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 장군은 고개를 끄덕였다.“봤습니다. 공주 마마도 미리 10만 대군이 있다고 말했습니다.”“우리 청주에 주둔하는 병사도 적지 않으니, 두려워할 것 없습니다.”모두 해안가에서 조용히 적군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적들은 해안가에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추격은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아무것도 못 하고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공격할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그래서 적군은 바로 해안가로 접근했다.그러나 그들이 접근하자, 향 장군이 아군을 철수하게 명을 내렸다.그리고 투석차 등 대형 무기를 밀고 나왔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적을 향해 공격했다.모든 무기에는 독 가루가 들어갔다. 허공에 독안개가 가득 찼고 맹렬한 독성으로 인해 사람들이 피를 토하고 쓰러지기 시작했다.상대는 힘쓸 새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독벌문은 대량의 독벌을 불러왔고 바닷가에 돌진해 미친 듯이 공격했다.각 검파 제자는 손에 검을 들고 경공으로 해면 위에 날아올라 검을 휘둘러 수면을 휘저었다.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치자 엄청 내력으로 인해 바닷가에 거대한 소용돌이가 생겼다.그리고 옛 천궁도 제자들도 일제히 공격에 나섰다. 그들은 부적으로 바람을 일으켜 소용돌이를 크게 만들었고 바다 위에 거센 파도가 일었다.바람과 파도로 인해 적지 않은 적군의 배가 전복되었다.이와 같은 성황은 백 년에 한 번도 보기 드문 상황이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모두가 힘을 합치자 이렇게 위력이 대단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동하국 사람들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당황하여 황급히 철수했다.적군이 도망가는 것을 보고 다들 추격하려 했지만, 파도가 멈추지 않아 위험할 수 있기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바닷가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적군을 물리치는 것에 강호 인사들의 공이 많소. 먼저 우리와 함께 청주성으로 돌아가 마음껏 술을 마시는 것이 어떻소?”향 장군이 호탕하게 청했다.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응했다.이한도에 여러 날 갇혀 있다 드디어 자유를 되찾고 적군을 물
부진환은 고개를 들어 잔 속에 담긴 술을 모두 마셨다.“하루에 적을 물리칠 수 없다면, 백일, 천일을 들여서라도 물리쳐야 하오.”“여국의 땅을 절대 양보해서는 안 되오.”평온하지만, 힘이 담겨 있는 부진환의 말에 주위 사람들은 혈기가 들끓었다.흑삼이 먼저 독벌문 제자를 데리고 왔다.“나라의 흥망은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 독벌문은 부 태사를 따라 동하국 사람들을 여국에서 내쫓을 것입니다!”“비록 군중의 훈련을 받은 적 없지만, 우리 독벌문에는 독벌이 넘쳐납니다. 피리 소리만 있으면 산을 넘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 적을 상대하는 데에 있어 분명 쓸모가 있을 것입니다!”부진환이 자리에서 일어나 진지하게 물었다.“정말 남을 것이오? 적을 상대하는 것은 결코 하루 이틀로 끝날 일이 아니오. 진지하게 생각하시오.”“알고 있기에 남으려는 것입니다! 사실 독벌문 대부분 사람이 여기에 있습니다. 부 태사가 구해주지 않았다면 독벌문은 사라졌을 것입니다. 덕분에 살아남았으니, 도움이 되어야지요.”흑삼의 확고한 태도에 부진환은 허락하였다.“좋소. 남기를 원하다니, 고마울 따름이오!”부진환은 술 한 잔을 가득 채우고 독벌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옆에 있던 옥교도 난향설의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사저, 우리는...”난향설은 옥교가 남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섣불리 결정을 내릴 힘이 없었다.“너희를 데리고 산에서 내려와 무예를 연마하려다 자칫 목숨을 잃을 뻔했다. 부 태사를 따라 참전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니, 스승님께 물어본 후 결정해도 되겠느냐?”옥교가 고개를 끄덕였다.“사저의 말에 따르겠습니다.”그리고 다른 문파들도 각자 이 일을 상의하고 있었다.청풍 검파도 곧 결정을 내렸다.“부 태사, 우리 청풍 검파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잇따라 다른 문파도 결정을 내렸고 분위기가 고조되었다.그러나 부진환은 침착하게 답했다.“오늘 밤 다들 술을 마셔 냉정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수도
