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모원원은 긴장하며 숨을 죽였다.낙청연은 모원원의 어깨를 토닥이며 무서워하지 말라 하고 살금살금 창문으로 나가 정원에 발을 디뎠다.그러자 또다시 검을 든 그 사내가 보였다.사내는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시뻘게진 눈을 한 채 문틈을 통해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낙청연은 즉시 진을 배치하며 이번에는 절대 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그 사내도 위험을 감지했는지 몸을 홱하고 돌렸다. 그러고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낙청연을 보았다.사내는 곧바로 긴 검을 들어 낙청연의 머리를 향해 찔렀다.낙청연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진법을 채 배치하지 못해 피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하여 낙청연은 나침반을 들고 팔을 올려 검을 막으려 했다.바로 그때, 모원원이 긴장하며 방문 밖으로 나오더니 주위를 둘러보며 외쳤다.“제홍(齊鴻)!”“나오십시오! 나와서 이야기를 나누자고요! 시키는 대로 할 테니 부디 무고한 사람을 해치지 마십시오!”순간, 그 사내의 팔은 멈췄다.날카로운 검은 바로 낙청연의 머리 위에 있었지만, 찌르지 않았다.낙청연은 눈앞 사내의 시뻘건 두 눈이 맑아진 것을 발견했다.온몸을 감돌던 살기도 많이 사라졌다.갑자기 멈추는 사내의 모습에 낙청연은 의아했다.제홍이 나타났단 말인가?모원원도 주위를 둘러봤지만 바람 소리만 들릴 뿐,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낙청연의 의아해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확실히 아무도 없었다. 왜 제홍은 나타나지 않는 걸까?사내를 멈추게 했으니 제홍은 바라는 게 있을 것이다.생각에 잠겨 있던 낙청연은 사내가 몸을 돌려 지붕 아래에 서 있는 모원원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았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모원원은 아직도 주위를 둘러보며 제홍이 나타나길 기다렸다.그러면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외쳤다.“어서 나오십시오. 쭉 저희 집에 있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제 잘못입니다. 무슨 짓을 하려면 저에게 하십시오! 부디 무고한 사람을 해치지 마십시오!”“제발…”모원원은 자책하는 어투로 말하며 제홍이 나타나길 간절히 바랐다.모원원
그러고는 서서히 정원으로 다가가며 눈물을 주르륵 떨궜다.모원원은 당연히 낙청연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이곳에 왔지만 보지 못하니, 이미 죽은 것이었다.“대체 왜입니까? 저를 죽이고 싶으면 제가 죽겠습니다.”“왜 이런 방법을 쓴 겁니까?”모원원은 앞에 있는 공기를 향해 말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제홍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사랑하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눈앞의 여인에게 입을 벌려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다시 입을 다물었다.그녀는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낙청연은 조용히 이 모습을 지켜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모원원을 죽이고 싶은 게 아니구나?”이 말을 들은 제홍은 낙청연을 바라보더니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그래, 내가 죽이려는 사람은 너다!”“너희 모두 말이다!”제홍은 다시 검을 들어 힘껏 진법을 가르며 뛰쳐나오려 했다.그 살기등등한 모습은 보는 사람마저 두려움에 떨게 했다.낙청연은 실눈을 뜨며 드디어 입을 여는 구나 생각했다.낙청연은 서서히 모원원의 등 뒤에 다가가더니 비수를 모원원의 목에 겨눴다.그러고는 고개를 들고 제홍을 바라보았다.“나를 죽인다면, 모원원부터 죽이겠다!”모원원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낙청연은 지금, 제홍과 말하는 것인가?이 모습을 본 제홍은 시뻘건 두 눈으로 화를 내며 말했다.“놓아라!”낙청연의 행동에 제홍의 검은 분노에 차올라 진법을 부숴버렸다.장검은 낙청연을 향해 날아갔다.모원원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세찬 바람이 불어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그러고는 바짝 긴장한 채 낙청연 앞을 막아섰다.역시나 제홍은 곧바로 멈췄다. 장검은 그들의 머리 위에서 멈췄다.“제홍, 저를 죽이려면 죽이십시오. 하지만 무고한 사람들을 해치지는 마십시오!”제홍은 분노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무고한 사람은 없다!”하지만 모원원은 듣지 못했다.모원원은 확고한 태도로 제홍을 설득하려 했다.“당신의 사랑을 저버려서 제가 미운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린 어쩌면 인연이 아니었
