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지 않았소. 이렇게 늦은 시간에 찾아올 필요 없소. 내일 아침 다시 이름을 올려도 마찬가지네.”주락은 바다의 배가 이미 가라앉은 것을 보고 돌아가려 했다.옥교가 웃으며 말했다.“다들 이름을 올린 것을 보고 마음이 조급할 따름입니다. 주락 오라버니에게 폐를 끼치진 않았지요?”“걱정하지 마시오. 그렇게 급해하니 어서 따라오시오. 이름을 적으면 오늘 저녁 거처를 안배해 주겠소.”주락이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옥교는 빠른 걸음으로 따라가다 궁금한 듯 물었다.“주락 오라버니, 방금 부소가 배에 오른 것을 보았습니다. 잘못 본 것은 아니겠지요? 그들은 지금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주락이 답했다.“잘못 본 것이 아니오. 임무가 있어 부소가 천궁도 제자를 데리고 갔소.”그의 말을 듣고 옥교는 더욱 궁금해졌다.“왜 한밤중에 임무를 나간 것입니까? 위험하지 않습니까?”주락은 웃음을 금치 않았다.“이 밤에 그들의 상대가 될 사람은 없소.”“누가 그들보다 더 위험할 수 있겠소?”옥교는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답했다.“그렇긴 합니다.”“천궁도에서 함께 적을 물리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다들 오랫동안 자취를 감추었잖습니까? 멸문되었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주락은 옥교가 천궁도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알아차리고 답했다.“사람을 구하러 온 것은 의외가 아니오. 천궁도가 자취를 감춘 것도 여제 때문이오.”“여제와 친분이 있으니, 꼭 올 것이오.”그 말을 듣고 주락은 의아했다.“천궁도와 여제가 친분이 있습니까?”주락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소. 여제께서 대제사장이었을 때 알고 지낸 강호 세력이 적지 않소.”옥교는 순간 떠올랐다.“그건 들은 바가 있소. 다만 스승님께서 제사장 일족과 천궁도는 원수와도 다름없다고 하셔서 천궁도와 여제께서 친분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이렇게 보니, 천궁도도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그렇지 않으면 여제께서 어찌 그들과 친분이 있겠습니까?”주락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주락은 옥교
이 말을 듣고 부진환은 깜짝 놀랐다.“한 달? 역시 박가 후손답소!”“보아하니 천궁도는 쉴 수 없을 것 같소.”말이 끝나자마자 부소가 배에서 뛰어내렸다.“밤에 잠을 자지 못해도 괜찮소. 하지만 우리 제자들에게 음식과 술을 대접해야 하오.”주락이 웃으며 답했다.“음식과 술은 이미 준비되었소!”말을 마치고 주락은 부진환을 바라보았다.“부 태사도 드시고 쉬세요.”부진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떠날 때 물었다.“아, 그 동하국 왕자 고강하는 어떻게 되었소?”“이틀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먹고 마실 수 있는 것으로 보아 괜찮을 것입니다. 고강하가 통제를 당하면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기억을 잃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며칠 지나면 회복될 것입니다.”부진환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고 당부했다.“사람을 더 보내서 고강하를 지키게 하오.”이 말을 듣고 주락은 멈칫했다.“태사는 적군이 그를 구하러 올 것이라 생각하십니까?”부진환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젯밤 배를 빼앗은 것도 동하국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오. 그들은 갈피를 잃지 않고 여전히 누군가의 관리를 받고 있었소. 이한도를 떠날 생각도 없으니, 반드시 다시 공격할 것이오.”“고강하는 그들의 목표 중 하나일 것이오.”“꼭 조심해야 하오.”주락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예. 알겠습니다.”밥을 먹은 후 부진환은 낙요에게 편지를 쓰고 나서야 누워 휴식했다.부소도 객사에서 배불리 먹었다.“다들 배불리 먹고 돌아가서 쉬시오. 저녁에 또 계속 일을 해야 하오.”“요즘 참으로 고생이 많소.”“아버지께서 이미 50여 명을 보냈으니, 그때가 되면 좀 더 쉴 수 있을 것이오.”다들 피곤하여 바로 객실로 돌아가 쉬었다.부소가 위로 올라가려 준비하고 있을 때, 갑자기 객사 입구에 그림자 하나가 나타났다.“부소.”부소는 멈칫하다 앞으로 걸어갔다.“무슨 일이오?”옥교가 기대와 흥분이 가득 찬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어젯밤 배를 세 척이나 빼앗아 온 것이오?”“3