난향설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상관하지 않으마.”“이미 산으로 소식을 전했으니, 이틀이면 스승님의 편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너도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예. 고맙습니다.”사저가 잠든 후 옥교는 혹시 사저의 잠을 깨우게 할까 봐 조용히 창문 앞에 앉아 달구경을 했다.그동안 짜릿한 일을 많이 겪으니, 그녀의 마음은 아직 진정되지 않아 잠을 이룰 수 없었다.갑자기 그녀는 멀지 않은 지붕 위에 사람의 그림자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깊게 잠든 사저를 본 후 창문을 넘어 경공으로 건너편 지붕에 날아갔다.부소는 술을 들고 지붕에 앉자마자 옥교가 온 것을 보았다.“어찌 여기 있는 것이오?”부소가 의심스럽게 물었다.옥교는 앞으로 걸어가 앉았다.“저 객사에서 머물고 있지 않소. 자려는 참에 누군가 살금살금 다가오길래 확인하러 왔는데 자네일 줄은 몰랐소.”“천궁도 사람들은 모두 어두운 밤에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오?”부소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렇소. 우리 사도는 어둡고 음침한 밤에 다니는 것을 좋아하오. 귀신들이 밤에 나타나지 않소?”“우리 사도의 습관을 알면서도 이렇게 가까이 앉아 있는 것이오? 자네를 잡아 귀신에게 먹이는 것이 무섭지도 않소?”그의 말을 듣고 옥교는 무서워하기는커녕 오히려 흥분한 표정을 지으며 궁금한 듯 물었다.“어떻게 사람을 귀신에게 먹일 수 있소?”부소는 그녀의 순수한 호기심에 혼자 술을 한 모금 마셨다.“보아하니 처음 산에서 내려왔나 보오.”“이것도 모르다니.”“한번 보고 싶소?”옥교는 기대에 차서 고개를 끄덕였다.부소가 손을 흔들자, 순간 음산한 기운이 가득 차올랐고 안개가 피어올랐다. 그러자 한 여자의 그림자가 보일락 말락 했다. 붉은 입술의 여인을 보니, 옥교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지붕에서 떨어질 뻔했다.부소는 재빨리 그녀의 팔을 잡았다.그가 다시 손을 흔들자, 여자 귀신은 바로 사라졌다.“이 정도에 그렇게 놀란 것이오?”부소를 고개를 저으
옥교는 멈칫한 뒤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도 부소의 말을 사실로 여기는 것 같았다.그녀는 한참 생각하고서야 입을 열었다.“비록 수법이 잔인하지만, 동하국 사람의 혼을 뽑는 것이라면 반드시 자네를 도울 것이오!”부소는 술을 마시려다 넋을 잃고 말았다. 그녀가 정말 믿을 줄 생각지 못했다.그는 저도 몰래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좋소. 고맙소.”-조영궁.아신이 창가에 머무르자, 낙요는 얼른 편지를 꺼냈다.“적을 잠시 물리쳤소. 계획은 순조로운 편이오. 크게 다치거나 죽은 사람도 없었소. 하지만 바다에서 싸우는 능력이 약하다 보니, 동하국을 물리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오.”“이번 전쟁은 반년 이상이 걸릴 것이오.”“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소. 올해 겨울에 돌아갈 수 없다면 혼자 있더라도 몸을 잘 돌보고 두꺼운 옷을 챙겨 입으시오.”낙요는 먹이 채 마르지도 않은 편지를 보며 부진환이 서신을 쓸 때의 모습이 뇌리에 떠오르는 것 같았다.편지는 길지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많이 놓였다.월규가 다과를 들고 왔다. 그녀는 여제가 편지를 보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물었다.“오늘 밤에도 제신향을 피울 것입니까?”“며칠간 동하국으로 인해 신경을 쓰셨는데, 오늘은 조금 쉬실 수 있습니까?”낙요는 편지를 거두고 말했다.“계속 피우거라.”월규는 제신향을 피우며 걱정스럽게 물었다.“설마 부 태사께서 순조롭지 않으신 것입니까?”낙요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부 태사 쪽은 아주 순조롭다. 사람은 이미 구출되었고 적도 잠시 물리치게 되었다.”“만족과 천궐국도 동하국과 전쟁을 시작하였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천궐국은 지세가 험하고 지키기 쉬워 순조로우니 걱정이 되지 않는다만.”“만족은 우리와 같이 적이 수역에서 공격하고 있다. 게다가 지세가 넓고 가릴 곳이 없는 평원이다. 만족은 말을 타고 싸우는 것에 강하지만 물에 있어서는 약하다.”“동하국은 배를 타고 물 위에서 화약으로 공격하며 전혀 내릴 생각을 하지 않으니, 만족에서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
“청주의 바다에 이렇게 큰일이 발생한 적 없네. 청주 병사들은 수상 작전에 능하지 않으니, 병사를 더 보낸다고 해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네.”“짧은 시간 내에 적을 깔끔하게 물리칠 수도 없네.”“이번 싸움에 기관에 능한 박가가 있었네. 그들의 기관은 물에서 작전하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으니, 청주 쪽은 당분간 걱정할 필요가 없네.”“소 장군, 오히려 자네가 필요한 일이 있네. 헤엄에 능한 병사를 소집하여 3만 명의 대오를 조직한 후 만족에 지원을 가게.”이 말이 나오자, 조정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불만이 있는 신하가 답했다.“소신도 폐하와 만왕의 사이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여국의 전쟁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 어떻게 병력을 나누어 그들을 도울 수 있겠습니까?”낙요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설명했다.“자네들은 모두 만족에 가 본 적이 없을 것이네. 