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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내가 거실로 들어서자, 아버지가 주방에서 나오는 것을 봤다. 짙은 연기에 나는 매워 기침했다.

“캑캑캑!”

아버지는 손을 이리저리 휘적이며, 내가 들어온 것을 보고 머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학교 끝났어? 밥하다가 태워버려서...! 조금만 기다려 아빠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아버지의 품으로 뛰어갔다.

나는 아버지를 꼭 끌어안고 머리를 품속에 파묻었다.

“왜 그래?”

아버지는 조금 놀랐지만, 곧 나의 등을 토닥이며 날 위로해 주었다.

“그냥 좀 태운 것뿐이잖아. 아빠가 다시 하면 되지, 아니면 우리 나가서 먹을까?”

나는 눈물이 나 대답하지 못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나는 계속 슬픔에 빠져 아버지의 슬픔을 알아채지 못했다. 후에 대학 입시 시험에 영향이 가지 않게 하려고 아버지는 바쁜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밥하는 법, 집안일 하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나는 이 모든 것이 아버지가 응당해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해서 재욱을 위해 아버지랑 싸우고 아버지에게 상처를 줬다.

만약 내가 재욱과 계속 함께 하겠다고 고집만 피우지 않았다면 어머니의 유품마저 못 가져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그때의 결정을 몹시 후회했다.

나는 방에 돌아가 익숙한 배치를 보고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재욱과 함께 산 뒤로 나는 아주 오래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가 날 위해 만들어준 책상을 만져보고 10여 년 누웠었던 침대에 천천히 앉았다.

나는 손으로 배를 어루만졌다. 배 속에 아무것도 없는 느낌이었다.

집에서 뛰어내리고 몸에서 피가 흘러나올 때, 나는 내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예상 못 했던 일은 아니다. 두 달 전, 재욱이 술에 취해, 재욱의 친구가 습관적으로 나에게 전화를 걸었었다. 그때 재욱이 이혼 서류를 나한테 준 뒤로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이다.

내가 재욱을 부축해서 집으로 데리고 와 침대에 눕혔을 때, 재욱이 날 강제로 끌어다가 관계가 발생했다. 그러나 그때 재욱이 불렀던 이름은 내가 아닌 하연이었다.

그 뒤 첫 달에 나는 생리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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