배를 겨누고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뒤에 있는 배를 정확히 명중하기 위해 그들은 잠시 멈추었다.배가 가까이 오자 부진환은 활을 들어 올렸다. 그는 화살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고 빠르게 몇 명의 적을 해결했다.우세를 차지하자 그들의 공격은 더욱 강해졌다.심지어 물러서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 적의 배를 마주했다. 그들은 경공으로 상대의 배에 올라 마음껏 적을 처리하기 시작했다.그들은 빠르게 상대의 배를 점령했다.뒤에서 쫓아오던 병사도 박가의 철갑선에 가로막혀 쫓지 못하고 있었다.헤엄에 강한 사람은 몸에 밧줄을 묶고 바다로 뛰어들어 배와 연결된 쇠고리를 적의 배 밑부분과 선체에 달아놓았다.박가의 기관은 아주 날카로워 도구만 있으면 갈고리를 선체에 박아 넣을 수 있었다.그리고 그들은 빠르게 철수했다.기관을 움직이자, 갈고리들이 파고들며 선체에 구멍을 만들었다.배 한 척에 온통 구멍이니 물이 빠르게 스며들어 배가 천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동하국 사람들이 알아차렸을 때 이미 많은 배들이 훼손된 상태였다.많은 적이 꼼짝도 못 하고 제자리에 갇혔다.그리고 다른 적이 부진환이 위치한 배를 따라잡자, 그들은 화약에 많은 미혼향을 넣었다. 적을 향해 폭탄을 날리자 공기에 미혼향이 퍼지기 시작했다.점점 더 많은 미혼향이 허공에서 흩어지면서 바닷가 위에 안개로 만들어진 방어선이 생
향 장군은 고개를 끄덕였다.“봤습니다. 공주 마마도 미리 10만 대군이 있다고 말했습니다.”“우리 청주에 주둔하는 병사도 적지 않으니, 두려워할 것 없습니다.”모두 해안가에서 조용히 적군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적들은 해안가에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추격은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아무것도 못 하고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공격할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그래서 적군은 바로 해안가로 접근했다.그러나 그들이 접근하자, 향 장군이 아군을 철수하게 명을 내렸다.그리고 투석차 등 대형 무기를 밀고 나왔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적을 향해 공격했다.모든 무기에는 독 가루가 들어갔다. 허공에 독안개가 가득 찼고 맹렬한 독성으로 인해 사람들이 피를 토하고 쓰러지기 시작했다.상대는 힘쓸 새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독벌문은 대량의 독벌을 불러왔고 바닷가에 돌진해 미친 듯이 공격했다.각 검파 제자는 손에 검을 들고 경공으로 해면 위에 날아올라 검을 휘둘러 수면을 휘저었다.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치자 엄청 내력으로 인해 바닷가에 거대한 소용돌이가 생겼다.그리고 옛 천궁도 제자들도 일제히 공격에 나섰다. 그들은 부적으로 바람을 일으켜 소용돌이를 크게 만들었고 바다 위에 거센 파도가 일었다.바람과 파도로 인해 적지 않은 적군의 배가 전복되었다.이와 같은 성황은 백 년에 한 번도 보기 드문 상황이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모두가 힘을 합치자 이렇게 위력이 대단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동하국 사람들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당황하여 황급히 철수했다.적군이 도망가는 것을 보고 다들 추격하려 했지만, 파도가 멈추지 않아 위험할 수 있기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바닷가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적군을 물리치는 것에 강호 인사들의 공이 많소. 먼저 우리와 함께 청주성으로 돌아가 마음껏 술을 마시는 것이 어떻소?”향 장군이 호탕하게 청했다.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응했다.이한도에 여러 날 갇혀 있다 드디어 자유를 되찾고 적군을 물