그러나 나는 가 본 적이 있네. 자네들보다 그곳의 지형을 더 잘 알고 있네.”“만족 땅은 평원이 많네. 동하국이 공격하고 있는 곳은 특히 끝없이 펼쳐진 평원뿐이네. 만족은 지세가 넓고 부락으로 떨어져 지내다 보니, 동하국이 방어를 뚫고 공격하면 수많은 동하국 사람들이 암암리에 여국에 잠입할 것이네.”“우리에게 아주 불리하네.”“만족 땅이 그들에게 넘어가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협이 될지 다들 알고 있지 않는가?”“그때 다시 병력을 보내 만족을 돕기에는 늦었네.”“동하국은 우리 세 나라를 동시에 공격하고 있네. 어느 나라가 함락되든 결코 우리에게 평화를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네.”다들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신하도 예를 올리며 답했다.“폐하의 생각이 참으로 깊으십니다. 소신의 생각이 짧았습니다.”소 장군도 바로 승낙했다.“7일 안에, 헤엄에 강한 자들을 한데 모으겠습니다.”낙요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다.“그리고 병사 중 헤엄에 강한 자들이 많지 않아 사람을 모으기 힘들다면, 대외적으로 모집을 하게. 남녀 모두 가리지 않고 무예가 좋기만 하면 되네. 만족을 돕는
향 장군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이런 상황은 흔치 않습니다.”“저도 동하국을 철저히 물리칠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두 사람은 바닷가로 걸어가, 마침 봉시가 사람을 데리고 기관선을 검사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곳에 주둔하고 있는 병사들이 기관선이 아주 궁금한 듯 정신이 팔려 향 장군과 부 태사가 온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봉시가 이리저리 두드리며 검사하고 있었다.부진환이 앞으로 걸어가 물었다.“손상이 심각하오?”주위의 병사들은 그제야 부 태사를 발견하고 다급히 물러나 길을 비켜주었다.“부 태사! 장군!”향 장군은 손을 흔들어 그들에게 먼저 물러가라고 뜻을 전했다.봉시는 동작을 멈추고 답했다.“암초에 부딪힌 손상이라 심각한 편이 아니오. 조금 수리만 하면 되오.”“다만 기습이라 다음부터는 기관선의 존재를 알게 될 것이오. 바닷속에서 공격한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오.”부진환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이 배를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리오?”봉시는 멈칫하다 바로 부진환의 뜻을 알아차리고 진지하게 생각하다 답했다.“평소에 배 한 척을 만들려면 백여 명의 사람들이 재료가 충분한 상황에 반년 이상이 걸리오.”“이렇게 큰 배를 만들기 쉽지 않소.”부진환이 이어 물었다.“그들의 배에 기관을 만드는 것은 얼마나 걸리오?”그의 말을 듣고 봉시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봉시의 눈빛이 갑자기 빛났다.“좋은 방법이오! 많은 시간을 아낄 수 있소!”“하지만 얼마나 걸릴지 아직 확신이 들지 않으니, 며칠 동안 연구를 해볼 것이오!”부진환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수고하시오.”“만약 그들의 배에 기관을 만들 수 있다면 물건과 사람은 내가 배치하겠소. 그들의 배도 방법을 생각하여 구해 오겠네.”봉시가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시오. 검사만 하면 내일 대략적인 시일을 알려줄 수 있을 것이오.”“좋소!”봉시의 반응을 살피니, 부진환은 이 방법이 통할 것이라 생각했
“늦지 않았소. 이렇게 늦은 시간에 찾아올 필요 없소. 내일 아침 다시 이름을 올려도 마찬가지네.”주락은 바다의 배가 이미 가라앉은 것을 보고 돌아가려 했다.옥교가 웃으며 말했다.“다들 이름을 올린 것을 보고 마음이 조급할 따름입니다. 주락 오라버니에게 폐를 끼치진 않았지요?”“걱정하지 마시오. 그렇게 급해하니 어서 따라오시오. 이름을 적으면 오늘 저녁 거처를 안배해 주겠소.”주락이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옥교는 빠른 걸음으로 따라가다 궁금한 듯 물었다.“주락 오라버니, 방금 부소가 배에 오른 것을 보았습니다. 잘못 본 것은 아니겠지요? 그들은 지금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주락이 답했다.“잘못 본 것이 아니오. 임무가 있어 부소가 천궁도 제자를 데리고 갔소.”그의 말을 듣고 옥교는 더욱 궁금해졌다.“왜 한밤중에 임무를 나간 것입니까? 위험하지 않습니까?”주락은 웃음을 금치 않았다.“이 밤에 그들의 상대가 될 사람은 없소.”“누가 그들보다 더 위험할 수 있겠소?”옥교는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답했다.“그렇긴 합니다.”“천궁도에서 함께 적을 물리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다들 오랫동안 자취를 감추었잖습니까? 멸문되었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주락은 옥교가 천궁도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알아차리고 답했다.“사람을 구하러 온 것은 의외가 아니오. 천궁도가 자취를 감춘 것도 여제 때문이오.”“여제와 친분이 있으니, 꼭 올 것이오.”그 말을 듣고 주락은 의아했다.“천궁도와 여제가 친분이 있습니까?”주락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소. 여제께서 대제사장이었을 때 알고 지낸 강호 세력이 적지 않소.”옥교는 순간 떠올랐다.“그건 들은 바가 있소. 다만 스승님께서 제사장 일족과 천궁도는 원수와도 다름없다고 하셔서 천궁도와 여제께서 친분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이렇게 보니, 천궁도도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그렇지 않으면 여제께서 어찌 그들과 친분이 있겠습니까?”주락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주락은 옥교
