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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전에 학교 정문에서 날 구해줬던 선배였다.

이렇게 우연히 또 날 한번 구해줬다.

그날 나는 그 선배에게 밥을 사주었고 그제야 선배의 이름이 강시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연락처를 교환했고 점점 편해졌다.

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도, 취미도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한 달 뒤, 이웃이 아버지에게 내 남자 친구로 어떠냐며 소개해 준 사람이 시운이었다.

반년 뒤, 우리는 결혼했다.

결혼식 날, 시운은 내가 높은 하이힐을 신어 힘들까 봐 메이크업 실에서 쉬게 하고 시운이 나가서 손님을 맞이했다.

재욱이 갑자기 수염도 안 깎고 충혈된 눈으로 나타나 드레스를 입은 나를 보고 가슴이 아파했다.

“지혜야.”

재욱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나 요즘 꿈꿨는데, 꿈에서 우리 결혼했더라. 근데 내가 너 배신하고 하연을 좋아하게 돼서 너한테 상처 줬어. 그리고 우리 아이도 잃어버렸고.”

재욱은 창백한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이거 다 그냥 꿈이지? 맞지?”

나는 재욱을 바라보았다.

나는 이 일을 다시 꺼내면 날 힘들게 할 줄 알았는데, 지금의 나는 아주 평온했다.

“아니야, 이거 다 꿈 아니야.”

재욱의 몸이 흔들렸다.

“어떻게...?”

재욱은 무엇인가 깨달은 듯이 말했다.

“그래서 그때 네가 갑자기 날 차갑게 대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어?”

재욱은 버림받은 강아지처럼 울면서 말했다.

“근데 지혜야, 그거 나 아니잖아.”

재욱은 쉰 목소리로 울먹였다.

“난 너 배신하지 않았어!”

“근데 그게 바로 너야.”

나는 힘들어하는 재욱을 바라보며 말했다.

“만약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넌 똑같은 결정을 하겠지.”

“난 그렇지 않아.”

“그건 네가 지금 내가 겪었던 고통을 겪어서야!”

난 재욱의 말을 끊어버렸다.

재욱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본인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었다.

꿈속의 재욱은 날 사랑하지만 자기 발로 걸어들어온 신선함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것은 재욱이 타고난 성질이다.

“가. 내 남편 곧 올 거야.”

나는 말을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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