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은 다음에야 후회하는 남편

내가 죽은 다음에야 후회하는 남편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4-12-23
โดย:   로이 연  จบบริบูรณ์
ภาษา: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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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언제 와요? 엄마가 침대에서 움직이질 않아요.” 아들은 조승연에게 전화하며 숨넘어갈 듯이 울고 있었다. “안 일어나면 흔들어서 깨워, 일도 안 하면서 매일 돼지처럼 잠만 자는 거야 뭐야.” “나 일해야 하니까 무슨 일 있으면 나 귀찮게 하지 말고 엄마한테 말해.” 비서와 사랑놀음 중이던 조승연에게 나를 상대해줄 시간 따위는 없었다. 제 할 말만 마치고 전화를 끊어버린 그는 아들이 전화할 때 내가 이미 죽었을 거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살아있을 때는 그렇게 매정하던 그는 내가 죽은 뒤에야 도리어 내 사진을 끌어안고 가지 말라고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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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심장에서 전해지던 고통이 점점 심해지자 나는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다.“엄마, 왜 그래요?”하지만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힘들어하는 나를 보고 걱정스레 묻는 아들의 모습에 나는 억지로라도 미소를 지어 보일 수밖에 없었다.나는 손을 뻗어 아이의 머리라도 쓰다듬어주려 했지만 몸이 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았고 뻗었던 손은 아들에게 닿지도 못한 채 아래로 떨구어졌다.그런 나를 본 아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엄마, 왜 그러는 거예요... 나 두고 가면 안 돼요, 죽으면 안 돼요 엄마...”아이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머리가 울려왔고 심장이 점점 옥죄어드는 것 같아 나는 간신히 목소리를 쥐어짜 내며 말했다.“아가... 얼른 아빠한테 전화해.”아직 세 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는 내 상태가 어떤 건지도 정확히 몰랐기에 나는 그를 통해 남편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띄엄띄엄 말하는 내 말을 용케 알아들은 세훈이는 눈물을 닦으며 거실로 나가더니 내 핸드폰을 들고 들어왔다.그리고는 그걸 내 얼굴에 들이밀며 잠금을 해제했다.의식이 점점 흐려져 가고 있던 나의 몸은 빈껍데기 안에 갇혀버린 것처럼 조금도 움직여지지 않았다.여기서 내가 믿을 거라고는 아들밖에 없었지만 아직 어린아이가 119에 신고하는 건 불가능했기에 나는 그저 그가 아빠에게만 연락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조승연의 번호를 긴급연락처로 설정해둔 덕분에 세훈이는 화면에 있는 바로 가기 버튼을 눌러 바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통했지만 받는 이가 없어 한동안 수신음만 들리다가 결국 여자의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뭔지도 몰랐던 세훈이는 반복해서 아빠를 찾아댔고 희망이 사라진 나의 눈앞도 서서히 어두워졌다.할아버지도 집안의 유전병인 심장병으로 돌아가셔서 어릴 때부터 건강검진을 할 때마다 심장을 유독 더 살피며 신경을 써왔건만 나는 결국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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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심장에서 전해지던 고통이 점점 심해지자 나는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다.“엄마, 왜 그래요?”하지만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힘들어하는 나를 보고 걱정스레 묻는 아들의 모습에 나는 억지로라도 미소를 지어 보일 수밖에 없었다.나는 손을 뻗어 아이의 머리라도 쓰다듬어주려 했지만 몸이 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았고 뻗었던 손은 아들에게 닿지도 못한 채 아래로 떨구어졌다.그런 나를 본 아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엄마, 왜 그러는 거예요... 나 두고 가면 안 돼요, 죽으면 안 돼요 엄마...”