이 말을 듣고 부진환은 깜짝 놀랐다.“한 달? 역시 박가 후손답소!”“보아하니 천궁도는 쉴 수 없을 것 같소.”말이 끝나자마자 부소가 배에서 뛰어내렸다.“밤에 잠을 자지 못해도 괜찮소. 하지만 우리 제자들에게 음식과 술을 대접해야 하오.”주락이 웃으며 답했다.“음식과 술은 이미 준비되었소!”말을 마치고 주락은 부진환을 바라보았다.“부 태사도 드시고 쉬세요.”부진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떠날 때 물었다.“아, 그 동하국 왕자 고강하는 어떻게 되었소?”“이틀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먹고 마실 수 있는 것으로 보아 괜찮을 것입니다. 고강하가 통제를 당하면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기억을 잃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며칠 지나면 회복될 것입니다.”부진환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고 당부했다.“사람을 더 보내서 고강하를 지키게 하오.”이 말을 듣고 주락은 멈칫했다.“태사는 적군이 그를 구하러 올 것이라 생각하십니까?”부진환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젯밤 배를 빼앗은 것도 동하국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오. 그들은 갈피를 잃지 않고 여전히 누군가의 관리를 받고 있었소. 이한도를 떠날 생각도 없으니, 반드시 다시 공격할 것이오.”“고강하는 그들의 목표 중 하나일 것이오.”“꼭 조심해야 하오.”주락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예. 알겠습니다.”밥을 먹은 후 부진환은 낙요에게 편지를 쓰고 나서야 누워 휴식했다.부소도 객사에서 배불리 먹었다.“다들 배불리 먹고 돌아가서 쉬시오. 저녁에 또 계속 일을 해야 하오.”“요즘 참으로 고생이 많소.”“아버지께서 이미 50여 명을 보냈으니, 그때가 되면 좀 더 쉴 수 있을 것이오.”다들 피곤하여 바로 객실로 돌아가 쉬었다.부소가 위로 올라가려 준비하고 있을 때, 갑자기 객사 입구에 그림자 하나가 나타났다.“부소.”부소는 멈칫하다 앞으로 걸어갔다.“무슨 일이오?”옥교가 기대와 흥분이 가득 찬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어젯밤 배를 세 척이나 빼앗아 온 것이오?”“3
“나는 더 이상 당신의 상대가 안 되오.”낙요는 고개를 돌려 바둑판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당신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바둑을 두며 답답함을 풀기 위해서요.”부진환은 바둑알을 하나하나 거두었다.낙요는 실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햇빛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왔다.“그러고 보니, 나의 답답함을 풀 사람은 당신뿐이오.”“심시몽은 어의원의 심사를 통과하고 정식으로 어의원에 들어가게 되었소. 그리고 강소풍의 집안에서도 그들의 혼사를 승낙하여 두 사람은 곧 혼사를 올릴 것이오.”“갑자기 심면과 낙현책도 혼사를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소.”부진환이 웃으며 말했다.“일찍이 혼인할 나이가 되었지만, 아이들도 조급해하지 않는데 왜 그렇게 걱정하오?”낙요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여유롭게 말했다.“걱정하지 않소. 대소사를 모두 당신이 걱정하고 있지 않소? 초경의 수위가 있으니, 몇 년이 지나도록 용모가 변하지 않았소. ”“나 같으면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으니, 일찌감치 늙었을 것이오.”몇 년 동안 부진환은 그녀를 도와 적지 않은 조정의 일을 분담했다.그녀도 부진환의 동반에 습관이 되었다.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진환을 바라보며 손바닥에 턱을 괴고 물었다.“이 나이가 되니,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을 후회하오?”“걸을 수 없을 정도로 늙었을 때, 다른 사람의 자식들이 단란히 모여있는 것을 부러워할 것이오? ”부진환은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후회하지 않소.”“사람은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오.”“게다가 당신은 여제요. 당신이 늙었다고 해도 누가 감히 푸대접하겠소?”“당신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하면 난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오. 초경의 수위로 늦게 늙는다고 하지 않았소? 앞으로 당신이 늙으면 내가 당신을 부축하고 업고 다닐 것이오.”낙요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참 좋소.”이듬해 가을.심시몽은 강소풍과 혼사를 올렸고 어의원 5품