그녀는 발걸음도 가벼워지기 시작했다.연이어 며칠 동안 천궁도는 저녁에 배를 빼앗으러 갔다. 밤에 진법과 귀신을 조종하여 상대의 정신을 쏙 빼놓고 배까지 얻은 후 물러섰다.비록 그들은 해상 작전에 능하지 않지만, 박가의 기관선이 있기에 바다에 가라앉을 수 있었다. 바닷물이 그들을 지켜준 셈이다.파도가 심할 때 적의 배를 전복시켜 그들이 순조롭게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빼앗은 배가 많아지자, 향 장군은 많은 장인을 청하여 박가를 도와 기관선을 고치게 했다. 진도는 훨씬 빨라질 수 있었다.청주에 주둔한 병사들도 해상 훈련을 시작했다.아무도 가만히 쉬지 않고 병기를 만들고 활쏘기를 연습했다.모든 것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그리고 옥교도 가는 김에 만들었다는 핑계로 부소에게 매일 향낭을 선물했다.그러나 부소는 향낭에 매일 다른 약재가 들어있다는 것을 맡을 수 있었다.이날 주락은 객사에 일을 하러 갔다가 마침 옥교가 향낭을 주는 것을 보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부소의 객실에 같은 향낭이 많다는 것이었다.색은 다르지만, 옷감과 모양은 같은 사람이 만든 것이 분명했다.“향낭을 만들기로 하신 것이오?”주락이 농담을 하고 향낭 하나를 들어 냄새를 맡았다.부소는 조금 굳은 표정으로 다급히 향낭을 빼앗아 안에 넣어 두었다.“사내가 무슨 향낭을 파오?”“다 봤소. 여인 검파의 그 옥교 처녀가 보낸 것 아니오? 어찌 이렇게 많이 보냈단 말이오? 게다가 냄새를 맡아보니, 향낭마다 약재도 효능도 다른 듯하오.”“자네한테 아주 정성이오.”이 말을 듣고 부소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본론을 말하시오.”“이게 어찌 소용없다는 것이오? 자네 아버지가 이 일로 얼마나 마음고생하셨는데.”부소가 엄숙하게 말했다.“계속 그런 말을 하면 자네를 내쫓을 것이오!”주락은 그제야 본론을 말했다.“말하자면 이 일은 자네 아버지와도 연관이 있소. 자네 아버지가 천궁도 제자를 보내 우리를 돕게 했고 직접 오시기까지 했소.”“아마 내일이면 도착할
그녀의 단순한 모습에 부원뢰는 고개를 들어 크게 웃고 말을 이었다.“난 사주를 볼 줄 안다!”“아가씨 안색이 붉고 윤기가 흐르는 것으로 보아, 인연이 가까운가 보구나!”이 말을 듣고 옥교는 순간 얼굴을 붉히며 쑥스러워했다.“어찌 농담하십니까?”부원뢰는 아가씨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사실이 맞다 판단했다. 보아하니 정보가 맞는 듯하다.그는 드디어 며느리를 볼 수 있게 되었다.“하하하하... 사실이다.”“약 고맙네. 아가씨.”부원뢰는 탁자에 은 조각을 남기고 떠났다.옥교는 넋을 잃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탁자에 놓인 은을 보고 그녀는 살짝 놀랐다.그녀는 황급히 거스름돈을 가지고 쫓아 나갔다.“돈을 너무 많이 주셨습니다.”거리로 쫓아갔지만, 부원뢰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저녁 무렵, 옥교는 초대장을 받았다.부소가 주루에서 열리는 연회에 초대한 것이었다.갑자기 음식을 대접하는 것도 모자라 예를 갖추어 초대장을 보내니 옥교는 의심스러웠다.하지만 그래도 단장을 하고 주루로 향했다.부소도 초대장을 받고 부랴부랴 주루로 달려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뭐 하는 것입니까? 청주 근처가 얼마나 위험한데 대오를 벗어난 것입니까? 이렇게 초대장까지 쓰다니, 잡혀가기라도 한 줄 알았습니다.”부소는 화를 내며 초대장을 탁자 위에 뿌렸다.부원뢰는 혼자 술을 마시며 말했다.“난 아직 노망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겠냐?”“미리 성안으로 들어와 상황을 파악했을 뿐이다.”부소는 비록 화가 났지만, 아버지가 아무 일도 없자 마음이 놓였다. 하루 종일 바쁘게 일을 하며 식사도 못 했던 터라, 그는 바로 젓가락을 들고 음식을 먹으려 했다.부원뢰는 바로 손바닥으로 그의 손을 내려쳤다.“예의가 없구나. 손님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부소는 마지못해 젓가락을 내려놓고 음식을 바라볼 뿐이다.“무슨 손님입니까? 누굴 또 초대한 것입니까?”“곧 알게 될 것이다.”부소는 얌전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버지께서 부 태사 일행을 초대했다고 생각했지만,
