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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강한서는 입술을 깨물더니 외투를 유현진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당신이 이걸 걸치면 갈게."

유현진은 눈가가 바르르 떨렸다. 강한서는 봉건 시대에서 건너왔나? 등이 좀 파인 걸 가지고 이토록 집착한다고? 다른 사람들이 여자의 등을 난생처음 보는 것 마냥 왜 이렇게 오버냐고?

유현진은 외투를 건네받아 어깨에 걸치고는 짜증이 섞인 어투로 말했다.

"이제 됐어?"

강한서는 그제야 시름이 놓인 듯한 표정을 지었다.

"금방 갔다 올게."

그러고는 자리를 떴다.

물론 가기 전에 신미정에게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

신미정은 화나서 낯빛이 푸르뎅뎅해졌다.

강한서는 민경하 앞으로 다가가서 민경하가 들고 있던 외투를 입고는 단추를 채우면서 당부했다.

"현진이가 괴롭힘 당하지 않게 여기서 지켜보고 있어요."

강한서가 떠나자 신미정의 눈빛은 바로 냉랭해졌다. 그는 유현진을 흘겨보면서 말했다.

"한서가 네 주변을 맴돌게 하는 것 보니 수단이 만만치가 않구나."

유현진은 입꼬리를 올렸다.

"칭찬 고마워요."

신미정은 굳은 표정으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유현진, 너무 기뻐하지마. 한서가 너랑 이혼하는 순간, 네가 다시 강씨 집안에 발 들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거야. 네가 현재 태생도 불분명한 데다가 아이를 못 낳는 것만으로도 굳이 내가 말리지 않더라도 어머님이 너를 한서랑 다시 재혼시키지는 않을 거야."

유현진은 가슴이 철렁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담담하게 신미정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재혼에 대해 관심이 없거니와, 관심이 있다 하더라도 재혼하기 전에 한서 씨더러 우선 당신을 강씨 집안에서 쫓아내게 해야죠."

신미정은 홧김에 웃었다.

"나를 위협하는 거야?"

유현진은 눈을 치켜들면서 말했다.

"위협이 아니라 경고예요."

신미정이 지금 믿을 수 있는 건 강씨 집안 사모님이라는 신분밖에 없었다.

남편도 없고, 한성에서 직분도 없기에 강씨 집안에서 쫓아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예전에는 그래도 강한서의 어머니라는 신분 때문에 최대한 존중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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