강소풍은 고개를 끄덕이다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니오. 그런 뜻이 아니오. 어머니께서는 마음에 들어 하셨소.”설명할수록 강소풍은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심시몽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여전히 그를 위로했다.“자네의 뜻을 알고 있소. 설명할 필요 없소.”“시몽... 미안하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방법을 강구하여 어머니에게 자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오. 분명 어머니도 자네를 받아들일 것이오. ”그 말에 심시몽은 살짝 놀라 의아한 듯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나와 헤어지려는 것이 아니었소?”심시몽은 강소풍이 특별히 그녀를 찾아와 이 일을 설명하는 것을 보고, 그녀와 연을 끊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니요. 그럴 리가 있소.”“나는 단지 이전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뿐이오. 이번 달 안에 혼담을 꺼낼 수 없을 텐데, 나를 기다려줄 수 있소?”“말재주가 좋지 않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 어머니께서는 자네가 연약하고 힘없다고 생각하시오. 앞으로 내가 출정하면 자네가 홀로 집안을 지킬 텐데, 우리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하시오.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대충 뜻을 알아차렸다.“어머니께서는 문무를 겸비한 며느리를 원하고, 자네와 함께 전쟁터에 나가서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기를 원하시오.”“나는 비록 무공을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해낼 수 있소.”고개를 들어 올린 심시몽의 눈빛은 밝았다..강소풍은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정말이오? 여전히 나와 함께 있고 싶소?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심시몽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어찌 쉽게 포기할 수 있소? 자네가 포기하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강가는 장군 집안이라 분명 우리 언니와 같은 여인을 좋아할 것이오. 난 비록 언니와 비길 수 없지만 그래도 노력할 것이오.”“여제께서 나에게 약옥을 주었소. 만약 순 의원과 의술을 배울 수 있다면 어의원에 들어갈 기회가 있소.”“성공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약간 의아해했다.“공주는 저를 탓하지 않습니까...”“그분은 공주시다. 천하를 품고 있는데, 어찌 네가 범한 작은 잘못을 추궁할 리 있냐?”“지금 너의 변화를 보면 공주도 더 이상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차려야 할 예의는 없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나면 공주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거라.”심시몽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내일 가겠습니다.”“저는 먼저 약옥을 넣고 의관에 가겠습니다.”심시몽은 기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고, 의기양양한 분위기를 풍겼다. 조금도 방금의 의기소침함이 없었다.심면도 기뻤다.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강소풍이 집에서 어머니와 싸우고 있었다.“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너를 현학서원에 보내 양성하는 것도 앞으로 네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너도 마땅히 너와 어울릴 만한 부인을 얻어야 한다. 너와 전장을 누비며 적을 죽이는 그런 사람 말이다.”“힘없이 연약하게 집안에서 서방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평범한 아가씨는 안 된다.”“이전에 그 심시몽을 위해 집안의 빙천영지를 훔쳤고, 심지어 벌을 받고도 물건이 어디로 갔는지 말하려 하지 않았다. 난 그때부터 심시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그 아이와 혼사를 올리려는 것이냐?”“말도 안 된다!”강부인은 단호한 태도로 조금도 말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강소풍은 내키지 않는 듯 반박했다.“심시몽이 평범하다니요? 어떻게 평범하다는 말입니까? 심시몽은 그저 무공이 부족할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무예를 익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하물며 그녀의 언니는 이미 태자로 봉해졌습니다. 그러니 심시몽도 좋은 아가씨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지 않습니까?”강부인은 콧방귀를 뀌었다.“언니는 언니이고, 심시몽은 심시몽이다. 어찌 동일하게 논할 수 있겠냐?”“강가는 권세에 빌붙지 않고, 심시몽의 언니가 태자라는 것을 봐서 그녀를 맞이하려