아이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머리가 울려왔고 심장이 점점 옥죄어드는 것 같아 나는 간신히 목소리를 쥐어짜 내며 말했다.“아가... 얼른 아빠한테 전화해.”아직 세 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는 내 상태가 어떤 건지도 정확히 몰랐기에 나는 그를 통해 남편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띄엄띄엄 말하는 내 말을 용케 알아들은 세훈이는 눈물을 닦으며 거실로 나가더니 내 핸드폰을 들고 들어왔다.그리고는 그걸 내 얼굴에 들이밀며 잠금을 해제했다.의식이 점점 흐려져 가고 있던 나의 몸은 빈껍데기 안에 갇혀버린 것처럼 조금도 움직여지지 않았다.여기서 내가 믿을 거라고는 아들밖에 없었지만 아직 어린아이가 119에 신고하는 건 불가능했기에 나는 그저 그가 아빠에게만 연락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조승연의 번호를 긴급연락처로 설정해둔 덕분에 세훈이는 화면에 있는 바로 가기 버튼을 눌러 바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통했지만 받는 이가 없어 한동안 수신음만 들리다가 결국 여자의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뭔지도 몰랐던 세훈이는 반복해서 아빠를 찾아댔고 희망이 사라진 나의 눈앞도 서서히 어두워졌다.할아버지도 집안의 유전병인 심장병으로 돌아가셔서 어릴 때부터 건강검진을 할 때마다 심장을 유독 더 살피며 신경을 써왔건만 나는 결국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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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침대에 누워있는 나 자신과 아빠와 통화가 될 때까지 바로 가기 버튼을 누르는 아이를 보았다.하지만 조승연은 거칠게 전화를 내려놓았고 계속 자신의 비서와 야릇한 분위기를 이어나가고 있었다.“오늘은 나랑 있어 준다고 했잖아요, 집에 있는 그 여자 생각은 좀 그만해요.”“오늘은 내가 당신 가질래요.”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낯뜨거운 소리에 나는 가여운 내 신세를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조승연과 결혼한 뒤 가정주부로 전락한 나는 매일 집안일과 육아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그는 내가 출근도 안 하고 집에서 호강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러니까 이렇게 죽어가는 아내를 두고 다른 여자랑 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고 있는 거겠지.“나는 한 번도 쉰 적이 없어. 나는 매일 일만 했다고. 그러다가 이렇게 죽게 생겼어.”나는 당장이라도 해명하고 싶었지만 내가 아무리 큰 소리로 말한다 해도 그의 귀에는 절대 들리지 않을 것이다.결국 조승연은 전화를 끊어버렸고 연결이 끊긴 핸드폰을 붙잡고 있던 세훈이는 내 팔을 자신의 몸에 가져다 대고 있었다.그러면 내가 자기 옆에 계속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건지 세 살 아이다운 순진무구한 행동에 나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아이가 아직 세 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죽어버려서 우리 세훈이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나한테 무관심하던 남편이 아이라고 잘 챙기기는 할지 걱정이 태산이었다.나는 눈을 감는 아이의 옆에 앉아 자장가를 불러주다가 아이의 호흡이 고르게 변할 때쯤 침대에 누운 내 옆으로 다가가 내 볼을 만져보았다.매일 집안일을 하느라 손도 많이 거칠어져 있었고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가득했다.나는 오늘에서야 조승연이 비서와 진작부터 붙어먹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오늘도 그는 다른 여자를 품느라고 나를 살릴 기회도 날려버린 것이다.나는 문득 내가 죽은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가 과연 눈물을 보일지가 궁금해졌다.단 한 방울이라도 좋은데, 과연 나를 위해 울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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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엄마, 눈 좀 떠봐요! 나 너무 무섭단 말이에요.”눈을 뜨고 캄캄해진 집안을 둘러보던 세훈이는 내 몸을 흔들며 나를 깨우려 했다.그 목소리에 나는 다급히 달려가 아이를 껴안으려 했지만 내 손은 아이의 몸을 관통하며 지나가 버려 그에게 닿을 수조차 없었다.