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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저 죽첨은 섭정왕의 것이 아닙니까? 그건 섭정왕도 왕비의 그림 실력을 믿지 않는다는 거겠지요. 왕비가 어떻게 이런 미인도를 그려낼 수 있겠습니까?”

“다른 사람들은 얘기할 것도 없지요. 다들 제가 저 그림을 그렸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까? 왕비가 어떻게 저런 그림을 그리겠습니까?”

류훼향은 다급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다. 그녀는 절대 낙청연이 그 정도의 실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부진환이 어두워진 눈빛으로 입을 열려고 할 때 낙청연이 먼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

“류 소저는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것 같군요. 왕야께서 텅 빈 광주리에 죽첨을 넣은 것이 과연 저에게 투표해주기 위해서였을까요?”

“왕야께서는 제 그림 실력을 믿고 있었습니다. 류 소저에게 투표해주는 사람이 없으니 류 소저가 창피해할까 선심을 써서 류 소저께 투표해주신 것이죠.”

“분명 좋은 마음으로 한 일인데 어찌 이리 모함하십니까?”

낙청연이 의미심장하게 질문하자 류훼향은 순간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주위 사람들도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군. 난 또 섭정왕이 눈이 좋지 않은 줄 알았네. 사실은 투표해주는 사람이 없어 류훼향의 체면을 지켜주려 그런 것이었군.”

“하지만 겨우 하나뿐인데, 텅 빈 광주리보다 낫다고 하기는 어렵겠소.”

죽첨 하나가 들어 있는 게 더욱 쪽팔린 일이었다.

그 유일한 죽첨마저도 상대의 부군이 선심을 쓰듯 베푼 것이기 때문이다.

아주 치욕적인 일이었다.

부진환의 잔뜩 구겨졌던 미간이 조금 풀렸다. 낙청연은 의외로 반응이 빨랐다.

꽤 총명하군!

류훼향은 주위에서 수군덕대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그녀는 창피하다 못해 쥐구멍이라도 찾아서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낙운희도 깜짝 놀라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누가 이기고 졌는지는 너무 명백한 일이었다. 그림 위에 남겨진 서명도 낙청연의 것이 맞았기에 어떻게 더 항변할 수가 없었다.

류훼향은 조바심이 났지만 어쩔 수 없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왕비, 당신이 그린 그림 속의 여인이 누군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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