“나중에 자네가 신의가 될지도 모르오.”심시몽이 웃으며 말했다.“자네의 좋은 말대로 되길 바라오.”모두 술을 마시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심면이 임계천에게 물었다.“자네는? 어디로 가고 싶소?”“나라에 보답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소.”임계천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기에 그저 궁의 안배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기분이 좋았고 투지가 넘치고 미래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술을 너무 늦은 시각까지 마셔서 그들은 심가에서 묵었다.오전이 되자, 각 집안의 하인들이 부랴부랴 사람을 찾아왔다. 몇 사람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지만, 여전히 집으로 끌려갔다.궁에서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강소풍은 금군 기사영 통령으로 봉해져 도성과 황궁의 안위를 지키게 되었다.임계천은 형부로 전근되었다.소우청과 봉함선은 수주의 군영 부장군으로 명을 받았다.소우청의 행처는 그의 아버지 소진오가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며 부탁한 것이다.낙요는 봉함선이 여인이기에 그녀를 그렇게 멀고 험한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주동적으로 수주에 갈 것을 청구했다.봉함선이 말했다.“여국은 역대로 여 장군이 없었습니다. 저는 첫 번째 여장군이 되고 싶습니다.”“만약 힘들고 험한 곳이 아니라면 어찌 제가 포부를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낙요는 그녀의 담력과 야심을 높이 사고 그녀의 청을 승낙했다.“나는 네가 여국의 첫 번째 여장군이 되기를 기대한다.”이들 외에 현학서원의 다른 학생들도 그들로 하여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선지를 얻었다.유독 심시몽에 대해, 낙요는 따로 안배를 해주지 않았다.백서가 걱정했다.“어찌 유독 심시몽만 얘기가 없으십니까? 심시몽이 알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입니다.”낙요가 웃었다.“아니다. 이미 심면을 시켜 심시몽에게 한가지 물건을 보냈다.”백서는 살짝 놀랐다.“일찍이 계획이 있으셨군요.”이때의 심시몽은 홀로 넋을 잃고 연못가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마치 흩날리는 낙엽처럼 어수
유생이 드디어 알아차렸다.“그랬구나. 내가 어찌 이걸 잊은 것이냐.”“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구나. 이렇게 운 좋게 제사장 자리를 주울 수 있으니.”심면이 답했다.“아닙니다. 전에 제가 청주 전쟁에서 조난했을 때, 제자들을 통솔해 적과 싸우지 않았습니까? 현책보다 능력이 훨씬 뛰어났습니다.”“사저가 소제사장이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이렇게 칭찬하는 것을 듣고 유생은 쑥스러워하며 낙현책을 힐긋 쳐다보았다.“네가 이렇게 말하면 낙현책이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낙현책이 웃으며 답했다.“그녀가 말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너는 나보다 대제사장이 더 잘 어울린다.”“나는 무학에서 너보다 좀 나을 뿐이다. 정말 대제사장이 되려면 너보다 잘할지 모를 일이다.”“다만 제사장 일족의 심사에는 이런 것이 없었다.”“하물며 나도 대제사장이 될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단지 여제가 기뻐하기를 바랄 뿐이다.”이 말을 듣고 유생은 마음이 놓였다.“불쾌하지 않았다면 다행이구나. 권력과 지위 앞에서 네가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구나!”“한 잔 권하마!”유생이 술잔을 들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대문이 열렸고,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먼저 목소리가 들렸다.“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왜 벌써 마시는 것이오?”“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니, 의리가 없소!”몇 사람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강소풍과 임계천이 술병을 들고 오는 것이 보였다.“오늘 밤 다들 왔구나!”“자, 심면과 유생을 위해 한 잔 하세!”모두 자리에 앉아서 잔을 들어 함께 마셨다.그렇게 한참 마시다 보니 술에 취한 강소풍이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심가에 겹경사가 닥칠 것이오.”모두 멍해졌다.강소풍은 낙현책과 심면을 바라보았다.“여제가 두 사람의 일을 인정했으니, 언제 혼사를 치르는 것이오?”심면은 갑자기 얼굴을 붉어지며 황급히 강소풍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술을 마셔도 자네의 입을 막지 못한 것이오?”