“난 원원을 차지하려는 게 아니었다. 그녀의 명성을 신경 쓰지 않은 채 함께 도망친 것도 아니고.”“궁에 있는 그 황귀비는, 이미 살수를 보내 그녀를 암살하려 했다.”“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내가 살수의 증거를 보여줬음에도 나를 믿지 않았다. 죽음을 무릅쓰고 가문의 헛된 명예를 쟁취하려 했단 말이다!”낙청연은 제홍의 말을 모두 종이에 적으며 모원원에게 보여주는 동시에 입을 열고 물어보았다.“넌 천궁도 사람이냐?”제홍이 답했다.“아니다.”“나도 어쩔 수 없이 천궁도에 가입한 것이다. 그렇게 해야 원원을 지킬 수 있었다.”“내가 죽인 자들 중, 무고한 사람은 없었다.”“그들은 헛된 소문을 퍼뜨리고 원원과 나를 속였다.”“진법이 배치되고 원원이 나가지 못하자 그들은 온갖 방법을 다해 원원을 빼내 궁으로 들여보내려 했다.”“하여 난 모가네 사람들을 모두 죽여야 원원에게 자유를 줄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대제사장을 불러올 줄은 몰랐다.”“대제사장은 능력이 없었지만, 네가 위장을 간파할 줄이야!”말을 마친 제홍은 다시 협박하는 어투로 입을 열었다.“원원을 데리고 입궁하겠다면, 죽여버릴 것이다!”낙청연은 제홍의 말을 모두 적었다.이를 본 모원원은 깜짝 놀라며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말했다.“어찌… 이럴 수가…”“그래서 저를 죽이려는 게 아니고, 복수를 하려는 것도 아니란 말입니까?”모원원을 말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이 모습에 제홍은 분노하며 말했다“다 그들의 짓이다!”“난 처음부터 입궁하는 걸 막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걸 막으려 했다. 궁에 위험이 있다는 걸 아는데, 어찌 들여보낼 수 있겠냐!”“하지만 내 모든 행동은 원원에게 증오와 복수심에 미쳐 날뛰는 것으로 전해졌다.”“우리 사이에는 오해가 너무 많았다. 다 모 영감이 한 짓이지.”“하여 난 천궁도에 도움을 청해 내 목적을 이룰 수밖에 없었다.”제홍도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이런 고통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다치지 않게 지키려는 마음이 더 컸다.이 말을 들은 낙
“그리고 천궁도는 좋은 게 아니다. 모원원이 천궁도를 건드린다면 어떻게 될지 너도 잘생각해야 한다.”낙청연도 그들을 도와주고 싶었다.하지만 제홍의 상황으로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제홍은 자신의 몸을 바쳐 진법과 한 몸이 되었다. 그러니 이 환경을 벗어나면 힘이 아주 많이 약해진다.모원원은 웃으며 말했다.“저는 저를 잘 지킬 수 있습니다.”“제홍도 잘 지켜줄 겁니다.”모원원의 확고하고 기대에 찬 눈빛을 보니 낙청연은 마음이 흔들렸다.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떤 고난과 역경도 두렵지 않겠지.이런 생각을 하자 낙청연은 가슴이 아팠다.저도 모르게 부진환이 생각났기 때문이다.결국엔 둘 다 좋은 결말을 맞이하지 못했으니, 처음부터 만나지 말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운명이란, 정말 알 수 없는 것이다.같이 있게 하지도 못하면서, 다시 만나게 하다니.정신을 차린 낙청연은 아픈 가슴을 참으며 제홍에게 말했다.“우선 이틀 동안 모가를 떠나야 한다. 이곳에 어떤 사악한 물건도 없게 말이다.”“내가 사람을 보내 마차와 음식을 준비하겠다. 이틀 후, 모원원을 성 밖으로 내보내겠다.”“그럼 앞으로의 길은, 스스로 가야 할 것이다.”제홍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다, 한 번만 믿어보겠다.”모원원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감사합니다.”“제홍말고 저를 이렇게 도와준 사람은 당신이 처음입니다.”“기회가 된다면, 당신과 벗으로 지내고 싶습니다.”낙청연은 웃으며 답했다.“좋소. 하지만 우린 다시 만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소. 도성을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마시오.”제홍은 해가 뜨기 전, 모가를 떠났다.낙청연이 부에 남은 진안 몇 개를 깨끗하게 처리하자 모가는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햇살이 구름을 가르고 첫 줄기의 빛을 내뿜었다.그러자 모 영감이 급히 찾아왔다.“대인, 어떻게 됐소? 해결되었소?”“어젯밤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소!”모 영감의 눈 밑에는 청색 빛이 돌며 매우 초췌해 보였다. 아마도 온 저녁 눈을 붙이지