“엄마, 나 어두운 거 무서워하는데... 불 켜줘요...”아무리 말해봐도 내가 움직이지 않자 아이는 침대에 주저앉아 큰 소리로 울어대기 시작했다.평소에는 자신이 이렇게 울면 내가 뭐든지 들어주니까 오늘도 그런 것 같은데 지금의 나는 아이가 목이 다 쉴 때까지 울어도 뭐 하나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별다른 수가 없게 된 세훈이는 결국 알아서 불을 켠 뒤, 나를 한 번 보더니 주방으로 들어가 먹을 만한 것들을 찾아보았다.하지만 아이가 어릴 때부터 치아가 안 좋아서 간식을 사두지 않았던 터라 주방에는 조금의 과일밖에 없었다.냉장고를 한참 뒤지던 세훈이는 결국 사과 하나는 씻어서 방안으로 들고 들어가더니 내 입가에 가져다 댔다.“엄마, 배고프죠? 내가 사과 씻어왔는데 얼른 먹어봐요!”하지만 내가 계속 아무 반응도 안 해주가 실망한 아이는 내 옆에 누운 채 다리 하나를 내 몸 위로 올렸다.“엄마, 힘들어서 그런 거죠? 내가 시끄럽게 안 굴 테니까 오늘은 푹 자고 내일 다시 나랑 놀아줘요.”말을 마치고 내 볼에 뽀뽀를 하며 손가락까지 거는 아이를 보자 나는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아가, 네가 귀찮아서 그런 게 아니고 엄마는 이제 다시는 너랑 못 놀아줘...”다시 잠에 든 세훈이는 다음 날 아침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온 집안에 울려 퍼질 때가 돼서야 눈을 떴다.깜짝 놀라서 내 품속을 파고들려던 아이는 내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떠올리고는 바로 달려나가 아빠를 찾았다.“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네 엄마는 시간이 몇 신데 아직도 자는 거야, 밥도 안 하고.”조승연은 들어오자마자 나를 욕하며 주방으로 들어가 우유를 꺼내 마셨다.“아빠, 엄마가 방에서 꼼짝을 안 해요. 나 너무 배고픈데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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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그런데 그때 그의 핸드폰이 울려왔다.“승연 씨, 나 배가 너무 아픈데... 나 좀 보러 와주면 안 돼요?”정말 아프기라도 한 듯 힘없어 보이는 목소리에 조승연은 바로 발걸음을 멈추고 밖으로 나갔다.하지만 조세훈이 그 앞을 막아서며 억지로라도 그를 끌고 안방으로 들어가 내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아빠, 엄마부터 봐요!”하지만 조승연은 그런 아이를 짜증 난다는 듯 밀치며 말했다.“아빠 회사에 일 있어서 가봐야 하니까 빨리 엄마 깨워서 밥해달라고 해.”말을 마친 그가 외투를 챙겨 나갈 때까지 나는 계속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가지 말고 들어가서 좀 봐! 걔는 배가 아픈 거뿐이겠지만 나는 이미 죽었다고!”하지만 제 애인 걱정에 눈이 멀어버린 조승연은 내 말도, 세훈이의 말도 듣지 않은 채 나가버렸고 문이 닫히는 굉음에 깜짝 놀란 아이는 울음을 터뜨려버렸다.그렇게 한참을 울던 아이는 방으로 돌아가 다시 나를 꽉 끌어안았다.아이를 안아주고 싶은 마음에 나도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태어나서부터 한시도 나랑 떨어져 본 적이 없는 아이라 많이 무서울 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다.내가 어떻게 세훈이를 살릴지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도 세훈이는 세상이 떠나가라 울어댔고 결국 참다못한 이웃이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아침부터 뭘 하길래 애가 이렇게 우는 거예요? 잠 좀 잡시다!”아침잠을 방해받은 이웃이 연신 문을 두드려대자 좋은 생각이 떠오른 나는 쪼그려 앉아 아이에게 말했다.아이가 저 문을 열고 이웃 아저씨를 안방으로만 데리고 가면 아이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게 되는 것이었다.“우리 용감한 아가, 얼른 가서 문 열어드리고 아저씨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자.”“아저씨만 들어오시면 너는 살 수 있어.”하지만 내가 아무리 응원을 해도 이웃의 문 두드리는 소리에 이미 놀라버린 세훈이는 입을 틀어막은 채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했다.“세훈아, 겁먹지 말고 용기를 내야지. 엄마 여기 있잖아.”내가 아무리 고개를 저어봐도 아이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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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내 응원이 드디어 닿은 건지 아이는 힘을 주어 문고리를 잡아당겼고 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열리자 계단을 올라가던 이웃은 자연스레 고개를 돌렸다.