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9화

“류 소저께서 이리 억지를 부리시니 저도 어찌할 수가 없네요. 그래도 괜찮은 변명거리라도 들고 와서 저를 모함하시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류훼향은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고, 낙운희는 깜짝 놀라더니 그녀를 부축하려고 달려갔다.

“훼향 언니!”

류훼향은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고,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주위에서는 의논이 분분했다.

류훼향이 먼저 나서서 온계람의 얘기를 꺼내자 구석에 있던 누군가가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제야 기억나오. 진백리의 전처가 온계람이라고 들었소.”

“온계람이 외간 남자와 바람이 나서 도망가는 바람에 류훼향이 정실 자리에 앉았고 들었는데, 류훼향이 온계람을 언니라고 부르는 것도 틀린 일은 아니지.”

그 말에 누군가 호기심 어린 어조로 물었다.

“외간 남자와 도망쳤다는 말이오? 그런데 낙청연은 꿈에서 그녀가 다른 사람의 함정에 빠져 죽임을 당한 것이라 하지 않았소?”

낙청연의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떠올랐다.

드디어 목적을 달성했다.

다만 생각지 못한 점이라면 온계람이 사고를 당한 후 외간 남자와 함께 도망갔다는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것이었다.

온계람과 그녀의 아들은 다른 사람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그림 안에 갇혀 영원히 불타오르는 고통을 견뎌야 했다.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던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이 기억하는 거라곤 말도 안 되는 헛소리뿐이었다.

류훼향은 참으로 지독한 인간이었다.

온계람은 비통하면서도 화가 났다. 그녀가 감정을 통제하기 어려워하는 것을 눈치챈 낙청연은 얼른 화폭을 돌돌 감았다.

그녀는 류훼향을 보면서 말했다.

“류 소저, 저와의 내기는 아직 유효합니까? 승패에 승복하시렵니까? 진태위의 손주며느리이신데 태위부의 체면을 구겨서는 안 되지요.”

류훼향은 넋이 나간 얼굴로 멍하니 바닥에 앉아있었다. 어쩐지 등골이 오싹했고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듯한 눈빛들을 마주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낙청연처럼 잘난 것 하나 없는 추녀에게 무릎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