부진환은 고개를 들어 잔 속에 담긴 술을 모두 마셨다.“하루에 적을 물리칠 수 없다면, 백일, 천일을 들여서라도 물리쳐야 하오.”“여국의 땅을 절대 양보해서는 안 되오.”평온하지만, 힘이 담겨 있는 부진환의 말에 주위 사람들은 혈기가 들끓었다.흑삼이 먼저 독벌문 제자를 데리고 왔다.“나라의 흥망은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 독벌문은 부 태사를 따라 동하국 사람들을 여국에서 내쫓을 것입니다!”“비록 군중의 훈련을 받은 적 없지만, 우리 독벌문에는 독벌이 넘쳐납니다. 피리 소리만 있으면 산을 넘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 적을 상대하는 데에 있어 분명 쓸모가 있을 것입니다!”부진환이 자리에서 일어나 진지하게 물었다.“정말 남을 것이오? 적을 상대하는 것은 결코 하루 이틀로 끝날 일이 아니오. 진지하게 생각하시오.”“알고 있기에 남으려는 것입니다! 사실 독벌문 대부분 사람이 여기에 있습니다. 부 태사가 구해주지 않았다면 독벌문은 사라졌을 것입니다. 덕분에 살아남았으니, 도움이 되어야지요.”흑삼의 확고한 태도에 부진환은 허락하였다.“좋소. 남기를 원하다니, 고마울 따름이오!”부진환은 술 한 잔을 가득 채우고 독벌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옆에 있던 옥교도 난향설의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사저, 우리는...”난향설은 옥교가 남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섣불리 결정을 내릴 힘이 없었다.“너희를 데리고 산에서 내려와 무예를 연마하려다 자칫 목숨을 잃을 뻔했다. 부 태사를 따라 참전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니, 스승님께 물어본 후 결정해도 되겠느냐?”옥교가 고개를 끄덕였다.“사저의 말에 따르겠습니다.”그리고 다른 문파들도 각자 이 일을 상의하고 있었다.청풍 검파도 곧 결정을 내렸다.“부 태사, 우리 청풍 검파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잇따라 다른 문파도 결정을 내렸고 분위기가 고조되었다.그러나 부진환은 침착하게 답했다.“오늘 밤 다들 술을 마셔 냉정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수도
난향설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상관하지 않으마.”“이미 산으로 소식을 전했으니, 이틀이면 스승님의 편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너도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예. 고맙습니다.”사저가 잠든 후 옥교는 혹시 사저의 잠을 깨우게 할까 봐 조용히 창문 앞에 앉아 달구경을 했다.그동안 짜릿한 일을 많이 겪으니, 그녀의 마음은 아직 진정되지 않아 잠을 이룰 수 없었다.갑자기 그녀는 멀지 않은 지붕 위에 사람의 그림자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깊게 잠든 사저를 본 후 창문을 넘어 경공으로 건너편 지붕에 날아갔다.부소는 술을 들고 지붕에 앉자마자 옥교가 온 것을 보았다.“어찌 여기 있는 것이오?”부소가 의심스럽게 물었다.옥교는 앞으로 걸어가 앉았다.“저 객사에서 머물고 있지 않소. 자려는 참에 누군가 살금살금 다가오길래 확인하러 왔는데 자네일 줄은 몰랐소.”“천궁도 사람들은 모두 어두운 밤에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오?”부소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렇소. 우리 사도는 어둡고 음침한 밤에 다니는 것을 좋아하오. 귀신들이 밤에 나타나지 않소?”“우리 사도의 습관을 알면서도 이렇게 가까이 앉아 있는 것이오? 자네를 잡아 귀신에게 먹이는 것이 무섭지도 않소?”그의 말을 듣고 옥교는 무서워하기는커녕 오히려 흥분한 표정을 지으며 궁금한 듯 물었다.“어떻게 사람을 귀신에게 먹일 수 있소?”부소는 그녀의 순수한 호기심에 혼자 술을 한 모금 마셨다.“보아하니 처음 산에서 내려왔나 보오.”“이것도 모르다니.”“한번 보고 싶소?”옥교는 기대에 차서 고개를 끄덕였다.부소가 손을 흔들자, 순간 음산한 기운이 가득 차올랐고 안개가 피어올랐다. 그러자 한 여자의 그림자가 보일락 말락 했다. 붉은 입술의 여인을 보니, 옥교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지붕에서 떨어질 뻔했다.부소는 재빨리 그녀의 팔을 잡았다.그가 다시 손을 흔들자, 여자 귀신은 바로 사라졌다.“이 정도에 그렇게 놀란 것이오?”부소를 고개를 저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