“저희가 어찌 가족입니까?”“50냥의 이득을 본 걸 후회한다면서요?”이 말이 나오자 다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들은 그제야 유생이 그날 밤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어쩐지 상자를 도둑맞았더라니.유룽은 체면을 깎으며 사과했다.“유생아, 우리는 한 가족이니 티격태격하는 것도 정상이다. 그러나 다들 나쁜 생각은 없다.”“이전의 일은 모두 나의 잘못이다. 이렇게 너희들에게 사과하마!”“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가자. 너를 위해 잘 경축해야지 않겠느냐!”둘째아버지와 셋째 아버지도 모두 따라서 사과했다.집안 재산을 나누겠다고 얘기한 그날 그들이 각박한 만큼 지금 아주 자상했다.“유생아, 집으로 가자. 지나간 일은 잊고, 우리 가족 다시 시작하는 게 어떠냐?”“그래. 가족이 함께 지내면 얼마나 시끌벅적하냐? 따로 이곳에서 지내면 쓸쓸하지 않으냐?”“우리 집에 좋은 술도 두 병 간직하고 있는데, 유생을 축하하러 오늘 꺼내마!”유생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차분하고 차갑게 말했다.“다들 시간 낭비하지 마십시오.”“집안 재산을 나누고 연을 끊었는데, 어찌 번복할 사람이 있겠습니까?”“잘살든 못살든 더 이상 유가와 관계가 없습니다.”“다들 가시지요. 굳이 우리 집 앞에서 매달리려 한다면, 관아에 신고할 것입니다.”말을 마치고 유생은 방안으로 돌아와 차갑게 문을 닫았다.문밖의 사람들은 후회에 휩싸였다.게다가 둘째는 첫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형님 탓입니다. 제사장 자리가 발표되기도 전에 넷째네를 쫓아내더니, 지금은 어떻게 하려는 것입니까?”셋째도 불평했다.“유생은 앞으로 대제사장이 될 것이오. 앞으로 유생 덕을 보긴커녕 이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앞으로 우리를 난처하게 할 수도 있소...”유롱은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찌 또 내 잘못이 되었냐?”“애초에 심사 결과가 나오자, 다들 하나하나 달려와서 유생네가 끝났다고, 그들 일가를 헛되이 잘해줬다고 하지 않았냐? 너희들이 모두 동의했기 때문에 넷째 일가를 쫓아낸 것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유가 사촌들은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유생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왜 제가...”왜 낙현책이 아닌가?장 총관이 웃으며 말했다.“어서 명을 받으시지요. 소제사장”유생은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하며 얼른 명을 받고 고마움을 전했다.장 총관은 자리에 있던 병사들을 힐긋 보고 유생에게 친절하게 물었다.“소제사장,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제가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까?”유생은 웃으며 말했다.“필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어찌 사양하십니까? 제가 필요한 곳이 없다면, 이만 궁으로 돌아가 명을 전해야 합니다.”“예. 바래다 드리겠습니다.”유생은 장 총관을 골목 밖까지 배웅했다. 장 총관이 의미심장하게 일깨워주었다.“아가씨는 아직 소제사장의 권력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도성에서 제사장의 권력은 여제와 대제사장에 버금갑니다.”“태자와 동등한 권력입니다.”“이런 사소한 일은 직접 처리할 필요도 없으니, 제게 한마디만 분부하면 됩니다.”유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깨워 줘서 고맙습니다.”“오늘 여제께서 태자도 정하셨습니까? 심면입니까?”장 총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심가에 뜻을 전하고 왔습니다.”장 총관을 떠나보내고 유생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선택받을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분명히 낙현책한테 졌기 때문이다.심면도 태자로 봉해져서 참 좋았다.오늘 밤 심면을 찾아 축하하려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문밖으로 돌아갔다.병사들은 즉시 공손한 태도를 바꾸어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소제사장, 오늘 분명 오해일 것입니다. 저희는 먼저 떠나겠습니다.”유생이 차가운 소리로 호통을 쳤다.“멈추거라!”그들은 뻣뻣하게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땀을 뻘뻘 흘렸다.제사장의 말 한마디에 그들은 직무를 잃을 수도 있다.“수사를 더 해야 하는 거 아니오? 안 하시오?”“저희가 감히 소제사장의 집을 수색할 용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
