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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류훼향은 죽첨이 하나만 담긴 광주리를 보더니 참지 못하고 비웃었다.

“승패가 결정 난 것 같으니 억지 부리지 마십시오.”

낙청연은 코웃음을 치면서 대꾸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기뻐하시기에는 이르지 않습니까?”

주인장은 점원을 데리고 중간에 서면서 말했다.

“투표 결과는 여러분들도 다 보셨겠지요. 이긴 그림은 이것입니다. 지금 누가 이 그림을 그린 것인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화폭이 촤르륵 펼쳐졌고 마치 살아있는 듯 생생한 미인도가 사람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류훼향은 여전히 득의양양한 얼굴로 낙청연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에 낙청연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주인장이 입을 열었다.

“오늘 승부에서 이긴 미인도의 이름은 계람입니다. 이 그림은…”

사람들은 모두 평온한 얼굴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자연스레 류훼향의 이름이 이어졌다.

그러나 주인장의 이어진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안색이 돌변했다.

“섭정왕비, 낙청연이 그린 그림입니다!”

그 순간 류훼향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했다.

공기가 얼어붙고 정적이 감돌았다.

주인장의 말에 회현루에 있던 모든 이들이 경악했다.

그들은 주인장이 이름을 가렸던 종이를 떼는 것을 멍하니 바라봤다. 절색의 미인이 그려진 미인도 위에 쓰인 것은 낙청연의 이름이 맞았다.

회현루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이게 무슨 일이오? 저 그림을 낙청연이 그렸다니? 그럴 리가!”

“세상에나, 낙청연이 그린 그림이었소?”

“낙청연은 아무런 재능도 없다고 하지 않았소? 승상 대감이 그녀를 얼마나 혐오했었는데, 어찌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가 있단 말이오?”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

부진환도 깜짝 놀랐고 미간을 구겼다.

저 그림이 낙청연이 그린 것이라니?

그럴 리가, 대체 어떻게 한 것일까?

류훼향은 그 말에 돌처럼 굳어있었고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모든 게 꿈만 같았다.

자신이 낙청연에게 지다니?

게다가 낙청연이 그린 것은 온계람이었다. 류훼향은 순간 등골이 오싹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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