“아저씨, 죄송해요. 이제 안 울게요...”문이 열리고 보인 게 고개를 숙인 채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하며 잘못했다고 하는 아이의 모습이라 아저씨도 놀란 듯 멍하니 서 있다가 입을 열었다.“괜찮아, 앞으로는 조용히 놀아.”말을 마친 아저씨가 뒤도 안 돌아보고 위로 올라가 버리자 나는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숨 넘어갈 듯이 울어댔다.“그냥 가지 마시고 안에 좀 들어가 보세요!”다 왔는데, 방안으로만 들어가면 되는데 아저씨는 내 바람과 달리 그저 툴툴대며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부모가 얼마나 속 편한 사람이었으면 저렇게 어린 애를 혼자 집에 둬.”세훈이는 낯선 사람을 만나 놀란 것인지 아무 말도 못 한 채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그게 아니라 내가 죽었다고요!”“우리 아가 어떡해...”나는 울며 아이를 안아주려 했지만 이미 죽어버린 나는 아이와 말을 섞을 수도 없는 처지였다.결국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티비를 보기 시작했는데 배는 아까부터 꼬륵대고 있었다.그 소리를 듣고 있던 나는 집에 간식을 사두지 않은 자신을 원망하기 시작했다.세훈이는 결국 못 참겠는지 작은 의자를 꺼내오더니 냉장고를 뒤져 계란을 찾아내었다.계란을 손에 꼭 쥔 채 한참을 고민하던 세훈이는 방안으로 달려가 그걸 내 손에 쥐여주고는 제 입을 가리키며 말했다.“계란! 엄마, 나 너무 배고픈데, 계란 먹고 싶어요.”내가 여전히 누워있기만 하자 한참 동안 내 몸을 흔들던 세훈이는 결국 계란을 들고 다시 주방으로 돌아갔다.그리고는 평소에 요리하던 내 모습을 본따 불을 켜고 계란을 프라이팬에 올린 채 숟가락으로 애써 저어댔지만 기름을 두르지 않았던 터라 계란이 터져버려 얼굴에 작은 화상까지 입게 되었다.그에 깜짝 놀란 아이는 다급하게 방안으로 달려가 내 품속을 파고들었다.“세훈아, 안돼! 불 꺼야지!”이대로 계속 두면 가스가 새어나갈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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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주방으로 달려 들어가 보니 프라이팬에 올려진 계란은 이미 다 타버려 검은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방안에도 연기가 점점 차오르고 있었다.그 광경에 나는 조급했지만 나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점점 절망해가고 있었다.내가 죽어서 아이를 지키지 못한 탓에 아이도 나와 함께 죽게 되는 걸까.내가 가슴 졸이고 있던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조승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오자마자 주방에서 피어나는 연기를 본 그는 나를 욕하며 미간을 찌푸렸다.“한청아, 너 도대체 뭐 하는 거야? 연기 나는 거 안 보여?”빠르게 불을 끈 그가 후드를 키자 안에서 인기척을 들은 세훈이가 달려나가 조승연의 품에 안기며 울음을 터뜨렸다.“엄마는? 너 혼자 집에 두고 시장 간 거야?”“진짜 점점 막 나가네.”화가 난 조승연은 바로 핸드폰을 꺼내 나에게 60초나 되는 음성메시지를 연달아 보냈다.하지만 그러고도 화가 풀리지 않았던 그는 곧바로 영상통화를 걸었는데 아이가 하도 갖고 논 탓에 이미 배터리가 다 한 내 핸드폰은 진작에 꺼져있었다.“핸드폰을 꺼 놓은 거야? 지금 시위하는 거야 뭐야!”“집에서 잘 먹고 잘 쉬면서 밖에서 힘들게 일하고 들어온 남편 좀 배려해주면 어디가 덧나?!”핸드폰이 꺼져있다는 안내 멘트를 들은 조승연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전화를 끊었다.“승연 씨, 왜 그래요? 청아 씨 집에 없어요?”“어머, 설마 애 혼자 놔두고 나가 버린 거예요? 어쩜 그렇게 조심성이 없어요.”진유라가 가방에서 과자 두 개를 꺼내주자 한동안 굶었던 세훈이는 봉지까지 먹어치울 정도로 급하게 과자들을 삼켜버렸다.“애가 엄청 배고팠나 봐요, 엄마라는 사람이 뭐 하는 짓이래요?”진유라는 아이가 불쌍한지 세훈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우리 세훈이한테 밥도 안 주는 엄마는 나쁜 엄마니까 아줌마랑 같이 가자. 세훈이 좋아하는 패스트푸드 사줄게.”진유라는 일부러 세훈이를 안으며 다정하게 말했다.예전 같았으면 절대 진유라의 품에는 안기지 않았을 세훈이었지만 오늘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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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아이를 데리고 호텔레스토랑으로 간 진유라는 바로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잔뜩 시켰다.