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궁을 나가려던 참이다. 함께 가자.”유생은 단번에 알아차렸다.“심면을 찾으러 가는 것이냐?”“심사 결과가 나온 후, 심면을 만나지 못했구나.”“심면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낙현책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그런가 보구나.”“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거라.”“그래.”두 사람이 함께 궁으로 나온 후 유생은 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낙현책은 심면의 집으로 향했다.유가의 골목에 도착하자마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관아의 사람들이 유생의 집 앞을 막고 그녀의 부모님을 잡고 그들을 관아에 데리고 가려 했다.옆에는 그녀의 사촌들이 있었다.안색이 바뀐 유생은 다급히 달려갔다.“그만하시오!”“뭐 하는 것이오?”유생은 바로 부모님을 뒤에 감쌌다.유롱은 화가 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뭐 하냐니? 집안 재산을 나누었으니, 유가와 이젠 연이 없는 것이다. 집안 재산도 주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찌 유가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냐? 그 상자에는 족히 수십만 냥이 있다!”“감히 너희랑 아무 연관도 없다고 할 수 있느냐?”유생은 그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고, 관리에게 고소할 줄도 몰랐다.“우리가 훔쳤다는 증거라도 있습니까?”“증거도 없이 저희를 잡다니, 법을 따르셔야죠.”유롱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유가 사람들이 네가 돌아온 것을 봤다!”“변명하지 말거라. 할 말이 있으면 감옥에 가서 변명하거라!”물건을 잃어버리고 그들이 유일하게 의심하는 사람은 유생이다.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들은 그 돈을 되찾으려 했다.“내가 돌아갔다고 돈을 훔쳤다는 것입니까? 농이 심하십니다!”“관청에 따라서 갈 수 있지만, 저희 부모님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사람을 잡을 수 없습니다!”유롱이 화를 냈다.“네 아버지와 어머니도 한패다! 당연히 관아로 데려가야 한다!”“나으리, 그들은 수십만 냥을 훔쳤습니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나리께서 반드시 돈을 되찾아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조영궁.심사 결과가 나온 후 오랫동안 기다리던 낙요는 드디어 낙현책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여제.”낙현책은 고개를 숙이고 여제를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심사 결과가 나온 지 오래됐는데, 어찌 이제야 나를 찾아온 것이냐? 잘 고려한 것이냐?”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릎을 꿇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이 말을 듣고 낙요는 그의 결정을 알아차렸다.“일단 일어나서 얘기하거라.”낙현책은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않았다.“여제의 가르침을 저버렸습니다. 저는 대제사장 자리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낙요는 다소 실망했지만 그래도 의외는 아니었다.“잘 생각했느냐? 이 일은 번복한 기회가 없다.”낙현책이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오랫동안 심사숙고한 후 내린 결정입니다.”“제가 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지금까지 이렇게 노력했고 최종 심사에서 1등까지 하였는데, 여제를 실망하게 했다.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일으켜 세웠다.“실망하지 않았다.”“네 실력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어찌 실망했겠느냐? 네가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이미 결정을 내린 이상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말거라. 마음을 놓고 네 목표를 향해 가거라.”“나는 네 결정을 존중한다!”여제가 화를 내지 않자, 낙현책은 그제야 한숨 돌렸다. 그는 감동에 겨웠다.“고맙습니다.”낙요는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동안 심면을 만나지 않았겠구나? 어서 네 결정을 알리러 가거라.”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고 궁을 나갈 준비를 했다.그동안 심면도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두 사람에게 있어 정말 어려운 문제였다.누군가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낙현책이 궁을 나서려는데 제사장족 제자가 그를 가로막았다.“유생이 궁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있소.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소.”“급한 일? 알겠소.”유생은 그동안 궁에 있지 않았다. 갑자기 궁으로 찾아온 것을 보아, 중요한 일이 있는 듯했다.먼저 그녀를 만나고 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