이 말이 나오자, 부소와 옥교는 저도 몰래 시선은 서로를 향해 있었다.두 사람 모두 넋을 잃었다.옥교는 쑥스러워서 고개를 숙이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혼사?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다.부소도 옥교가 당황한 것을 보고 다급히 아버지의 말을 끊었다.“아버지, 오해하신 것입니까? 우리는 벗일 뿐입니다. 만난 지 얼마 안 되었습니다.”“혼사라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아가씨 명성도 있는데, 경솔하게 이런 말을 하다니. 사람을 난처하게 하는 것입니다.”부원뢰는 놀라서 답했다.“뭐? 벗? 난 믿지 않는다!”“오기 전에 이미 알아보았다. 분명 서로 마음이 있다. 어린 나이도 아닌데, 혼사를 일찍이 정하면 너의 할아버지도 마음을 놓을 것이다.”부소는 마음이 급해졌다.“정말 벗일 뿐입니다.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이 아니니, 섣불리 그런 얘기를 꺼내지 마십시오.”옆에 있는 옥교는 이 말을 듣고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라 소매를 꽉 쥐었다.부원뢰가 불만스럽게 말했다.“만약 마음에 품은 것이 아니라면, 어찌 향낭까지 받은 것이냐?”“딴마음을 품고 다른 아가씨들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부원뢰가 보기에 아가씨가 남자에게 향낭을 주는 것은 마음을 전한 것과도 같았다. 부소가 향낭을 받은 이상 아가씨의 마음을 받은 것과도 같다.어찌 남의 마음을 받고 또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꿀 수 있단 말인가?부소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옥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긴장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저... 사저께서 저녁에 약재를 함께 준비하자고 한 일이 생각났습니다. 이만 먼저 돌아가겠습니다. 송구합니다.”말을 마치고 옥교는 빠르게 자리에서 떠났다.부소는 뒤를 따라나서 소리쳤지만,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옥교는 객사를 나서고서야 발걸음을 늦추었다. 뇌리에는 부소가 방금 한 말이 메아리치고 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왠지 모르게 허전했다.부자는 주루에서 말다툼을 벌였다.“보거라. 좋기만 하던 자리에 꼭 그런 못난 말을 해야겠느냐?”부소는 내키지 않았다.“분명 아버지께
부소는 말을 하며 마음속으로 후회했다. 아버지도 할아버지가 떠나기 전에 혼사를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할아버지께서 걱정 없이 떠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그래서 아버지께서 서두르는 것이니, 어젯밤 그렇게 화를 내지 말았어야 했다.옥교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소.”“그럼 가족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함께 연기할 사람이 필요하면, 조금이나마 도와줄 순 있소.”부소는 멈칫하다 이내 웃었다.“좋소. 정 방법이 없다면 자네의 생각을 받아들일 것이오.”“부 태사와 중요한 일을 상의해야 하니, 이만 먼저 가보겠소. 시간이 되면 다시 밥을 사겠소.”옥교가 고개를 끄덕였다.부소가 떠난 후 옥교는 계속 바삐 일을 했다.비록 동하국과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성안에서는 이미 약재와 쌀을 비축하고 있다.요 며칠 도착한 약재도 갈수록 많아져 그들은 검사하고 종류별로 상자에 넣은 후 재고를 점검하고 기록하여야 한다.마침 여인 검파에서 약재를 잘 알고 있기에 이 일을 맡게 되었다.오후에 부진환과 부소는 새로운 계획을 상의했다.기관선이 부족하고 만들 시간이 필요하긴 하지만 동하국 사람들이 쉬면서 재정비하게 할 순 없다.그들은 끊임없이 소란을 일으켜 동하국 사람의 정신을 빼놓은 뒤, 배를 빼앗아야 한다.천궁도 제자가 많아졌으니, 배를 빼앗는 승산도 크다.오후가 되자, 계획은 바로 시작되었고 백여 명이 연이어 출발했다.이튿날 날이 밝아서야 그들은 빼앗은 배 두 척과 함께 돌아왔다.모두 청주로 돌아온 후 바로 쉬러 갔다. 부소는 객사에서 밥을 먹었지만 다 먹을 때까지 옥교가 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그녀가 더 이상 향낭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부소는 자리에서 일어나 객실로 돌아갔다.그 시각 옥교는 의원 뒤뜰에서 약재를 점검하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확인해도 틀린 점이 있었다.그녀는 책자를 들고 난향설을 찾았다.“사저, 이 약재에 문제가 있습니다. 세 상자가 빠진 듯합니다.”“도착해야 할 천예란이 한 그루도 없습
