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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지혜야, 너 이 문제 할 줄 알아?”

귓가에 들리는 익숙한 소리에 나는 눈을 떴다.

눈앞에는 교복을 입고 장난치고 있는 친구들이 있었고 칠판에는 수학 문제가 적혀 있었다.

재욱이 나한테 이혼하자고 한 기간 동안 나의 꿈에 무수히 나왔던 장면이었다.

나는 재욱이 날 가장 좋아했던 고등학교 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나 또 꿈꾸는 건가?’

“지혜야, 내 말 안 들려? 무슨 멍을 그렇게 때려?”

길고 예쁜 손이 내 눈앞에서 이리저리 움직였다.

고개를 돌리자, 나는 미소를 짓고 있는 재욱과 눈이 마주쳤다. 거의 눈에서는 빛이 나고 있었고 재욱은 날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재욱이 이렇게 웃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아마 일 년, 이년, 더 된 것 같았다.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나는 이 꿈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이상한 감이 들었다.

왜냐하면 전에 꿈에서도 나는 재욱이 이렇게 찬란하게 웃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도 하고 재욱의 얼굴이 정말 고등학교 때처럼 어려 보였기 때문이다.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 내 기억의 깊은 곳에 있던 어릴 적 재욱이 다시 나타났다.

“지금 몇 년도야?”

내가 물었다. 그러자 앞에 있던 재욱이 조금 당황한 듯 보였지만 대답해 주었다.

“오늘 금요일이잖아. 공부 너무 해서 바보 됐나?”

“아니, 몇 년도냐고?”

“2011년3월25일, 금요일이야.”

재욱은 웃으며 날 바라보았다.

“너 내일이 네 생일이라고 얘기했었잖아. 잊어버렸어?”

‘2011년?’

나는 놀라서 멍하니 있다가 허벅지를 꼬집었다.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나올 뻔했다.

‘진짜네? 이거 꿈 아니야? 나 정말 2011년으로 돌아온 거야?’

이때의 나는 금방 어머니가 돌아가서 재욱의 도움으로 그 충격에서 벗어나 다시 학교로 돌아온 상황이었다. 그리고 내가 재욱에게 너무 의지해서 재욱과 한평생 같이 있고 싶다고 결심한 상태였다.

“지혜야.”

재욱이 생각에 잠겨있던 날 끄집어냈다.

재욱은 안쓰럽다는 듯이 날 바라보았다.

“너 또 아줌마 생각했어?”

재욱은 내 손을 잡아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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