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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강한서는 밤샘을 밥 먹듯이 하다가 두통을 앓게 된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결혼하고 나서는 유현진이 밤샘이라면 질색했던 터라 강한서도 밤샘을 거의 안 했고, 그러면서 두통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현기도사에 대해 정인월이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유현진은 그의 신앙을 존중해야 했다. 그래서 한참 후에야 한마디 했다.

"할머니, 그건 저랑 상관없어요. 한서 씨가 워낙에 체질이 좋아서죠."

"당연히 네 공로도 있어. 가서 한번 해보려무나."

애가 타는 유현진은 계속해서 다른 핑계를 댈 수밖에 없었다.

"할머니, 저 진짜 안 돼요. 저같이 덤벙대는 성격에 저렇게 비싼 팔찌는 어울리지 않아요."

정인월은 유현진의 생각을 알아챈 것 같아 계속해서 설득했다.

"얘 좀 봐. 혹시 당첨되면 한서가 사주기 아까워할까 봐 그러냐? 그런 건 걱정하지도 말아. 네가 만약 당첨되면 이 할미가 너한테 선물할 테니. 혹시 당첨되지 않더라도 여기에서 네가 좋아하는 거 있으면 할머니가 사줄게. 그냥 재미 삼아 해보는 거지."

유현진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갔다. 그는 지금 당첨되지 않을까 봐 두려운 것이 아니라 당첨될까 봐 두려운 것인데.

정인월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유현진은 현장에 있는 모든 여인의 부러움을 샀다. 강민서도 질투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여태 할머니는 강민서에서 이렇게 비싼 액세서리를 사준 적이 없었다. 일개 벼락부자 집안 딸을 할머니는 어째서 자신보다 더 잘 대해주는지 알 수가 없었다.

강민서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할머니, 저 팔찌는 저도 갖고 싶어요. 새언니가 싫다고 하는데, 제가 뽑으면 안 돼요?"

정인월은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어린 게 뭘 한다고 그러느냐. 아직 졸업도 안 했으면서. 나중에 네가 결혼하면 그때 가서 보자."

강민서가 포기하지 않고 말을 덧붙이려 하자 신민정이 입을 열었다.

“현진아, 가서 해봐. 만약 그 인연이 너라면 그 또한 우리 한씨 집안의 복이 아니겠니. 그럼, 팔찌는 당연히 이 시어머니가 선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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