“세훈아, 아줌마가 새우 까줄게.”진유라는 온화한 척하며 조승연에게 잘 보이려 애쓰고 있었지만 배가 너무 고팠던 세훈이는 그걸 발견하지 못하고 새우는 주는 족족 받아먹었다.세훈이가 어느 정도 배를 채우자 진유라는 핸드폰을 꺼내 애니메이션을 틀어주고는 술 한잔을 입에 머금은 채 조승연에게로 다가갔다.입에 술을 머금은 진유라를 보고 문득 아이를 떠올린 조승연이 그녀를 밀어내려 했지만 진유라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으며 손으로 핸드폰에 빨려 들어갈 듯 애니에 집중하고 있는 세훈이를 가리켰다.그걸 본 조승연이 바로 진유라의 가슴을 만지며 그녀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검붉은 와인이 둘의 입가를 타고 흘러내리는 그 광경에 깜짝 놀란 나는 입을 틀어막아 버렸다.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아이 앞에서 이러는 게 나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아빠로서의 그의 체면만은 지켜주기 위해 소리쳤다.“안돼! 세훈이가 보고 있으니까 제발 그만해!”하지만 키스를 하느라 귀를 막아버린 그들은 세훈이가 일어서서 자신들을 보고 있는 걸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아빠와 아줌마가 뭘 하는지 몰라 눈을 크게 뜨던 아이는 자신에게 눈길을 주는 이가 없자 다시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들여다봤다.밥을 다 먹은 조승연은 진유라와 함께 세훈이를 집에 데려다주었다.“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아직도 집에 안 들어온 거야?”여전히 캄캄한 집에 나를 씹어대며 방안으로 향하던 조승연은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보더니 세훈이를 내 옆에 세워두고 말했다.“애 데려왔으니까 잘 좀 보고 있어.”“난 회사에 일 있어서 지금 나가봐야 해.”진유라와의 잠자리가 급했던 조승연은 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제 할 말만 했다.그는 말을 마치고 나를 흔들어보았지만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냥 아이를 데리고 나간 일로 화났겠거니 하며 말을 이었다.“아무튼 난 애 데려왔으니까 이만 간다.”세훈이에게 일찍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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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이튿날 아침, 눈을 뜬 아이는 아직도 누워있는 나를 보고 말했다.“엄마는 왜 아직도 자는 거예요? 놀아달라고 하고 싶었는데...”나를 몇 번 흔들어보던 아이는 금세 포기하고 티비를 틀어 애니메이션을 보기 시작했다.죽은 지 삼 일째 되는 날이라 내 몸에서는 이때부터 썩은 내가 약간씩 나기 시작했다.점심에 집으로 돌아온 조승연은 티비 앞에 있는 아들을 보더니 화를 내며 전원을 뽑아버렸다.“조세훈, 너 어릴 때부터 계속 티비 보면 나중에 눈멀어.”“엄마는 왜 너랑 안 놀아주는 거야? 날씨도 좋은데 같이 나가서 좀 돌아다니지.”그때 이상한 냄새를 맡아낸 조승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한청아 진짜 너무하네. 애도 안 보고 집 정리도 안 하고... 결혼을 해봤자 어차피 다 내가 하고 있잖아!”욕설을 퍼부으며 안방 문을 열던 조승연은 안에서 나는 악취에 코를 막으며 소리쳤다.“아 한청아 진짜! 안방은 왜 또 이렇게 악취가 진동을 하는 거야!”나는 그의 목에 손을 올린 채 손부채질을 하며 바로 문을 닫아버린 조승연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어젯밤부터 저 자세로 누워만 있었는데 조금의 관심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무슨 상황인지 들어가 보는 게 정상 아닌가?“내가 미쳤지, 너 같은 거랑 결혼을 다 하고.”내가 자기를 노려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조승연은 문에다 대고 욕을 하고 있었다.“나랑 살기 싫으면 이딴 식으로 시위하지 말고 그냥 이혼해! 애는 나랑 유라가 같이 키울 거니까 걱정 말고.”“아직 젊으니까 이혼하고 너도 새로운 사람 찾아봐.”“아무튼 애는 못 줘.”그의 말을 들으며 웃던 나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흐르고 있었다.“이혼? 사람도 다 죽은 마당에 무슨 이혼이야!”“조승연, 내가 아무리 귀신이 됐어도 절대 너 잘사는 꼴은 못 봐.”방안에서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자 조승연은 거실로 가 세훈이를 보며 말했다.