낙청연은 구십칠을 찾았다. 구십칠에게 마차와 이동에 필요한 물건을 준비하게 했다.그리고 도성에서 나간 후 어디로 가면 모씨 집안의 추적을 벗어날 수 있는지 노선도 모두 계획했다.준비를 마치 고, 낙청연은 모가로 돌아왔다.지금 정원에는 온심동과 하령 그리고 수십 명의 시위가 기다리고 있었다.온심동은 의자에 앉아 충만한 기세로 차갑게 말했다. “이젠 내기한 약속을 실천해야지.”낙청연은 잠시 멍해졌다. 온심동의 뜻을 약간 이해하지 못했다.낙청연은 차갑게 말했다. “대제사장, 네가 이곳에 온 이상, 모씨 집안의 문제도 이미 해결되었다는 것을 볼 수 있지 않으냐?”“천궁도는 이미 사라졌다.”“내기한 약속을 실천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대제사장인 네가 아닌가?”“어찌하여 오히려 나에게 죄를 묻는 태도를 취하고 있느냐?”온심동은 의자에서 일어나 살짝 웃으며 말했다. “그래, 천궁도는 이미 사라졌다.”“그러나 그건 내가 한 것인데,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온심동은 차갑게 입꼬리를 올리며 쌀쌀하게 낙청연을 쳐다보았다. 눈빛은 심지어 약간 웃음을 띠고 있었다.이 말이 나오자, 낙청연은 놀라서 제자리에 굳어버렸다.온심동이 천궁도를 자기가 해결했다고 말할 줄은 낙청연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대제사장? 넌 이런 사람이었어?” 낙청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온심동을 쳐다보았다.하지만 온심동은 몹시 태연했고 전혀 찔리는 구석이 없어 보였다.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정말 자신이 대단한 줄 알았느냐? 나도 해결하지 못하는 일을 해결했다고 생각하였느냐?”“스스로 천궁도를 해결했다고 생각하고 모 영감에게 말하다니, 결국 관저에서 두 사람이 죽었다.”“다행히 내가 제때 왔기에 천궁도를 깨끗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내기한 약속에 의하면, 너는 이미 졌다!”낙청연은 이 말을 듣고 안색이 확 변했다.그럴 리가 없다!제홍과 이미 얘기가 다 되었는데 그는 왜 번복을 하는가?“믿을 수 없다! 절대 믿을 수 없다!” 낙청연의 태도는 매우 확고했다.온심동의
“낙청연!”온심동은 몹시 분노했고 손을 들어 낙청연을 공격했다.낙청연은 곧바로 후퇴하며 손을 들어서 막았고 온심동과 여러 차례 공격을 주고받았다.바로 그때, 하령이 달려들었고 호위들도 낙청연을 에워싸고 공격했다.낙청연은 사력을 다해 저항하며 한참 동안 싸웠지만 끝내 온심동에게 어깨를 짓눌려 제압당했다.“오늘 반드시 널 죽이겠다! 침서가 와도 소용없다!”“하령, 손쓰세요!”온심동이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낙청연은 코웃음 쳤다.“대제사장, 침서가 두렵지 않다면서 왜 하령에게 손을 쓰라고 하는 것이지? 내가 죽으면 네가 아니라 하령에게 침서가 복수할 것 같아 그러냐?”그 말에 온심동과 하령의 안색이 달라졌다.속셈을 간파당한 온심동은 화가 치밀어 낙청연의 목을 졸랐다.“그래, 내 손에 죽고 싶다면 그렇게 만들어 주겠다!”온심동은 낙청연의 목을 힘껏 졸랐다.낙청연의 이마에 핏줄이 섰고 숨이 막히는 기분에 두 눈이 벌게졌다.낙청연은 온심동의 손을 필사적으로 잡더니 이를 악물고 힘을 주어 온심동을 바닥에 세게 밀쳐 넘어뜨렸다.낙청연은 주저 없이 달려들어 온심동을 바닥에 깔고 그녀의 목을 졸랐다.“너는 대단한 대제사장이니 천궁도가 왜 모원원(慕元元)을 죽였는지 알려주겠느냐?”“천궁도는 무엇 때문에 모원원에게 들러붙은 것이냐?”“그건 알아냈느냐?”그 광경을 본 하령은 화들짝 놀라면서 부랴부랴 달려들어 막으려 했다.그런데 낙청연이 온심동을 잡고 뒹굴었고 온심동이 그녀를 깔고 앉은 모양새가 됐다. 하령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낙청연의 손은 여전히 온심동의 목을 잡고 있었고 온심동도 이에 질세라 낙청연의 목을 조르려 버둥거렸다.두 사람 모두 무술을 익혔지만 지금의 그들의 싸움은 거칠고 고상하지 않았다.“예전에 네가 제자였을 때 사부님께서 가르쳐준 적 없는 것이냐? 사악한 물건이 나타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걸 말이다.”“그들의 목적을 알아내야만 진실을 알 수 있고 진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낙청연은 분노
