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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4화

부소는 말을 하며 마음속으로 후회했다. 아버지도 할아버지가 떠나기 전에 혼사를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할아버지께서 걱정 없이 떠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서두르는 것이니, 어젯밤 그렇게 화를 내지 말았어야 했다.

옥교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그럼 가족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함께 연기할 사람이 필요하면, 조금이나마 도와줄 순 있소.”

부소는 멈칫하다 이내 웃었다.

“좋소. 정 방법이 없다면 자네의 생각을 받아들일 것이오.”

“부 태사와 중요한 일을 상의해야 하니, 이만 먼저 가보겠소. 시간이 되면 다시 밥을 사겠소.”

옥교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소가 떠난 후 옥교는 계속 바삐 일을 했다.

비록 동하국과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성안에서는 이미 약재와 쌀을 비축하고 있다.

요 며칠 도착한 약재도 갈수록 많아져 그들은 검사하고 종류별로 상자에 넣은 후 재고를 점검하고 기록하여야 한다.

마침 여인 검파에서 약재를 잘 알고 있기에 이 일을 맡게 되었다.

오후에 부진환과 부소는 새로운 계획을 상의했다.

기관선이 부족하고 만들 시간이 필요하긴 하지만 동하국 사람들이 쉬면서 재정비하게 할 순 없다.

그들은 끊임없이 소란을 일으켜 동하국 사람의 정신을 빼놓은 뒤, 배를 빼앗아야 한다.

천궁도 제자가 많아졌으니, 배를 빼앗는 승산도 크다.

오후가 되자, 계획은 바로 시작되었고 백여 명이 연이어 출발했다.

이튿날 날이 밝아서야 그들은 빼앗은 배 두 척과 함께 돌아왔다.

모두 청주로 돌아온 후 바로 쉬러 갔다. 부소는 객사에서 밥을 먹었지만 다 먹을 때까지 옥교가 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녀가 더 이상 향낭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부소는 자리에서 일어나 객실로 돌아갔다.

그 시각 옥교는 의원 뒤뜰에서 약재를 점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확인해도 틀린 점이 있었다.

그녀는 책자를 들고 난향설을 찾았다.

“사저, 이 약재에 문제가 있습니다. 세 상자가 빠진 듯합니다.”

“도착해야 할 천예란이 한 그루도 없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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