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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제가 잘못했습니다. 송구합니다. 부디 자비를 베풀어 절 용서해주십시오.”

그 말을 내뱉으면서 류훼향은 당장이라도 벽에 머리를 박고 죽고 싶었고 낙청연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그녀는 낙청연에게 꼭 복수하리라 속으로 다짐했다.

류훼향이 무릎을 꿇고 사과하자 낙청연은 속이 시원했고 온계람은 끊임없이 울고 있었다.

“그래요, 류 소저. 약속은 지키시는군요.”

“회현루의 규칙대로 저와 류 소저 간의 원한은 이제 없는 것입니다. 류 소저께서 앞으로 저에게 시비를 거신다면 그것은 섭정왕부에게 시비를 거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낙청연은 눈을 빛내며 말했다. 그녀는 류훼향의 속내를 빤히 꿰뚫고 있었다.

말을 마치고 난 뒤 그녀는 옆에 앉아있는 부진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안 그렇습니까, 왕야?”

부진환은 낙청연의 입가에 걸린 의미심장한 미소에 순간 움찔했다. 낙청연은 자신이 옳은 일이라 여긴 일에서는 상대를 사정없이 몰아붙였다.

그러나 부진환은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고말고.”

정신을 차리고 난 뒤 부진환은 뒤늦게 자신이 뭐라고 했는지를 깨달았고, 조금 전 자신의 행위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내친김에 말했다.

“오늘 회현루에서 발생했던 일은 전부 회현루에서 끝맺지. 류 소저가 오늘 왕비를 모욕한 일을 본왕은 따져 묻지 않겠소.”

“하지만 다음번에 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오!”

그 말에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부진환이 드디어 자신을 왕비라고 인정하려는 걸까?

아마도 사람들 앞이라 체면을 지키기 위해 그런 걸지도 몰랐다.

낙월영이 없으니 다행이지, 만약 그녀가 있었더라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부진환의 차가운 어조와 위협적인 말투에 류훼향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그녀는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낙운희는 떨고 있는 류훼향을 부축하며 일어섰다.

낙청연도 몸을 일으키면서 자리를 뜨려고 했고 부진환도 때마침 일어나 낙청연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런데 몇몇 공자들이 우르르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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