온심동은 놀란 표정으로 눈앞의 사람을 바라봤다.온몸이 굳어졌다.“어떻게 그걸 알고 있는 것이냐...”낙청연은 차가워진 눈빛으로 말했다.“들어가서 얘기하자꾸나.”온심동은 당황했고 낙청연의 목을 조르고 있던 손에 천천히 힘을 뺐다.그녀는 곧 자리에서 일어났고 낙청연도 일어났다.옆에 있던 하령은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겼다. 그는 온심동을 바라봤다.“대제사장!”그는 마음 약해져서는 안 된다고 일깨워 주고 싶었다.온심동은 차갑게 말했다.“이자와 할 말이 있으니 다들 따라오지 말거라.”말을 마친 뒤 낙청연을 데리고 단둘이 방 안으로 들어갔다.방문을 닫은 뒤 온심동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봤다.“아동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안 것이지?”그것은 사저가 지어준 이름이었고 오직 사저와 사부님만이 그녀를 아동이라고 불렀다.낙청연은 그녀의 아명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낙청연은 그 이름을 입 밖에 꺼내는 순간 이미 결정을 내렸다.낙청연은 온심동을 가르칠 수는 없지만 낙요라면 가능했다.오늘 온심동은 낙청연을 죽이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고 심지어 먼저 두 사람의 목숨을 해치려 했다.그러나 낙청연은 죽을 수도 없을뿐더러 제홍(齊鴻), 모원원과 약속했던 일을 완성해야 했기에 온심동과 담판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온심동을 자리에 앉힌 뒤 담판할 방법은 이것 하나뿐이었다.“난 낙요다!”낙청연의 말에 온심동은 당황했고 경악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낙요라고? 사저?”낙청연은 덤덤히 말했다.“내가 여국에 온 뒤로부터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 너도 내가 낙요와 무척 닮았다는 걸 아마 느꼈을 것이다.”“평범한 천궐국인이라면 절대 가질 수 없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우리가 함께 겪었던 일에 대해 마음껏 묻거라. 모두 대답할 수 있다.”낙청연은 오히려 그녀가 많이 묻기를 바랐다.예전 일을 그녀는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온심동이 묻는다면 믿게 할 자신이 있었다.온심동은 경악과 의심으로 물들어진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일 말입니까?”낙청연은 본론으로 들어갔다.“모씨 가문의 일은 대외적으로 네가 해결했다고 하거라. 천궁도도 마찬가지다. 난 너랑 공로를 다툴 생각이 없다.”“진실을 밝힐 생각도 없고.”그 말에 온심동은 깜짝 놀란 얼굴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봤다.낙청연이 계속해 말했다.“하지만 네가 날 도와줘야 한다.”“난 모원원을 도성에서, 모씨 가문에서 떠날 수 있게 도와줄 생각이다.”“난 모원원과 약속했다.”“네 도움이 필요하다.”그 말에 온심동은 더더욱 놀랐다. 그녀가 물었다.“그것이 천궁도를 해결하는 방법입니까? 진실을 알아낸 겁니까?”그것은 사저의 수법이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온심동은 사저처럼 막강한 능력이 없었고 그만한 배짱도 없었다.“그래.”낙청연은 숨기지 않았다.“무력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누구도 자신이 지지 않고 이기기만 할 거라고 장담할 수 없으니 말이다.”“특히 천궁도 같은 막강한 존재라면 그들과 얽히는 순간 평생을 견뎌야 한다. 그걸 해결하기는 아주 어려운 일이지.”낙청연은 온심동이 그녀의 말을 듣기를 바라며 진지하게 당부했다.그러면 적어도 예전보다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온심동은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정말 사저와 똑같았다.“모원원이 떠나게 도와줄 생각이지만 모 영감이 이 사실을 몰랐으면 한다는 겁니까?”똑똑한 온심동은 낙청연의 의도를 알아챘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난 앞으로 모원원이 아무런 위협도 받지 않고 자유로웠으면 좋겠다.”온심동이 대답했다.“알겠습니다.”“제가 돕겠습니다.”“하지만 어떻게 그녀가 도망치게 할 겁니까?”낙청연은 고민했다.“가짜 죽음은 안 된다. 그녀가 죽는다면 천궁도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한다. 그러면 대제사장인 네가 임무에 실패했다는 걸 의미하지.”“그러니 모원원 스스로 떠나게 해야 한다.”“넌 그저 미리 모 영감에게 모원원을 남길 수 없다고 얘기해주면 된다.”“그렇게 하면 대제사장인 네 명성을 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