“세훈아, 아빠랑 아줌마랑 같이 살자. 네 방에 미니카도 잔뜩 넣어줄게.”“싫어요, 나는 엄마랑 살 거예요!”조승연은 새집에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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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제 볼을 감싸 쥐고 있던 아이는 내 손을 자신의 볼 위로 올렸다.“엄마, 나 아파요. 빨리 호 해줘요.”세훈이는 냄새를 맡지 못하는 사람처럼 나를 꼭 끌어안았다.한편 새집으로 돌아간 조승연은 진유라한테 세훈이가 자신과 함께 살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러자 진유라가 조승연의 손을 자신의 배에 올리며 말했다.“동생이 생기면 우리 세훈이도 말 잘 듣겠죠.”“승연 씨, 나 당신 아이 가졌어요.”진유라가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이자 조승연도 그녀를 안고 볼에 입을 맞추더니 신나서 물었다.“병원은 가봤어? 남자야 여자야?”“한 달밖에 안돼서 그건 아직 몰라요.”“그래그래.”진유라가 고개를 젓든 말든 아이가 생겼다는 사실에 흥분한 조승연은 집안을 돌아다니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그리고 진유라와 함께 있어 주기 위해 곧바로 일도 비서에게 다 떠넘겨 버렸다.한편 여전히 배고파서 힘들어하고 있던 세훈이는 며칠 동안 내가 한 자세로만 누워있는 걸 보고 무언가를 눈치채기라도 했는지 눈에 눈물을 가득 매단 채 물어왔다.“엄마, 아빠도 나 버리고 나갔는데 설마 엄마도 나 버릴 건 아니죠?”“나 말 잘 듣고 투정도 안 부릴 테니까 나 안 버리면 안 돼요?”며칠 동안 물을 못 마친 아이의 목소리는 진작에 갈라져 있었고 마음고생은 또 얼마나 심했는지 눈도 잔뜩 충혈돼있었다.“엄마가 왜 널 버리겠어, 아가. 너는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야.”나는 아이의 말을 듣고 목놓아 외치며 그 옆에 자리 잡고 앉았다.그렇게라도 세훈이 옆에 있어 주고 싶어서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지만 가만히 아이를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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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이틀이 지나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는 조승연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배가 고파진 아이는 주방으로 들어가 다 타버린 계란을 가져오더니 그걸 그대로 집어삼켰다.“엄마, 이거 너무 써요.”계란을 먹으며 나를 보던 아이는 내가 아무 말도 못 한다는 걸 안 건지 스스로 제 볼을 매만지며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세훈아, 이러다가는 너까지 죽겠어. 경찰 아저씨라도 찾아가 얼른.”나는 그런 아이를 보며 더욱더 초조하게 집을 돌아다니며 세훈이를 살릴 방도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계란을 다 먹은 세훈이는 이미 다 울어버려서 눈물샘이 말라버린 건지 울지도 않고 내 옆에 가만히 누워있었다.“엄마는 왜 내 말에 대답을 안 해요? 몰래 티비도 안 볼 건데 대답 좀 해주면 안 돼요? 나 너무 힘들어요...”잠에 빠져들듯 눈을 천천히 감던 아이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더니 아이가 육체에서 빠져나오는 게 내 눈에 보였다.“엄마! 한참 찾았잖아요!”나를 본 아이가 품을 향해 달려오자 나는 한달음에 아들을 안아주었다.세훈이는 그동안 많이 서러웠는지 작은 솜 주먹으로 나를 콩콩 때리며 울어 젖혔다.“미안해 아가, 다 엄마 탓이야. 내가 널 잘 지켰어야 했는데... 그만 울자, 엄마 이제 아무 데도 안 가.”나는 무게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 아이를 안아 들었다.한참이나 울고 난 아이는 갑자기 침대 위에 누워있는 자기 자신을 보며 의아한 듯 물어왔다.“세훈아, 우린 이미 죽었어. 그러니까 이제 가야 해.”나는 세훈이의 손을 잡고 여기를 벗어나려 했지만 주위의 벽들이 우리를 막고 있는 게 느껴졌다.마치 절대로 이 집을 벗어날 수 없다는 듯이 강한 힘이 우리를 막아서자 나는 다시 의아해졌다.나는 마음의 짐을 다 덜어냈는데 왜 아직도 못 가는 거지? 설마 세훈이한테 남은 한이라도 있는 건가?한동안 조용하던 세훈이는 침대에 누워있는 나와 공중에 떠 있는 나를 번갈아 보더니 방방 뛰며 말했다.“와, 나 이제 엄마가 둘이나 있어요!”나는 아직 죽음이라는 개념을 모르는 아이를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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