상대는 경멸에 찬 말투로 비꼬았다.옥교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좋게 말을 하니, 우리를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이오?”옥교가 앞으로 나아가 손을 쓰려했다.난향설이 그녀는 잡아당겼다.순간 유 주인장이 가슴을 움켜쥐고 바닥에 쓰러져 큰 소리로 구조를 요청하기 시작했다.“살려주시게. 사람을 때리고 있네!”옥교를 화를 내며 말했다.“자네를 다친 적도 없소!”문 앞에서 시끄럽게 싸우고 있자, 많은 행인들의 주의를 끌었고 다들 몰려왔다.바로 그때 마침 지나가던 강여도 걸어왔다.“무슨 일이오?”상황을 보고, 유 주인장이 먼저 고자질했다.“공주마마! 여인 검파에서 약재를 잃어버리고 우리가 약재를 운반하다 생긴 문제라고 하며 사람을 때렸습니다!”“다들 보았습니다!”“우리는 설 씨 약재 운반은 청주에서 10여 년 동안 싼값으로 칭찬을 받아왔습니다! 청주 백성들은 모두 아는 일입니다!”이 말이 나오자 구경꾼들이 그들을 도왔다.“맞습니다. 10여 년 동안 약재 운반을 하며 줄곧 믿음직했습니다. 약재를 훔치다니, 말도 안 됩니다.”“맞습니다. 오히려 강호 사람들이야말로 믿을 수 없습니다.”옥교는 이 모습에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얼른 말했다.“우리도 약재를 훔치지 않았습니다. 약재 몇 상자가 사라졌을 뿐입니다.”“어찌 됐든 약재를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강여는 한참 물어보고 일의 경위를 알았다. 그리고 약재가 의원에 들어선 후부터 수량을 알아보기 전까지 줄곧 옥교의 시선을 벗어나지 않은 것도 알게 되었다.강여가 말했다.“무슨 오해가 있을 것이오. 안에 앉아서 천천히 이야기해 보오.”“다들 물러가시게.”그 후 그녀는 유 주인장과 난향설을 데리고 가게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문을 닫자, 강여가 입을 열었다.“주인장. 약재를 운반할 때 따로 기록을 한다고 알고 있소. 출발할 때의 수량과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의 수량까지 모두 기록한다고 알고 있소.”“마차와 무게까지도 기록이 되어 있으니, 나에게 보여주게나.”그 말을 듣고 유 주인장의 안
유 주인장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쉴 새 없이 땀을 닦았다.강여는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이것은 병사들이 쓸 물건이다. 대체 무슨 담으로 이 물건에 손을 쓴단 말이냐?"이 말에 유 주인장은 깜짝 놀라 털썩 무릎을 꿇었다."저희가 약재를 탐한 것이 아니옵니다. 가고 있는 도중에 도적들에게 약탈당했습니다.""분명... 두 상자를 잃어버렸습니다.""병사들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설 씨의 명성에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되었습니다..."옥교가 발끈했다."그리하여 사실을 숨기고 우리에게 누명을 씌운 것이오?"유 주인장이 다급히 말했다."잃어버린 약재는 우리가 배상하겠소! 다만 이 일을 숨겨줄 수 있겠소? 이 일이 소문이 난다면 우리 설 씨는 장사를 못 할 것이오."옥교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만약 누명을 씌우지 않았다면 소문이 난다고 해도 다들 이해를 해줄 것이오. 하지만 물건을 잃은 것도 모자라 손님에게 뒤집어씌우다니. 소문이 나면 다들 설 씨 운반의 품행을 의심하고 믿지 못할 것이오!"유 주인장은 반박할 수 없었다.강여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잃어버린 것은 무슨 약재요?"난향설이 답했다."두 사장 모두 천예란입니다. 마침 의원에 부족하던 참입니다."강여는 생각에 잠겼다."천예란은 해독에 쓰이는 약재요. 보통 의원에 이 약재가 부족하진 않을 텐데 어찌 천예란이 부족하단 말이오?"난향설도 그녀의 말을 듣고 의아했다."저희가 의원에서 일을 돕기 시작한 후 음식을 잘못 먹고 설사하는 환자가 많았고, 다들 많든 적든 경미한 중독 증상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청주성의 상황을 잘 모르고 의원의 일을 접한 적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어떻게 약을 처방받는지 잘 몰라 경험에 근거하여 천예란을 많이 사용하였습니다.""그래서 약재의 소모가 많았습니다."이 말을 듣고 나니 강여도 이상하다 생각하지 않았다.청주 주변에는 독 안개가 자욱한 숲이 있다. 관아에서 그곳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권고했지만, 여전히 안으로 들어가 산나물, 산삼과 약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